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의 뒤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를 공동 개발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 소유권 등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법무법인을 통해 차세대 발사체 지식재산권(IP) 관련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9505억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누리호(KSLV-Ⅱ) 뒤를 잇는 차세대 발사체(KSLV-Ⅲ)를 개발하는 게 목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월 최종 협상자로 선정됐으며 조달청과의 계약까지 최종 완료, 항우연과 함께 발사체 개발부터 실제 발사까지의 전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
문제는 지식재산권 조항을 두고 양측의 입장이 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항우연의 한 관계자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으로 개발되는 기술 등 각종 지식재산권이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인 항우연에 귀속되는 것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동 소유를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항우연에 따르면 3월 공고에는 지식재산권을 ‘공동소유’하는 것으로 조건이 표기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선 이를 수용했으나 계약 성사 후 지식재산권 관련 법리적 이의를 제기했다는 것. 이에 대해 업계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만 2조원가량이 투입되는데, 공동으로 지적재산권을 가져가게 되면 세금을 통해 한화가 이익을 보게 되는 셈”이라며 “필요하다면 한화에어로 측이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6호 (2024년7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