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에 출시된 ‘스타리아(STARIA)’는 현대차의 첫 MPV다. MPV는 ‘Multi-Purpose Vehicle’의 줄임말인데, 비즈니스, 레저, 일상 등 어떤 상황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다목적차량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일할 때는 비즈니스 공간이나 운반차량으로, 놀러갈 때는 온 가족이 함께 이동하는 패밀리카나 차박용 캠핑카로 활용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차량이다. 스타리아는 출시 첫해인 2021년에 2만4532대, 지난해에는 3만2548대가 판매되며 전년 대비 32.7%나 늘어난 성장세를 기록했다.
여기서 잠깐, 그럼 비즈니스와 일상 중 어떤 분야의 이용률이 더 높을까. 아직은 비교 대상이 되지 않을 만큼 레저와 일상이 밀리는 상황. 그런데 이 차, 패밀리카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승용 고급모델인 ‘스타리아 라운지 AWD 인스퍼레이션 7인승’을 타고 서울에서 전주까지 왕복 400여㎞를 운행했다. 결론은…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 모델이 기다려질 만큼 빼어났다.
우선 스타리아는 승용모델인 ‘라운지’와 일반모델인 ‘스타리아’ 두 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라운지는 7인승과 9인승이 있는데, 7인승의 배열은 기아의 ‘카니발’ 7인승과 같다. 굳이 공간을 비교한다면 스타리아(전장 5255㎜, 전폭 1995㎜, 전고 1990㎜, 휠베이스 3275㎜)가 카니발(전장 5155㎜, 전폭 1995㎜, 전고 1775㎜, 휠베이스 3090㎜)보다 전고와 휠베이스가 더 높고 길다. 이건 2열과 3열의 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확실히 스타리아의 공간이 높고 넓다.
외관은 전면부보다 후면부에 적용된 파라메트릭 픽셀 디자인이 좀 더 고급스럽다. 실내는 상·하단의 다양한 수납공간과 컵홀더, USB 포트 등 다양한 기능이 가지런하다. 64색의 앰비언트 무드램프, BOSE 스피커도 이 차가 미니밴일까 싶을 만큼 업그레이드된 기능이다. 특히 7인승 2열에는 편하게 누울 수 있는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가 적용됐다. 현대차 측은 “마치 무중력 공간에 있는 듯한 안락함을 누릴 수 있다”는데, 무중력까진 모르겠으나 장거리 이동 시에는 확실히 승차감이 편하다.
R2.2 VGT 엔진이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4.0㎏.m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10.8㎞/h. 실제로 고속도로에선 12.8㎞/h, 도심구간에선 8.8㎞/h가 기록됐다. 2365㎏의 공차중량이 부담스럽다면 4륜구동 시스템이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 혹시나 출력이 모자랄까 싶었지만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뗄 때 전해지는 반응이 생각보다 평범했다.
반면 탑재된 기능은 비범하다. 전복감지 커튼 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이 기본 적용됐고, 현대차 최초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유지 보조(LF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등이 기본 적용됐다. 이러한 기능들은 장거리 운행에서 빛을 발하는데, 특히 큰 차량일수록 운행이 편하다.
단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건 이 차가 디젤 차량이라는 점이다. 가솔린이나 하이브리드에 비해 소음이 심하다는 게 어쩌면 유일한 단점인데, 개인의 성향에 따라 이것마저 수용할 수 있다면 꽤 훌륭한 레저용 차량이다.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