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 GM이 쉐보레 브랜드 100주년을 맞았다. 스위스 출신 카레이서 루이 쉐보레와 GM그룹의 창업자였던 빌리 듀런트에 의해 탄생한 쉐보레는 1911년 미국 디트로이트 인근의 임대 창고에서 첫출발했다. 당시 쉐보레가 출시한 첫 모델은 클래식6(Classic Six)로 2년 만에 6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후 쉐보레는 현재까지 전 세계 140여 개국에서 100년간 총 2억900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사실 쉐보레는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적도 있었다. 창업자였던 듀란트가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임한 뒤, 신임 CEO에 오른 피에르 듀폰이 브랜드 폐쇄를 고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 부회장이었던 알프레드 슬론의 반대로 존속됐고, 1920년대부터 황금시대를 맞이했다.
쉐보레의 성장이 본격화되면서 라이벌이었던 포드사와의 경쟁도 본격화됐다. 하지만 GM은 1927년 매출액에서 포드사를 추월했다. 이후 GM은 미국의 대표 자동차메이커로 부상했고, 포드사의 매출액 추월을 단 네 차례만 허용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했다.
2차대전 후 승전국이 된 미국에서 쉐보레는 지금까지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1946년 선보인 스타일라인(Styleline)과 플리트라인(Fleetline)이 대표적이다. 쉐보레의 이런 변화는 전후 미국 자동차시장에 유럽 브랜드들이 진출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쉐보레는 ‘미국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코르벳(Corvette)을 1953년 출시했다. 코르벳은 당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재규어 XK120의 판매량을 추월했으며, 현재까지도 쉐보레의 간판 스포츠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55년 선보인 벨에어(Bel Air)는 미국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바꿀 정도로 혁신적인 모델이었다. 유럽과 미국에서 지금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왜건형 세단의 시초가 된 차량이다.
이후 미국 특유의 테일핀(Tail-pin, 차량 후미에 비행기 꼬리 날개 모양의 부품을 장착한 디자인) 스타일의 선두주자로 나섰으며, 1966년 야심작인 카마로를 통해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자동차브랜드로 우뚝 섰다.
전후였던 1950~1960년대의 황금시대를 보낸 쉐보레는 70년대에 접어들면서 오일쇼크로 인해 소형차 시장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1980~1990년대에 유럽 메이커들과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벌인 쉐보레는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다시 성장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 전 세계 흥행에 성공한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머'에 자사 차량들을 대거 등장시키면서 신차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어서다.
실제 쉐보레는 2010년에만 전 세계 140여 개국에서 총 425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평균 7.4초당 1대 꼴로 팔려나간 셈이다. 앞으로의 미래도 밝다. 쉐보레는 전 세계 최초로 전기차를 상용화한 브랜드다. 2000년대 넘어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작은 도시의 헛간에서 출발해 세계 최대의 자동차브랜드로 우뚝 선 쉐보레. 앞으로 쉐보레가 만들어 갈 다음 100년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