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계열의 저비용항공사(LCC·Low Cost Carrier) 제주항공의 비상이 눈부시다. 지난 3월 열번째 B737-800 항공기를 도입해 국내 LCC 가운데 처음으로 두 자릿수 항공기를 보유하더니 하반기에는 2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국제선 취항 등 노선확대 속도도 그 어느 항공사보다 빠르다. 3월23일 인천~나고야 노선을 시작으로 3월 30일 인천~후쿠오카, 4월5일 인천~호찌민 노선에 신규 취항했고 상반기 중에 인천~칭다오 노선 취항도 준비하고 있다. 3월과 4월에만 4개의 국제선 취항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항공업계에선 “제주항공의 공격적인 경영이 서서히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동북아시아 대표 LCC’, 국내에선 ‘대한민국 3대 항공사’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그룹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기단과 국제노선을 확보해 동북아 LCC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누리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제주항공은 올해 3600억원의 매출액과 150억원의 영업이익, 2020년 이전 매출 1조원 초과를 목표로 설정했다.
동북아 LCC의 대표주자
지난해 국내 LCC 중 최초로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한 제주항공의 성장속도는 비행속도에 버금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항 첫 해 118억원의 매출을 낸 이후 연평균 8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탑승객도 2006년 25만명에서 지난해 303만명을 기록, 연평균 65%씩 성장했다.
김포~제주, 김해~제주, 청주~제주 등 국내 3개 노선과 일본, 중국, 태국, 베트남, 필리핀 등 5개국 8개 도시 13개 국제선을 확보한 제주항공의 정기노선 중 국제선 노선은 동북아시아 LCC 중 최대 규모다. 이러한 공격경영에 든든한 지원군은 역시 애경그룹이다. 올해 초 생활항공부문을 맡고 있는 안용찬 부회장을 총괄 최고 경영자(CEO)로, 애경그룹 전략기획실장 조재열 사장을 CEO로 임명해 제주항공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이자 핵심 계열사임을 확고히 했다. 항공업계에선 “과거 전문경영인 시절보다 의사결정이 빠르고 힘있게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LCC로 거듭나기 위해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수적인 시점이 됐다”며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과 체제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안 부회장을 제주항공 경영총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겸직 발령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취항 6년 만에 흑자, 마케팅 전략 주효
제주항공의 비상은 취항 첫 해부터 ‘안전’ ‘편리’ ‘경제(합리)성’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다. 안전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취항 초 국제공운송협회(IATA)가 운항, 정비, 객실 등 8개 부문 900개 항목에 대해 평가하는 IOSA 인증을 통과했다. 단 한 항목이라도 지적사항이 발견되면 보완 전까지 인증이 유보될 만큼 엄격한 평가과정이다.
2011년에는 국내 항공사 최초로 새롭게 개정된 3rd Edition을 신청해 무결점으로 인증을 통과했다. 취항 초기 벤치마킹했던 유럽의 LCC와 달리 한국 정서에 맞는 서비스 개발도 시장 안착에 한몫했다. 목적지 이동에만 초점을 맞춰 모든 서비스를 유료화한 유럽과 달리 기내용 아이패치 서비스 등을 실시하며 고객의 신뢰도를 높였다. 2010년부터 실시한 얼리버드(Early Bird·항공권을 조기에 구매하는 고객에게 특별 할인혜택 제공) 운임제도는 국내선 편도운임을 최저 1만원에 제공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엔 아이돌 그룹 ‘빅뱅’과 모델 계약을 체결해 K-pop 테마를 활용한 마케팅에 나섰다. 5월부터 시작되는 빅뱅의 일본, 아시아투어 스폰서십 계약도 함께 체결해 빅뱅이 래핑된 제주항공 항공기에 빅뱅과 스태프가 함께 탑승해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10월부터 시작되는 아시아투어에선 홍콩,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지의 콘서트장 홍보는 물론 빅뱅 콘서트 여행패키지도 구성해 젊고 도전적인 이미지와 국제선 취항 사실을 자연스럽게 노출한다는 계획이다.
1분기 탑승객 42% 증가
올해 3600억원의 매출액과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목표로 내세운 제주항공의 장밋빛 비전은 1분기 실적에서 이미 가능성이 입증됐다. 경기침체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LCC들의 1~3월 국제선 승객수가 배 가까이 증가한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5개 LCC를 이용한 국제선 탑승객이 전년 동기 대비 37만9828명보다 90.5% 증가한 72만3475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별로 살펴보면 제주항공이 전년대비 42.6% 증가한 23만6941명을 기록해 LCC 중 가장 많은 국제선 탑승객을 기록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한 일본인 고객은 한류 등을 체험하기 위해 약 20번의 비행을 함께했다. 단순히 요금이 싼 이유 외에 친근한 승무원과 안전한 비행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며 “치열해지는 동북아와 동남아 항공시장에서 원가 경쟁력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단과 노선을 확대, 올해 공격 경영의 기틀을 마련해 명실상부한 동북아시아 LCC의 대표주자로 위상을 다져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연혁
·2005년 1월 25일 제주항공 창립
8월 정기운송사업 면허 취득(국내선·국제선)
·2006년 6월 서울~제주 취항
8월 부산~제주 취항
·2008년 2월 2만회 비행 무사고(국제선 운항자격 취득)
5월 B737-800 항공기 도입
6월 청주~제주 취항
7월 국제선 취항 개시
·2009년 1월 국제 항공운송협회(IATA) 항공운송 표준평가제도 IOSA 인증
3월 국제선 정기노선 취항(인천~오사카)
4월 인천~방콕 정기노선 취항
11월 김포~오사카 정기노선 취항
·2010년 3월 김포~나고야 정기노선 취항
10월 인천~홍콩 정기노선 취항
11월 인천~마닐라 정기노선 취항
·2011년 1월 국제 항공운송협회(IATA) 항공운송 표준평가제도 IOSA 3rd Edition 국내 항공사 중 최초 인증
5월 부산~홍콩 정기노선 취항
6월 제주~오사카 정기노선 취항 부산~방콕 정기노선 취항
7월 국제선 누적 탑승객 100만명 돌파
12월 운항편수 8만편 돌파
·2012년 2월 누적 탑승객 900만명 돌파
3월 인천~나고야 정기노선 취항, 인천~후쿠오카 정기노선 취항, B737-800 10호기 도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