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face] 새누리당의 26세 젊은 피 이준석 비상대책위원…그의 회사 클라세스튜디오 스토리
입력 : 2012.02.29 11:10:38
수정 : 2012.03.23 13:44:17
작년 12월 중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 명단이 발표되자 정치권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50~60대가 대부분인 명단 한복판에 26세의 생소한 ‘뉴페이스’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었던 까닭이다. 바로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가 주인공이다.
비대위에 선임된 이후 여드름 자국도 다 아물지 않은 이 앳된 청년은 가는 곳마다, 뱉는 말마다 화제를 뿌렸다. 이에 더해 SNS를 통해 경력 꽉 찬 몇몇 정치인들과 설전을 벌이며 큰 유명세를 치렀다.
이 때문에 자연스레 그가 대표로 있는 회사 클라세스튜디오도 간간이 세간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다.
대표가 ‘거친’ 정치권에 발을 담근 탓인지, 혹은 ‘스튜디오’라는 단어가 포함된 상호 탓인지 온라인상에는 ‘유령회사다!’ ‘페이퍼컴퍼니다!’ 등의 근거 없는 의혹과 ‘내가 아는 사진관’이라는 재기 넘치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러한 여러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 권승욱 클라세스튜디오 전략기획팀장을 만나 그들의 사업 스토리에 대해 들어봤다.
현 교육시장의 문제 의식에 의기투합
요새 한창인 아이돌 가수를 연상시키는 멀끔한 외모를 지닌 권 팀장은 이 대표와 동갑내기 친구 사이다. 이노티브라는 회사에서 이 대표와 함께 대체복무를 하면서부터 인연을 맺은 뒤 현 교육시장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를 가지고 사업 구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출자도 사이좋게 5대5로 했다.
출자액이 같은데 왜 누구는 대표고 본인은 팀장이냐는 장난스러운 질문에 “(이)준석이와 다르게 저는 언론노출이나 대외활동이 어색해요(웃음). 직함이 중요한가요? 각자 잘하는 역할을 하면 되죠”라며 자신의 사진은 지면에 최대한 작게 실어달라는 앙증맞은 부탁을 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말 많던 상호에 대해 물었다. “모두 같이 모여 지은 이름인데 사진관이라는 오해까지 받을 줄 몰랐어요(웃음). 클라세(Classe)는 스페인어로 교육이란 의미고 스튜디오(Studio)는 연구기관이라는 의미를 합성해 만든 이름이에요. 흔하지 않은 이름을 찾아 고민하다 보니 이런 이름이 탄생했죠.”
상호의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의 사업 카테고리는 ‘교육’이다. 본격적으로 회사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니 눈빛과 표정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우리나라 온라인 교육시장은 특이한 구조로 발전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기술과 접목해 발전 가능한 분야지만 인터넷 동영상 시장만 팽창했죠. ‘기술을 접목해 혁신적인 교수학습 시스템을 개발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문제은행 시스템 도입 비용 절감 노려
클라세스튜디오는 아직 ‘작고 어린’ 벤처기업이다. 작년 1월에 본격적으로 사업이 구체화되고 같은 해 8월 중소기업청의 창업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예비기술창업자 자격을 취득해 비용을 지원받아 법인 설립에 이르렀다. 이제 창립 6개월 남짓 된 ‘병아리’ 회사다.
인원 총 9명, 평균 연령은 25세. 어린 나이 덕(?)에 이 대표는 독설로 유명한 특정 정치인에게 “아이까지 정치하느냐?”란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들었을지언정 그들이 꿈꾸는 비전은 어리거나 작지 않았다.
권 팀장은 “인터넷 동영상 강의가 지리적·시간적인 측면에서 이전보다 교육을 보편화·일반화시켰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아직까지 금액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되는 수준임에 틀림없어요. 비용문제로 제한된 수험생이나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좀 더 보편화된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입니다”라며 회사 규모 확장이 궁극적인 목표가 아님을 강조했다.
이들이 처음 내놓은 상품은 ‘테스트 바다’라는 문제은행 솔루션 시스템이다. 수험생이나 학생들에게 자신의 수준과 취약한 부분에 맞게 필요한 문제를 선별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학습효율을 높여주는 것이다.
“어떤 공부든 자신에게 맞는 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이 중요해요. 틀린 문제는 반복해서 틀리기 마련이거든요. 이 시스템은 해당 모의고사를 무료로 응시하도록 한 후 어느 과목 어느 부분이 취약한지 분석해 부족한 부분에 맞는 개인 맞춤 문제를 200문제든 300문제든 제공하죠.”
권 팀장은 이렇게 탄생한 개인 맞춤형 문제들을 다양한 창구를 통해 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컴퓨터, 태블릿PC, 스마트 폰 등 여러 가지 창구를 통해 제공되는 문제들을 학습자는 어디에서나 필요할 때 원하는 창구로 학습할 수 있는 것이다.
“틀린 문제만 모아서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고 데이터가 쌓이면 여러 가지 입체적인 분석을 통해 양질의 문제조합도 가능해요. 홈쇼핑에서 이 물건 구매한 사람은 저 물건도 구매하더라는 분석과 같이 ‘이 문제를 틀린 사람들은 저 문제도 틀리더라’ 혹은 ‘어떤 단원이 약한 사람은 어느 영역도 약하더라’ 등의 분석이 가능해지죠.”
이 같은 방식으로 문제 난이도와 유사도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개인맞춤형 문제 제공을 돕는 것이 ‘테스트 바다’의 핵심이다.
권 팀장은 이 대표가 시스템의 큰 틀을 이미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이란 단체에서 구상하고, 시험가동을 통해 시행착오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친구 이준석 vs CEO 이준석
언론 속 이 대표의 모습은 똑똑하고 조리 있게 할 말 하는 신세대로 비춰진다. 하버드대 출신 등 뛰어난 스펙을 통해 ‘엄친아’로 불리며 정치일선에 서서 논쟁하고 자신 있는 목소리로 소신을 밝힐 때면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렇다면 친구로서 지켜본 이준석은 어떨까? 단도직입적으로 인간성에 관해 물었다. “믿으실진 모르겠지만(웃음) 옆에서 보면 (이)준석이는 한없이 마음 약하고 착해요. 일례로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를 보면 펑펑 울면서 자신의 집에 데려가 몇 주 동안 돌보기도 했었죠.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란 비영리단체를 운영하면서 자신을 상당 부분 헌신했어요.”
CEO로서 이준석은 어떤 스타일인가라는 질문에 권 팀장은 “이미 300~400명 규모의 ‘배나사’를 운영하며 경험을 통해 검증을 받은 셈이죠. 노련하고 일에 있어서는 철저해 불도저 같은 면도 있어요. 기간이 정해진 일은 독촉하고 밤을 새워서라도 반드시 지키려 하는 스타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편하게 형·동생·친구가 되는 스타일이라 앞에서 욕은 못하고 뒤에서는 욕도 하겠죠”라고 웃으며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