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는 작고 귀여우면 된다는 고정관념에 현대차는 도전합니다. 소형 SUV이지만 안전과 성능을 증명하는 차량이 될 것입니다.”
2017년 6월, 당시 고양 모터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코나 월드프리미어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전한 일성이다. 소형 SUV를 출시하며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월드프리미어를 연 것도 이례적이었지만 정의선 회장이 참석한 것도 당시로선 의외였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SUV 시장은 2010년 이후 7년 연속 성장하며 연평균 2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는 주요 시장”이라며 “특히 B세그먼트 SUV 시장은 글로벌 메이커들이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업계에선 당시 쌍용차의 티볼리가 주도하고 있던 국내 소형 SUV 시장에 주목했다. 일각에선 “다소 진중한 현대차 디자인이 캐주얼하게 달라졌다”며 알록달록한 코나의 디자인에 후한 점수를 주기도 했다. 코나는 출시 첫해인 2017년에 국내 시장에서 2만3522대가 판매됐다. 이듬해엔 전기차 라인업이 보강되며 판매량이 5만468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런데 그때가 전성기였다. 2019년부터 하락곡선을 그린 판매량은 2022년 8388대까지 떨어지며 “단종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했다. “현대차의 아픈 손가락”이란 말도 나왔다.
그런데 해외 시장에서의 실적은 국내와는 전혀 달랐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코나의 해외 누적 판매량은 17만4737대나 된다. 국내 완성차 모델 중 가장 높은 수출 기록이다. 어쩌면 이러한 반응이 ‘디 올 뉴 코나’의 든든한 버팀목이지 않을까.
현대차가 2세대 완전변경 모델 ‘디 올 뉴 코나’를 공개했다. 현대차의 새로운 패밀리룩이 적용된 새로운 얼굴은 좀 더 폭이 넓고 대담해졌다. 실제로 크기도 늘었는데, 기존 대비 전장(4350㎜)은 145㎜ 늘었고, 휠베이스(2660㎜)는 60㎜나 길어졌다. 전장과 휠베이스가 길어졌다는 건 내부 공간이 그만큼 넓어졌다는 얘긴데, 작은 차이에도 공간의 쓰임새가 달라지는 소형차란 걸 감안하면 꽤 공들인 결과물이다.
여기에 모든 판매 라인업의 디자인을 내연기관차가 아닌 전기차에 뒀다. 쉽게 말해 전기차 모델부터 디자인한 후 내연기관과 N 라인 모델에 적용했다. 실내에는 그랜저와 같은 크기의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와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또 현대차 SUV 중 처음으로 자체 최신 인포테인먼트 사양인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가 탑재됐다.
쌍용차의 버팀목은 자타공인 중형 SUV ‘토레스’다. 2022년 쌍용차의 실적은 토레스로 시작해 토레스로 마무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레스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 2만2484대를 기록하며 쌍용차의 내수 판매 증가세를 이끌었다.
지난 1월 9일 출시를 알린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는 이른바 2년 차 증후군을 타파할 비장의 무기다. 이 차는 LPG 연료만 사용하는 경쟁 모델과 달리 가솔린과 LPG를 병용해 사용하는 바이 퓨얼(Bi Fuel) 방식을 적용했다. 장거리 운행이 많다면 당연히 가솔린 대비 연료비가 30% 이상 저렴해진다. 쌍용차 측은 “LPG 차량에 대해 갖고 있는 저출력, 저연비, 겨울철 시동 문제 등의 선입견들은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 모델이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친환경 1.5ℓ GDI 터보 가솔린 엔진(e-XG Di1 50T)이 탑재됐다. 주행 시 LPG 연료를 모두 사용하면 가솔린 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가솔린(50ℓ)과 LPG(58ℓ) 연료탱크를 완충하면 최대 1000㎞ 이상 주행할 수 있다는 게 쌍용차 측의 설명이다.
토레스에 적용한 하이브리드 LPG 시스템은 LPG 전문기업인 로턴(ROTURN)과의 기술 협약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하이브리드 LPG 시스템의 무상 보증 서비스 기간도 3년/무제한 ㎞로 운영하며, 그 외 차체&일반부품 및 엔진&구동전달부품 등의 보증기간은 5년/10만㎞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TL5’가 3130만원, ‘TL7’은 3410만원이다.
