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융계열사 ETF(상장지수펀드) 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운용사에 이어 증권사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등에 계열사 ETF 매매 내역, 랩어카운트 계좌 내역 등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12일 기준 자산운용업계에서 ETF 순자산 규모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순자산 총액은 59조 64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조 7182억원(42.3%) 증가했다. 삼성자산운용 ETF 순자산 증가폭은 금액 기준으로 자산운용업계에서 가장 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순자산 규모는 54조 47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조 82억원(41.6%) 늘어나 금액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증감률 기준으로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신한자산운용이다. 상당수 자산운용사들은 증권사와 은행 등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자산운용(삼성증권, 삼성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이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에서 일부 금융사들이 계열사 물량 밀어주기와 판매사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문제로 제기되고 있어 금감원에서 조사를 시작한 것”이라며 “계열사 물량을 독차지하거나, 판매사들이 자사 운용사에 가입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삼성자산운용이 삼성생명 등 주요 금융계열사의 도움을 받아 KODEX ETF의 순자산을 부풀린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6개 삼성 계열사는 Kodex KOFR금리액티브와 Kodex CD금리액티브를 합해 2조 9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는 두 ETF 운용자산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8호 (2024년 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