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업계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잇따라 세컨드 스크린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존 TV산업에 찾아온 장기 불황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이다.
거실용 대형 TV 이외 모니터 제품들을 지칭하는 세컨드 스크린 시장은 특히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캠핑 문화가 확대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내 캠핑시장 규모는 약 7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휴대용 빔프로젝터로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휴대용 빔프로젝터인 더 프리스타일 2세대 제품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미국 삼성전자 웹사이트에서 799.99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더 프리스타일은 180도까지 자유자재로 회전해 100인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은 앞서 2022년 1월 ‘CES 2022’에서 더 프리스타일(1세대) 제품을 처음 공개했다. 작은 크기에 900g 무게, 인상적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후 국내 출시되며 한때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PMA에 따르면 2020년 13억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가정용 빔프로젝터 시장은 더 프리스타일 등의 흥행으로 2024년 22억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 프리스타일은 ‘오토 스크린 세팅’ 기능으로 화면의 수평과 상하좌우 비율, 초점을 자동으로 맞춰주기 때문에 사용하기가 쉽다. 포터블 배터리를 연결하면 전원 연결없이 야외에서 사용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2세대 제품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신규 기능을 추가하는 등 상품성을 가다듬었다. 먼저 기존 899.99달러였던 판매가를 100달러가량 내렸다. 또 1세대 제품에서 지적이 나왔던 느린 UI(유저 인터페이스)도 타이젠 OS를 도입하며 직관적이고 빨라졌다. 이를 활용해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애플TV 등 OTT서비스 및 250개 채널(광고 포함)로 구성된 삼성 TV 플러스를 무선인터넷만 있다면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새롭게 도입된 ‘스마트 엣지 블렌딩’은 더 프리스타일 2세대의 핵심 기능이다. 더 프리스타일 2대를 연결해 하나의 영상으로 투사하는 기능이다. 200인치 가까운 대형 화면을 구현하면 캠핑장이 마치 야외 극장으로 변하는 듯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제품과 스마트폰을 연결한 후 투사된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나면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설정이 가능하다.
이번 2세대 제품에서 주목해야 할 또 다른 포인트는 삼성 게이밍 허브다. 약 3000여 종의 게임을 별도의 콘솔박스 없이 빔프로젝터만 있으면 즐길 수 있다. 블루투스를 통해 게임패드까지 연결이 가능하다.
이 같은 더 프리스타일에 대한 열기는 유럽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3’ 삼성 부스에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영상으로 깜짝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야외서도 쓰기 편한 이동형 TV ‘스탠바이미 Go(고)’를 북미·유럽에 순차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국내 시장에서 호응을 얻은 데 이어 8월 북미를 시작으로 9월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에 출시한다.스탠바이미 고는 실내 공간뿐 아니라 공원이나 캠핑장 등 야외에서도 자유롭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일명 라이프스타일 스크린이다. 스탠바이미고는 여행 가방을 닮은 디자인에 27형 화면, 스탠드, 스피커, 배터리 등을 탑재했다. 실외에서 이용하는 만큼, 내구성에도 신경 썼다. LG전자는 미국 국방성 내구성 테스트의 11개 항목(저압 2종, 고온 2종, 저온 2종, 먼지, 진동, 염무, 충격, 낙하)을 통과했다. 사용은 별도 조립, 설치나 준비과정 없이 가능하다. 케이스를 열면 화면이 켜지고, 케이스를 닫으면 화면이 꺼진다.
이용자 환경에 맞춘 자유로운 가동 범위도 장점이다. 27인치 터치 화면은 위로 최대 90도까지 기울이는 ‘틸트(Tilt)’, 시계 방향으로 90도까지 회전 가능한 ‘로테이팅(Rotating)’, 최대 18㎝ 내 ‘높낮이 조절’ 등을 지원한다. 화면은 가로, 세로로 전환하거나 화면을 눕혀 테이블 모드로도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편의기능도 갖췄다. 스마트TV 플랫폼 ‘웹OS’를 탑재하고 에어플레이와 화면 미러링 등을 지원해 iOS 및 안드로이드 기기와 화면을 공유할 수 있다. 또 음성만으로 채널 변경, 음향 조절, 콘텐츠 검색 등이 가능하다.