1977년 첫선을 보인 BMW의 플래그십 세단 ‘7시리즈’는 새롭게 출시될 때마다 브랜드의 혁신을 예고한 선봉장이다. 7세대 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온 ‘뉴 7시리즈’는 외관,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디지털 경험 등 모든 분야가 한 단계 진보했다. 특히 순수 전기차 모델인 ‘뉴 i7’이 추가되며 BMW의 전기차 기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외관은 기존 모델의 그것과 전혀 다르다. 차체는 이전 세대 롱 휠베이스 모델보다 길이 130㎜, 너비 50㎜, 높이 65㎜가 늘었고, 휠베이스도 5㎜ 길어진 3215㎜나 돼 실내공간이 좀 더 넓어졌다. 전면부의 분리형 헤드라이트는 전혀 다른 첫인상의 주 요인 중 하나다. 상단 유닛에는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기능을 하는 ‘ㄱ’자 모양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조명이 탑재됐다. 도어 잠금을 해제하면 보석이 반짝이는 듯한 효과를 연출한다. C-필러와 뒷좌석 문이 넓게 자리한 것도 특징적인 디자인이다.
뉴 7시리즈에는 전 모델에 어댑티브 2-축 에어 서스펜션이 기본 탑재됐다. 속도와 주행 모드에 따라 차량의 높이를 최적화된 위치로 조절해준다. ‘뉴 i7 xDrive60’ 모델에는 차체의 기울어짐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가 추가 탑재됐다.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ARS), 액티브 롤 컴포트(ARC) 기능이 포함된 이그제큐티브 드라이브 프로는 서스펜션에 위치한 별도의 48V 전기모터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코너에서도 차체의 평형 상태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은 물론 좌측과 우측 바퀴들이 서로 불규칙하게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차체 기울어짐을 능동적으로 제어한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뒷좌석에 기본 탑재된 BMW 시어터 스크린이다. 천장에서 펼쳐져 내려오는 이 스크린은 32:9 비율의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구성됐다.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OTT 플랫폼을 내장해 별도의 기기 연결 없이 직접 구동할 수 있고, 최대 8K 해상도를 지원한다. 뒷좌석 문의 버튼으로 ‘시어터 모드’ 기능을 활성화하면 뒷좌석 블라인드가 자동으로 펼쳐지며 실내조명 조도를 조절해 영화감상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
뉴 7시리즈는 순수전기 모델인 ‘뉴 i7 xDrive60’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인 ‘뉴 740i sDrive’ 등 두 가지 모델 중 선택할 수 있다. BMW의 5세대 eDrive 시스템이 적용된 뉴 i7 xDrive60은 2개의 전기모터로 최고출력 544마력을 발휘하며, 제로백은 4.7초에 불과하다. 105.7㎾h 고전압 배터리를 장착해 1회 충전 주행거리는 복합 438㎞에 달한다.
뉴 740i sDrive에는 7시리즈 라인업 최초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다. BMW 트윈파워 터보 직렬 6기통 엔진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조화를 이뤄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5.1㎏·m를 발휘하며 8단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가격은 뉴 740i sDrive가 1억7300만~1억7630만원. 뉴 i7 xDrive60은 2억1570만~2억1870만원이다.
올 초 제네럴모터스(GM) 산하 브랜드 GMC가 국내 시장에 ‘시에라(Sierra)’를 출시한다. 쉐보레, 캐딜락과 함께 GMC 출범을 통해 멀티 브랜드 전략을 내세운 한국지엠 입장에선 시에라가 2023년 첫 신차인 셈이다.
지난해 6월 GM브랜드데이에서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GMC는 쉐보레, 캐딜락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한국 시장에서 멀티브랜드 전략을 수행할 핵심 브랜드”라며 “이를 통해 GM은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한국 소비자들의 높은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자동차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1902년 출범한 GMC는 SUV와 픽업트럭을 주력으로 하는 프리미엄 레저용 차량(RV) 전문 브랜드다. 시에라는 북미에서 판매 중인 5세대 모델로 GMC를 대표하는 대형 픽업트럭이다. 국내 시장에는 시에라의 최고 트림인 ‘드날리(Denali)’가 출시될 예정인데,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쉐보레 타호와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파워트레인은 420마력급 6.2ℓ 자연흡기 V8 가솔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고, 실내는 원목 트림과 스티치 장식, 스웨이드 천장, 전동 스티어링 칼럼,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1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최상위 트림에 걸맞은 최고급 소재와 편의사양을 갖추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올 초 시에라의 출시 이후 픽업트럭 시장의 확대를 점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픽업트럭은 3만1543대. 쌍용차의 중형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가 전체 시장의 약 80%를 점유한 가운데 쉐보레 ‘콜로라도’, 포드 ‘레인저’, 지프 ‘글래디에이터’ 등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시에라가 현재 픽업트럭군에 포함되기보단 차박 수요자 등을 흡수하며 럭셔리 픽업군을 새롭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앞서 나열한 모델보다 높은 가격대도 이러한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지엠 부사장은 “GMC를 통해 국내 GM 산하 글로벌 브랜드와 제품 포트폴리오는 한층 확대될 것이며, 이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