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지능의 시대, 바로 ‘인공지능(AI) 시대’다. 이제 인간은 전혀 가보지 못했던 길을 가야만 한다. 눈앞에 뻔히 보이지만 결코 보이지 않는 적을 앞에 두고 승자가 될 것인가, 패자가 될 것인가.
2019년 ‘포노 사피엔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전복당한 세상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견한 최재붕 성균관대 부총장은 신간 ‘AI 사피엔스’에서 ‘포노 사피엔스’가 AI와 함께 천지개벽과 같은 ‘신(新)문명’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포착했다. 변화는 젊은 세대부터 시작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해 11월 경북 영주에서 고교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에서 챗GPT를 써본 적 있는지 물었다. 90%가 넘는 학생이 손을 들었다. 같은 시기 성균관대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98%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으면서 챗GPT를 활용해봤다고 답했다. 그러나 기성세대로 갈수록 AI를 접해봤다는 응답은 줄었다. AI가 불러올 양극화의 미래다. AI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저자는 AI가 어떻게 일상에 변화를 불러오면서 각 산업의 구조까지 바꿔가고 있는지를 소개한다. 마케팅, 유통부터 자동차, 전자, 건설, 법률, 행정, 콘텐츠까지 AI가 바꿔갈 미래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AI를 통한 변화 속도는 매우 빠르다. 그만큼 제대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스마트폰 탄생 이후 (…) 많은 부작용을 그렇게 비판했지만 결국은 스마트폰 기반의 문명이 새로운 인류의 표준으로 정착하고 말았다”며 “AI도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더 빠르고 더 충격적일 것이다”라고 말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법정보학센터 연구교수이자 AI 전문가인 제리 카플란은 신간 ‘생성형 AI는 어떤 미래를 만드는가’에서 생성형 AI로 인한 자동화가 일자리에 미칠 영향도 이와 같으리라 내다본다. 역사를 살펴보면 기술이 발달해도 일자리의 대량학살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책 ‘생성형 AI는 어떤 미래를 만드는가’는 노동시장의 변화 속도가 점진적이라면 AI가 발달해도 새 일자리가 생겨나기에 대량 실직 사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물론 생성형 AI가 모든 직업에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저자는 “목표가 명확하고 객관적으로 잘 정의된 업무를 하고 있다면 여러분의 일자리는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게다가 변화가 점진적이라면 노동시장이 적응할 수 있지만 급격하게 일어나면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 책은 일자리를 포함해 생성형 AI로 인한 변화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 생성형 AI의 발전과정을 짚으면서 대규모 언어모델(LLM)이 무엇인지 설명하고, 여기에 쓰이는 트랜스포머라는 특수신경망과 임베딩의 개념을 알려준다. 생성형 AI가 의료, 법률, 교육, 소프트웨어 기술, 음악 등 창의적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훑는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고 애쓰지 않는 게 그냥 제 목표예요.”
“사람들에게 음악이 가장 필요한 순간은 사랑에 빠지거나 사랑에서 빠져나올 때죠.”
세계적인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말이다. 그녀는 그래미 어워드 최초로 올해의 앨범상 네 차례 수상, 빌보드차트 1위부터 14위까지 자신의 앨범 수록곡으로 채운 최초의 뮤지션, ‘타임’지 선정 2023년 올해의 인물, 공연 투어 역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 이상 수익 달성 등 팝 역사를 새로 써가는 싱어송라이터다. 스위프트와 관련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 책은 그가 2006년 17살 나이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각종 매체 인터뷰와 시상식 등에서 한 말을 모아 간추린 것이다. 스위프트가 아티스트로서 성장하는 과정뿐 아니라 여러 논란과 어려움을 딛고 자신만의 서사를 구축해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고양이를 끔찍이 아끼고, 친구들과의 우정을 소중히 여기며,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해로운 논란도 정면 돌파하는 등 인간적인 진면목도 엿볼 수 있다.
‘이더리움 억만장자들’은 가상화폐 분야 기자로 활동한 로라 신 전 포브스 편집장이 3년간 약 200명을 인터뷰한 끝에 작성한 ‘이더리움 분석 리포트’다. 이더리움은 세상에 나온 이후 10년 동안 가상화폐 시가총액 2위 자리에 머물렀다. 하지만 저자는 이더리움의 가치를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반박한다. 이더리움 이전 가상화폐는 통화 기능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이더리움과 스마트 컨트랙트 출현으로 블록체인 생태계가 확장돼 ‘탈중앙화’가 본격화됐다. 저자는 또 이더리움을 둘러싼 ‘숨겨진 이야기’를 들춰낸다. 이더리움을 공동 설립한 부테린과 미하이 앨리시, 앤서니 디 이오리오, 개빈 우드, 제프리 윌크, 찰스 호스킨슨, 조 루빈, 아미르 체트리트 등 8명을 비롯해 성공 신화를 쓴 50여 명의 인물을 소개한다.
신간 ‘1% 부자의 대화법’은 일본에서 납세액 1위를 차지하며 명성을 떨쳤던 사이토 히토리가 ‘부자는 어떻게 말하는가’를 자문하며 쓴 책이다. 지난해 한국 출판시장을 뒤흔들었던 ‘세이노의 가르침’의 일본판이라 할 만한 책이다. 저자는 말한다. 대화는 팔씨름과도 같다고. 왜 그런가. 팔씨름은 손을 맞잡는 순간, 즉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승부가 판가름나는 경기다. 하여 선수들은 알고 있다. 종(鐘)이 울림과 동시에 손에 전달되는 힘만으로 상대 실력과 이 경기의 끝이 예견된다는 것을. 부자들의 대화법은 언어의 팔씨름과 같은 것이다. 한 두 마디에 승패는 갈리고, 그건 개개인 부의 미래를 단번에 결정한다.
매번 기상천외한 이야기로 독자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소설이 출간됐다. 소설은 개인의 뛰어난 역량이 인류 진보의 원동력이라고 여기는 모니카와, 함께 뭉친 집단의 힘이 역사를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니콜 두 여성이 국제 정치 무대에서 격돌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모니카와 니콜은 체스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공통점 외에는 모든 면에서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모니카는 민주주의 진영인 서구권 정보기관 영국 MI5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에서 활동하게 된다. 반대로 니콜은 집단 성향이 강한 아일랜드공화국군(IRA)과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에 들어가 스파이로 활동하며 강력한 개인에게 핍박당하는 군중을 해방시키고자 한다. 역사의 뒤편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두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예측하기 불가능한 행동으로 매력을 드러낸다.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