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한 달간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롱텀에볼루션(LTE) 주파수 경매로 들썩였다. 경매 최종 결과 B2블록(2.6㎓)은 LG유플러스가 4788억원에, C2블록(1.8㎓대역 주파수)은 SKT가 1조500억원에, D2블록(1.8㎓인접 광대역 LTE주파수)은 KT가 9001억원에 낙찰 받았다. 결과만 놓고 보면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윈윈했다는 평가다. 그도 그럴 것이 KT는 당장 광대역 LTE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고, SK텔레콤도 KT와 같은 1.8㎓ 주파수에서 광대역 LTE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주파수만 2.6㎓일뿐, 광대역 LTE를 서비스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이 미묘하다. 우선 주파수 경매 후 증권가가 술렁였다. 경매 직후인 9월 2일 증시를 보면 KT는 광대역 LTE 시작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중 4% 가까이 상승했고 SK텔레콤은 0.45%, LG유플러스는 7% 넘게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동통신 3사 모두 실속을 챙겼지만 향후 누가 수혜를 볼 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KT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KT 주파수 경매 최상의 결과
이동통신 3사의 속내를 살펴보면 시장의 반응이 좀 더 명확해진다. 사실 이번 경매의 관전 포인트는 LTE와 LTE-A서비스의 후발주자인 KT가 현재 LTE서비스를 하고 있는 1.8㎓와 인접한 15㎒ 폭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였다. KT는 이 대역을 확보하며 기존 1.8㎓ 대역과 연결한 광대역 LTE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하나의 주파수 대역으로 기존 LTE보다 약 2배 빠른 150Mbps 속도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KT가 확보한 1.8㎓ 대역은 전 세계 이동통신사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LTE 서비스 주파수다. 자연스럽게 해외 로밍과 단말기 수급 등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평가다. LTE 후발주자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이러한 점에선 SK텔레콤도 마찬가지. 1.8㎓에서 광대역 LTE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KT와 같은 효과를 누리게 됐다. 특히 SK텔레콤은 이미 LTE 가입자 700만명을 확보한 상황이다. 3사 중 가장 높은 비용(1조500억원)을 지불했지만 지난 2011년에 할당 받은 1.8㎓ 주파수를 6개월 내 반납하고 이를 감면 받기 때문에 추가로 15㎒ 확보에 약 4500억원만 들어간 셈이다.
LG유플러스는 최저경매가로 2.6㎓를 차지했다. 실리는 챙겼지만 1.8㎓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1.8㎓ 주파수를 사용하지 않고 있어 해외로밍과 단말기 수급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