필자의 학창 시절, 수업시간마다 빠지지 않던 내용이 있었다. 자원 빈곤국인 한국은 무역이 살 길이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은 무역에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이라면 10년을 넘게 들어온 이 내용을 최근 필자는 체감하고 있다. 모바일 환경의 발달과 더불어 모바일 게임 산업의 성장이 새로운 바다와 무역풍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은 새로운 바다, 유통되는 콘텐츠는 무역풍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이 모바일 기기의 발달로 손 안에 쥐어지며 전환기를 맞이했고, 모바일 콘텐츠가 정보화의 파도를 타고 각광 받고 있음이 이를 입증한다. 불과 몇 해 전, 단순한 아이디어로 가능했던 항해는 이제 더욱 진보된 기술과 시야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얼마 전까지 인터넷 시대의 총아로 불린 PC와 손 안의 PC로 부각되고 있는 모바일 기기의 전용 콘텐츠의 차이점이 주된 원인이다. 또한 모바일 기기의 다변화와 수요 확대, 개발사들의 콘텐츠 공급이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선순환 구조는 모바일 오션이라는 특별한 명칭이 제격이라는 생각이다. 모바일 관련 소프트웨어의 활성화를 이끌며 오픈마켓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고 있는 것도 개발사 모두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에 지난 10년간 모바일 게임을 개발, 서비스해 온 게임빌이 체험하고 있는 두 가지 항해술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독자적인 공급, 수요의 생태계가 구축된 이상 모바일 기기에 꼭 맞는 게임과 애플리케이션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모바일이라는 장점과 모바일 기기의 특성을 확실히 반영했을 때 비로소 수준 높은 모바일 게임이 탄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휴대전화에 적합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액정의 크기, 간편한 조작 방식, 지하철 한 정거장을 남겨 두고도 짧게 짧게 플레이할 수 있는 환경 등 모바일 기기만의 환경에 노하우를 담아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기술과 콘텐츠에 대한 체계적인 노하우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 오픈마켓의 초창기만 하더라도 1인 개발자들의 새로운 도전무대로 조명됐지만 현재 게임 순위의 상위에는 전문 모바일 게임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게임을 기획하기 전 단계부터 유저들에 대한 분석이 필요함은 물론 기획 단계, 개발 단계에도 전문화한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을 때 효율적인 제작을 할 수 있고, 서비스 후에도 적극적인 관리와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PC 버튼 한 번으로 시작되는 인터넷이라는 기회의 바다가 이번에는 모바일 버튼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또 기존의 단순했던 모바일 게임 산업의 범위는 스마트폰을 넘어 MP3 플레이어, 태블릿 PC 등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빠르고 편리한 항해이자 신천지로 가는 지름길임에는 분명하다. 진취적인 각오와 함께 시장을 개척할 항해법에 대한 고민이 끊임없이 병행돼야 한다. 급변하는 IT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회사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