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릭(LYRIQ)’은 캐딜락의 새로운 전기차다. 그냥 새로운 게 아니라 어쩌면 리릭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전혀 다른 디자인과 성능으로 무장했다. 무엇보다 운전이 편하다. 캐딜락의 이전 모델이 불편했다는 말이 아니라 준대형급 SUV임에도 스티어링휠의 움직임이나 시야 확보, 민첩성까지 뭐하나 흠잡을 데 없이 차고 넘쳤다. 굳이 단점을 찾자면 헤드업 디스플레이(HUD)가 없다는 정도…. 리릭에 올라 도심과 고속도로 약 400여㎞를 시승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를 때마다 오가는 이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올 5월에 국내시장에 론칭한 리릭은 북미 시장에서 3분기 연속 럭셔리 전기차 단일 모델 판매 1위를 기록한 베스트셀링카다. 최근엔 ‘2025 독일 올해의 차’ 럭셔리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의 시작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Ultium)’에 기인한다. 그러니까 리릭은 얼티엄 플랫폼이 적용된 첫 모델이자 캐딜락의 첫 순수전기차다.
그 간의 모델과는 외모부터 확 달라졌는데, 크롬 그릴 대신 적용한 블랙 크리스탈 쉴드가 전면부에 자리하며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완성했다. 무엇보다 키(Key)를 지닌 운전자가 주변에 접근하면 자동으로 잠금이 해제되며 캐딜락 로고와 블랙 크리스탈 쉴드, 수직형 헤드램프로 빛이 이동하는데, 일부러 재차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접근할 만큼 웰컴 라이트 효과가 탁월했다.
후면부는 리어 윈드쉴드 아래에서 시작해 C필러를 따라 지붕까지 이어지는 리어램프와 하단부로 이어지는 직선형 리어램프가 연동되는데, 이 또한 독특한 디자인이 싫지 않다. 실내는 꽤 고급스럽게 마감됐다.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하나로 통합된 33인치 커브드 어드밴스드 LED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알루미늄과 원목, 나파 가죽이 이어지는데,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보이지 않는다. 휴대전화와 연동해 사용하는 카플레이 외에 자체 내비게이션이 없는 게 살짝 불편하기도 한데, 일단 연결된 후에는 그런 게 없었나 싶을 만큼 신경 쓰이지 않는다.
사륜구동 기능이 기본 탑재된 리릭은 차체 앞·뒤로 장착된 두 개의 모터에서 최대출력 500마력, 62.2㎏·m의 힘이 생성된다. 102kWh의 대용량 배터리 팩을 탑재해 1회 충전 시 465㎞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실제 완충 후 클러스터에는 주행가능거리가 512㎞로 표기됐다. DC고속충전을 지원해 10분간 충전 후 약 120㎞를 주행할 수 있다는데, 실제 포항 시내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고속충전기를 사용해 보니 25분 충전에 45%가 충전됐다. 업계 최초로 적용됐다는 ‘가변형 리젠 온 디맨드’ 기능도 장점 중 하나. 스티어링 휠 뒤, 왼손 부분에 장착된 패들 스위치로 감속과 정차가 가능해 장거리 운전에 꽤 유용했다. 가격은 1억696만원. 스포츠 단일 트림으로 출시됐다.
[안재형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71호 (2024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