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이 배터리 사업 실탄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원 사격에 나선 덕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2월 21일 SK온에 2조8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 2조원, 한국투자PE 등 재무적 투자자가 8000억원을 출자한다는 게 골자다. 이번 결정은 SK온 투자재원 확보 및 기업가치 증대 차원이다. SK온은 미국, 헝가리, 중국 등 글로벌 생산기지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현대차그룹과 북미 전기차 배터리 공급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미래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모회사 직접투자를 통해 배터리 사업 관련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주주가치 증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투자금 조달을 이어갈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과 실적 개선을 이뤄내고 SK이노베이션 기업가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SK온의 내·외부 투자 유치를 놓고 업계 일부에선 ‘급한 불은 껐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실 투자금 문제 때문에 2022년 초부터 프리IPO(기업 공개)를 결정해 놓고도 아무런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막판에 몰려 지분 100%를 가진 모기업에서 투자를 받은 셈인데, 이를 놓고 성공적인 자금 조달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증권가의 또 다른 관계자도 “경기 침체가 진행되면서 SK그룹 계열사 중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는 하이닉스와 SK온의 자금 흐름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SK온은 나갈 돈이 부담이 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8호 (2023년 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