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휴게실 안 부하직원들끼리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가 많다. 생경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박장대소 하는 모습을 지켜보자니 왠지 모를 소외감도 느껴진다. 주로 인터넷 공간에서 빠르게 창조되고 또 사라져가는 신조어들은 상대적으로 ‘느린’ 템포를 지닌 임원들의 경우 쉽게 트렌드를 따라잡기 어려워 다른 나라 말처럼 느껴지기 쉽다.
알고 나면 쉽고 별 내용도 아닌 경우가 많은 이러한 신조어는 사적인 자리나 회식 등에서 적재적소에서 잘 사용하면 센스 있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LUXMEN>에서 대중적으로 퍼져 자주 사용되는 있는 신조어를 예문과 함께 소개한다.
썸남·썸녀
썸씽(Something)과 남(男)·여(女이)가 합쳐진 말로 호감이 있는 상태에서 연락을 주고받는 연인 전 단계의 이성을 의미하는 말이다. 주로 새로운 이성을 만나 서로 알아가고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활용 예 : 김OO 씨 표정이 밝아진 것 같은데 좋은 일 있나봐? 혹시 썸녀 생긴 것 아냐?
포텐 (터지다)
포텐셜(Potential)의 줄임말로 사전적인 ‘가능한’, ‘잠재적인’이라는 의미가 관용적으로 ‘터졌다’ ‘폭발’ 등의 용어와 결합해 사용된다. 숨어 있는 능력이나 가능성이 발현됐다는 긍정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
활용 예 : 이번 보고서는 아주 좋았어! 이 주임 입사 3년 만에 드디어 포텐이 터지나 보네.
돌직구
돌+직구의 합성어로 야구에서 아주 힘이 좋고 돌처럼 강한 직구(패스트볼)를 의미하는데 실생활에서 상대방 눈치를 크게 보지 않고 직설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거나 행동을 하는 것을 지칭한다.
활용 예 : (부하직원이 회의 시간 예민한 건의사항을 거침없이 이야기해 경직된 분위기를 풀 때) 좋은 의견이네. 김 대리 돌직구에 정신이 조금 없지만 심각하게 고려해 보도록 하지.
개드립, 패드립
개드립은 ‘개’와 ‘애드리브(ad lib)’가 합쳐져 상황에 맞지 않거나 과한 이야기 등을 통칭해 부르는 말이다. 한편 패드립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에 어긋난 말을 지칭하는 의미로 패륜(悖倫)적인 애드리브의 줄
임말.
재미없는 유머를 구사하거나 지나친 말로 분위기를 흐리는 사람을 비꼬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정색을 하고 사용할 경우 분위기가 냉각될 수 있으니 주의 요망.
활용 예 : (회식 중 지나치게 야한 얘기를 꺼내는 사람에게) 오늘따라 정 부장 개드립이 심하네. 한잔 하지.
중2병
중학교 2학년 시절 혹은 그 주변 사춘기 청소년의 자아형성 과정에서 남과 다른 나의 표출을 일컫는 말. ‘자신은 남과 다르고 아무도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없다’ 등으로 나타난다.
허세를 비꼬는 말로 사용되기도 한다. 어원은 일본 라디오 프로그램 ‘이주인 히카루의 심야의 엄청난 힘’에서 진행자인 이주인 히카루가 “나는 아직 중2병에 걸려 있다”고 말하면서 탄생했다.
활용 예 : (자아도취에 빠져 사는 사람에게) 아직 중2병 치유가 덜 됐나? 병원에 가보지.
듣보잡
‘듣도 보도 못한 잡것’을 줄인 말이다. 유사한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형편없는 경우나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신인 연예인들을 지칭할 때 쓰이는 신조어.
활용 예 : 이번 광고 모델은 듣보잡 신인보다는 유명 배우가 좋을 듯 하네.
리즈시절
잘나가던 옛 시절을 의미하는 단어. 한때 좋았으나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경우에도 쓰인다.
영국프로축구에서 과거 명문구단이었으나 지금은 성적이 좋지 않은 구단인 리즈유나이티드의 앞 단어를 따서 만들어진 조어.
활용 예 : 김 대리의 리즈시절은 언제였나?
20년 전 나한테도 리즈시절이 있었지.
돋다
‘닭살 돋다’에서 유래돼 소름끼친다, 끔찍하다, 깜짝 놀랐다, 무섭다 등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는 말이다. 최근에는 다양한 감정표현이나 명사와 결합해 ‘훌륭하다’ ‘만개하다’라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활용 예 : 최 대리 강아지 참으로 귀염 돋는군.
올드팝을 들으니 옛 생각이 나면서 추억 돋는군.
무지개매너
예의가 없는 사람을 빗댄 말로 무척을 의미하는 ‘무지’와 폄하의 의미를 지닌 ‘개’와 매너가 결합해 만들어진 단어.
‘무지개’라는 단어가 들어가 얼핏 좋은 함의를 지닌 것 같지만 반어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활용 예 : 오늘 새로운 거래처 사람들을 보니 아름다운 무지개매너를 지니고 있지 않나? 앞으로 고생길이 훤하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