이 같은 창의적인 기능들로 스탠바이미 고는 최근 유럽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영국의 IT 매체 스터프는 스탠바이미 고에 대해 ‘IFA 최고상(Best of IFA 2023)’을 수여했다. 이 매체는 2000여 개 기업이 선보인 제품들 중 가장 혁신적인 10개의 제품을 선정했다. 스터프는 “LG가 여행가방에 담긴 터치 스크린 TV를 출시했다”며 “당신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가젯매치 역시 스탠바이미 고를 ‘IFA 최고상’으로 선정하고 상패를 수여했다. 이 밖에 글로벌 다수 매체들은 IFA 2023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제품으로 스탠바이미 고를 선정하면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영국의 트러스티드리뷰는 이 제품에 대해 “IFA 2023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제품”이라며 “휴대용 폼팩터(제품 외형)에 고급스러운 풀 스크린 TV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IT 매체인 테크 어드바이저는 “배터리가 3시간 동안 지속돼 전원 연결 없이 야외에서 영화를 감상하기에 이상적”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IT 매체 톰스가이드는 “LG가 만든 포터블 솔루션을 통해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같은 평가처럼 스탠바이미 고는 이번 IFA 2023 LG전자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쏟는 제품으로 인정받았다.
이동식 스크린뿐 아니라 게이밍 모니터 시장도 주목받는 세컨드 스크린 시장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출하량은 2080만 대로 지난해 1980만대 대비 5%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2019년 900만 대이던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3년 만에 1000만대 이상이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일 쾰른에서 진행된 세계 3대 게임쇼인 ‘게임스컴 2023’에 참가해 세계 최초로 듀얼 UHD 해상도가 적용된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네오 G9’을 공개했다.
오디세이 네오 G9은 57인치 화면에 32:9 슈퍼 울트라 와이드 비율과 듀얼 UHD 해상도를 지원한다. 특히 32인치 크기의 UHD 모니터 2대를 나란히 붙여놓은 것 같은 형태로 넓은 화면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최대 밝기 1000니트에 최대 1㎳의 빠른 응답속도와 240㎐의 높은 주사율로 잔상이나 끊김 현상이 없어 고성능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최적의 게임 환경을 제공한다. 아울러 오디세이 네오 G9은 HDMI 2.1뿐만 아니라 DP(디스플레이포트) 2.1도 탑재돼 PC 연결성도 강화했다. ‘DP 2.1’은 ‘DP 1.4’ 대비 약 2배 이상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로 초고화질 영상과 실감 나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55인치 ‘오디세이 아크’, 43인치 ‘오디세이 네오 G7’을 비롯해 34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OLED G8’를 출시하는 등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을 강화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훈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미국의 경우 1000달러 이상의 제품을 ‘프리미엄 모니터’로 간주하는데, 이는 전체 게이밍 모니터 시장의 약 15%를 차지한다”며 “삼성은 현재 25%대인 북미·유럽 시장 점유율을 30%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LG전자도 게이밍 모니터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LG전자의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게이머스8’의 공식 제품으로 선정됐다.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는 초당 360장 화면을 보여주는 360㎐ 고주사율이 특징이다. 또 마우스 클릭과 화면 동작 간 시차를 줄이는 엔비디아 리플렉스 기능을 탑재해 차별화된 게이밍 경험을 제공한다. 이 제품은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글로벌 리그에서도 공식 모니터로 채택된 바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240㎐의 주사율을 지원하는 45인치 ‘울트라기어 올레드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와 27인치 ‘울트라기어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를 출시하는 등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