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목표액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7월 19일 총 1500억원의 회사채 모집에 나서 77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이번 미매각에는 모회사 보증 부재 영향도 있는 걸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지난 2월에도 공모채를 발행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이 중국 시장에서 영업적자가 이어지면서 이번에는 보증을 서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는 6월 말 이뤄진 2024 정기 평가에서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에 일제히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케미칼의 등급 전망은 AA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배경은 롯데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의 직격탄 이슈와 더불어 상반기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뚜렷해진 탓이다. 신용평가사의 한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실적이 롯데지주의 신용도를 좌우할 전망”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지주사로서 계열 지원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가에선 SK의 뒤를 이어 롯데그룹이 리밸런싱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롯데그룹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비주력계열사 전체나 지분 일부의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면서 “사모펀드 업계에선 롯데 주류 계열사에 관심을 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7호 (2024년 8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