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회사가 생존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려 나가야 할 중차대한 한해가 될 것입니다…장기적인 안목으로 근본적인 처방에 집중하는 교자채신(敎子採薪:눈앞의 이익을 좇기보다는 원대한 계획에 입각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의 마음자세로 수익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새로운 시각과 도전으로 일대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우리아비바생명이 2014년을 재도약의 해로 맞이하기 위한 분주한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금융그룹 민영화 방안에 따라 우리투자증권과 패키지로 매각이 결정되면서 몸값 논란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우리아비바생명이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김병효 사장이 주문한 올해 경영목표부터 이전과는 180도 달라졌다. ‘행복한 영업조직 만들기’, ‘고객만족도 올리기’, ‘직원 업무성취도 올리기’ 이 세 가지가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영목표다.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월납초회보험료 등 재무적인 목표는 후순위로 밀렸다.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면 재무적인 부분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라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행복한 영업조직 만들기’라는 다소 추상적인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해 먼저 본점과 지점 간 인식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실적인 부분에서 영업조직의 소득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은 설계사, 텔레마케터의 소득 20% 증대를 목표로 삼았다.
설계사 소득 20% 증대 목표
이를 위해 영업 관리자, 설계사, 텔레마케터를 대상 교육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전문 인력을 확보해 상품교육, 우수 영업 사례, 지점 소개, 선배의 조언 등 다양한 형태의 동영상 강좌가 제공될 예정이다.
아울러 현재의 상품 라인업을 대폭 보강해 시장 트렌드에 맞춘 신상품과 변액연금 등을 새롭게 내놓는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아비바생명은 지난 1월 13일부터 ‘계약자 일제방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본사 차원에서 고객 사은품을 제공하고 대상 고객 2만 여 명의 명단을 선정해 설계사가 고객을 직접 방문, 사은품을 전달하고 가입 상품에 대한 설명과 재무 상담을 병행하는 행사로 오는 3월말까지 계속된다.
비슷한 시점에 ‘가족사랑’을 주제로 펴낸 우리아비바생명 임직원들의 애송시집도 발간됐다. 이는 평소 시를 즐겨 읽는 김병효 사장의 아이디어로 시작되어 임직원들의 참여를 통해 ‘가족, 사랑, 인생’을 소재로 한 총 77편의 국내 시인들의 작품이 수록됐다. 애송시집 ‘내 곁에 늘 꽃피는 당신’은 전국 우리아비바생명 지점 및 설계사와 텔레마케터를 통해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김병효 사장 “더 좋은 서비스 기대하세요”올해 보험업계 업황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전반적인 국내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보험사 역시 투자이익의 규모나 수익성은 하락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관측해봅니다. 다만 고령화나 핵가족화가 심화되면 연금보험과 보장성보험의 수요는 증가할 것입니다.
물론 금융소비자보호는 강화될 것으로 보여 영업 활성화에는 다소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13년에 이어 온라인전문 생보사 등 판매채널 다양화와 M&A 등이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나 올해는 재무적인 목표를 후순위로 미루고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펼칠 것이라 공언하셨는데요.
사실상 모든 재무적 수치들은 영업의 결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영업을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영업에 필요한 상품을 제공하고, Best Practice 등 영업, 판매 노하우를 공유하고 고객이 필요한 상품,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실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주위를 보면 대부분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재무 목표를 설정해 놓고 영업 물량을 이만큼은 해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고객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실적을 올려야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상품을 사게 만들어야 하고, 불완전판매가 생기고 민원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해 고객 중심의 영업을 반드시 추진하다보면 차츰 개선될 것입니다.
지난해 생보사들은 너나할 것 없이 RBC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무건전성 향상이 화두였습니다. 우리아비바생명 역시 이러한 목표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은 대부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다행히 우리아비바생명은 지난해 11~12월 총 300억원 가량의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하여 1월 말 RBC비율을 약 175% 정도로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감독당국의 정책방향과 시장 상황을 봐가며 추가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 한해 구체적인 매출목표와 성과는 어떻게 잡고 계신지요?
올해 목표는 영업 가족들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시스템적인 변화는 물론이거니와 구성원들의 인식 변화도 필요합니다.
행복한 영업 조직, 신바람 나는 영업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올해 가장 큰 목표이고 매출 목표는 작년 수준에서 업계 평균 정도의 성장률을 반영했습니다만 큰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M&A 이슈를 시작으로 우리아비바생명은 올 한해 많은 변화의 시기를 거칠 것으로 예상합니다. 각오도 남다를 것 같습니다.
짐작컨대 다소간의 기간을 통해 화학적 결합을 먼저 이룬 후 물리적인 결합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기간 동안은 지금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평소와 다름없이 꾸준히 노력해야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회사명이 바뀐다고 해서 하던 업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고, 고객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상품은 만들어야 하고 영업을 해야 하며 사후 관리가 필요합니다. 본인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일 것입니다.
매각이슈나 추후 예상되는 사명변경 등으로 일부 고객들은 심리적 동요의 과정을 겪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아비바생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크고 좋은 보험회사로 인수되는 것이고 당연히 고객들은 국내 4위 생명보험회사의 고객이 되는 것이니 심리적으로 전혀 동요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큰 조직의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바탕으로 더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별한 애송시집을 발간했는데 그 배경과 내용이 궁금합니다.
어릴 때부터 개인적으로 시를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우리은행에 근무할 당시 좋은 시들을 서로 좀 공유하자는 의미에서 직원들과 애송 시집을 출판한 경험이 있었는데, 막상 보험회사 CEO로 오고 보니 생명보험만큼 사랑을 소재로 한 시(詩)의 정서와 가까운 업이 있을까 싶어서 취임 100일에 즈음해서 바로 임직원들의 애송시집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다행히 기대이상으로 영업 현장의 반응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