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신
앤드루 길패트릭 지음/ 안진환·김기준 옮김/ 윌북/ 2만8000원
그 어느 때보다 투자에 관심이 뜨거운 요즘, 많은 이가 어지러운 주식시장에서 일희일비하며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 투자 종목이나 투자법을 알려준다는 사람은 많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옥석을 가려내는 안목과 바위처럼 단단한 투자 마인드다. 책은 전 세계 수많은 투자 대가 중에서도 ‘투자의 신’이라고 불리는 워런 버핏의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버핏은 50년 넘게 연평균 2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하며 100조원(약 1000억달러)을 모은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명이다. 오일 쇼크, 블랙 먼데이, 9·11테러, 리먼브러더스 사태 등 거의 모든 금융 위기를 극복하며 투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은 인물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이 버핏에 대해 알아야 할 이유다.
버핏이 위대한 진짜 이유는 단지 돈을 많이 벌었기 때문이 아니다. 버핏은 2006년 자신이 보유한 재산의 99% 기부를 약속했고, 그 약속을 실제로 지켜오고 있다. 또한 버핏은 자신의 세율이 비서보다 낮다며 부자가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속세 폐지와 부의 세습도 반대해왔다. 버핏은 2021년 세계에서 6번째로 ‘1000억달러 클럽’에 입성했지만, 그의 일상은 아주 검소하다. 버핏은 1958년에 구매한 3만1000달러짜리 집에서 60년 넘게 살고 있다. 거의 30년째 10만달러 연봉을 받으며 스톡옵션이나 보너스는 따로 없다.
지난 2008년 출간돼 국내에 버핏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워런 버핏 평전>의 합본 개정판이다. 워런 버핏의 인생을 꼼꼼하고 세밀하게 추적한 버핏 바이블이면서 버핏의 투자 원칙과 투자 여정을 조망했다. 두 권으로 분리됐던 책을 한 권으로 합치면서 일부 내용은 덜어내고 최신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수많은 버핏 관련 책의 저자들이 한목소리로 꼽는 버핏에 관한 가장 세밀하고도 객관적인 기록이다. 저자는 신문기자, 주식중개인 등으로 활동하면서 오랫동안 버핏을 연구해왔다.
1부에서는 버핏이라는 사람에게 집중한다. 신문 배달 소년이 투자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기까지 그의 인생을 연대순으로 살핀다. 그의 명언들과 벤저민 그레이엄을 비롯해 그에게 영향을 미친 사람들에 대해서도 촘촘하게 다룬다. 돈을 많이 벌었음에도 중고차를 몰고 셀프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며, 점심으로는 햄버거와 콜라를 즐겨 먹는 검소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2부에서는 버핏의 투자 이력을 본격적으로 살펴본다. 대차대조표를 분석하고 경영성과를 담은 연례보고서를 정독하며 경영진을 만나 도덕성과 비전을 확인하는 등 버핏이 지켜온 투자 원칙은 무엇이며 실제로 어떻게 투자해왔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버핏의 투자과정을 설명하면서 세상 사람들은 버핏을 보며 놀랄 만한 혜안을 지닌 신적인 존재처럼 생각하지만, 실상은 기본적인 일의 순서에 따라 이성적으로 사고한 결과임을 피력한다.
워커사우루스
로버트 브루스 쇼 지음/ 이경남 옮김/ RHK/ 1만6500원
경영전략 컨설턴트이자 예일대학교 조직행동학 박사 학위를 받은 로버트 브루스 쇼는 애플·아마존·테슬라·우버·에어비앤비·넷플릭스 등 첨단 기업들을 오랫동안 연구하면서, 이 기업들의 리더에게 공통적으로 ‘강박적 집착’이라는 성격적 기질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특별한 사명감을 갖고 일에 삶을 통째로 바치는 워커사우루스였다.
저자는 이런 강박적 집착이 대담한 사업을 벌이는 데 필요한 비상한 집중력이고 지칠 줄 모르는 추진력이라고 설명하며, 비범한 성과를 이루어내려면 이 두 가지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 트래비스 캘러닉과 이 리더들의 성격을 그대로 닮은 기업들이 각각 무엇에 집착했는지, 그 결과 어떤 성취와 위기를 겪었는지 이야기한다. 또 강박적 집착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치명적인 단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인과 조직 차원에서 이를 관리하는 방법을 조언한다.
위대한 도약
하워드 유 지음/ 윤태경 옮김/ 가나출판사/ 2만원
격변의 시대에 기업이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는 매우 어려운 과제다. 산업을 개척한 선구적 기업들이 새로운 경쟁자에게 밀리고, 이들은 또 다른 물결에 쓸려 몰락한다. 우리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하드디스크, 자동차, 휴대전화 등 다양한 산업의 후발주자들이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목도해 왔다.
하지만 노바티스, P&G, 존 디어처럼 새로운 조류에 올라타 선도기업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더욱 번성한 기업들이 존재한다. 저자는 책에서 이들의 특징을 파헤치며 기업이 오래 번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도약(leap)’을 꼽는다. 이는 한 지식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뛰어넘어 발전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기존의 경험과 축적된 지식에 새로운 지식을 더해 레버리지 효과를 발휘하는 방식이다.
후발주자에게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여러 산업의 역사를 통해 보여주고, 지식생산 필터 모형을 이용해 도약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알려준다.
컴피티션 시프트
램 차란·게리 윌리건 지음/ 이은경 옮김/ 비전코리아/ 1만7500원
‘현존하는 최고의 경영 컨설턴트’라 불리는 램 차란과 그의 파트너인 게리 윌리건이 디지털 거대기업들을 관찰하여 이들의 성공 비결과 디지털 시대에 기업이 갖추어야 할 경쟁우위를 밝힌다.
코로나19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기업들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전통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를 재빨리 인식하고 방향키를 바꿔 꾸준한 혁신을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
저자들은 새로운 시대의 경쟁우위를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 목표에 도달하고, 주주들에게 가치를 창출해주는 능력’이라고 설명한다. 계속해서 달라지는 소비자의 기대치에 주목하고, 수익 모델의 기반이 되는 기술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성공적인 조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소수의 신생 업체들이 어떻게 경쟁질서의 판도를 바꾸어 거대기업으로 변모했는지 살피고 경쟁력을 갖기 위한 규칙들을 실제 기업들의 활용 사례와 함께 보여준다.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대규모 금융 완화가 이루어지면서 거품이 생겼다. 버블은 언제나 ‘버블 애프터 버블’로, 붕괴되고 나면 그로부터 회복하기 위한 정책으로 인한 버블의 생성을 반복해 왔는데, 현재 우리는 버블의 최종 국면에 다다랐다고 말한다.
저자는 인류 사상 최대의 재정과 정책이 투입된 탓에 버블을 다시 만들어낼 자원이 고갈되어 순환의 끝이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 세계의 중앙은행이 있는 대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을 금세 회복했지만, 그 ‘뒤’가 없는 막다른 길에 온 것이다.
책에서는 코로나 이후 세계 경제의 흐름을 전망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정부와 개인이 해야 할 일들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