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최근 김순택 삼성미래전략실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과 함께 삼성전자 수원공장을 방문해 신종균 무선사업부 사장으로부터 모바일 사업 현황 및 신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다양한 성장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해서는 여러 부류의 리더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 어떤 경영진도 이 모든 것을 홀로 수행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성장과 특정 리더십 자질 간에는 연관성이 있을까
이에 대한 답변을 모색하기 위해 맥킨지는 2개의 독자적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그 첫 번째는 700개 이상 기업의 성장 실적 추이 정보를 집대성한 맥킨지의 Granular-Growth 데이터베이스이며 다른 하나는 10만 명 이상의 고위경영진들에 대한 실적평가 기록을 담은 Egon Zehnder International 헤드헌팅사의 데이터베이스이다(아래 ‘기업성과에 관한 2개의 독자적 데이터베이스’ 참조).
이 두 데이터베이스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다양한 산업부문의 47개 기업 내 5560명의 경영진을 집중 조명하여 리더십 역량과 매출 성장 간의 상관관계를 상세히 고찰한 결과, 리더십의 질은 기업성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선 대상 경영진을 최고경영진(CEO, CFO, CIO 등 C-level 및 한 직급 이하) 및 고위급 임원(이하 두 직급에 해당)으로 구분했다.
반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높은 수준의 질적 요건을 충족시키는 경영진들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지 못하며, 일부 리더십 역량들의 경우 성장전략과 더욱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결과도 도출됐다. 이는 성장추진의 방향성을 파악한 기업들이 최고경영진 내 최적의 역량을 육성하는 데 매우 유용한 인사이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조사의 모든 대상은 상장 대기업들이며, 공공부문 혹은 비영리조직들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오너 일가 소유 혹은 비상장기업들 역시 배제했다. 표본기업들 중 약 70%는 유럽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며 나머지는 호주 및 미국에 분포하고 있다. 대상기업들의 직원 규모 중앙값은 5만5000명이다.
훌륭한 리더들을 찾기란 매우 어렵지만 그 중요성은 막대하다.
탁월한 역량을 갖춘 리더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표본으로 선정된 경영진들 중 7점 만점의 역량평가 결과 평균 6~7점을 기록한 리더들은 전체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으며(1개 역량부문에서 탁월한 점수를 기록한 경우는 다소 더 많음), 평균 5점을 상회한 경영진들까지 다 합산하더라도 그 비율은 고작 10% 더 증가할 뿐이다.
이는 성장을 추구하는 기업들에게 큰 고민거리일 수밖에 없다. 역량평가 점수가 높은 리더들이 성장률 차별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모든 분석대상 역량들을 비교해 볼 때, 매출성장 상위 25% 기업의 경영진들은 하위 25% 기업의 경영진 대비 훨씬 높은 수준의 역량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마찬가지로, 다양한 리더십 역량 부문에서 최고경영진의 점수가 전반적으로 매우 높은 기업들의 경우(즉 6~7점) 매출 성장률 역시 상당히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안정적이지만 평범한 수준의 리더십과 매출성장 간에는 측정 가능한 범위의 상관관계가 도출되지 않았다.
여기서 6~7점을 기록한 최고경영진과 기업 매출성장 간의 상관계수는 개별 역량의 경우 최대 0.74였다. 5점대의 경우 상관계수는 약 0.5 수준이었고, 3~4점대로 내려올 경우 이는 0.01 수준으로 하락했다. 연구 결과, 모든 역량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평균을 상회하는 점수를 기록한 경영진들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와 같이 예외적인 ‘팔방미인’급의 인재들만으로 성장을 점화시킨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그 보다는 성장과 특별히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특정 역량을 중심으로 기존 팀을 육성하거나, 필요한 역량을 보유한 인재들을 새롭게 영입하는 편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다.
고객중심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
대폭적 성과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기업이라면 고객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고객효과(고객의 변화하는 니즈를 파악할 수 있는 역량) 구현에 특별히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야말로 가장 큰 성과개선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인 것으로 이번 분석에서 도출됐기 때문이다. 고객효과에서 탁월한 점수(6~7점)를 기록한 경영진들의 수가 임계치에 달한 기업들의 경우 유기적 성장 혹은 인수를 통한 성장을 막론하고 일관되게 월등한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임계치는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고객효과에서 탁월한 역량을 지닌 고위 경영진이 19% 이상인 기업들의 경우 평균수준을 상회하는 매출성장을 달성할 가능성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맥킨지 데이터베이스의 상위 50%). 한편 월등한 수준의 성장률(상위 25%)을 달성하고자 할 경우 고위급 임원 중 최소 40%는 탁월한 수준의 고객효과 역량을 지닌 리더들이어야 한다.
여기서 임계치 수준은 역량 별로 각기 다르다. 예를 들어 ‘협업 및 영향력 행사’ 항목의 경우, 5점 이상의 매니저가 22%만 확보되어도 포트폴리오 모멘텀 성장 실적에서 상위 25% 편입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조직의 모든 리더들이 고객효과 항목에서 최상위 수준을 갖출 필요는 없지만 충분한 규모의 리더들이 이 부문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그 효과는 실로 막대해진다는 얘기다.
성장 우선순위에 맞게 인재전략을 최적화하라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성장 전략은 결코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기업들은 사업부문 및 상황 별로 매우 다양한 접근법을 구사한다. 예를 들어 기업인수에 큰 비중을 두는 시기가 있을 수 있으며, 때로는 경쟁업체 점유율 잠식에 총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분석 결과, 이러한 다양한 전략들이 높은 성장률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조직 내 다양한 직급의 관리자들이 다양한 항목에서 탁월한 리더쉽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트폴리오 모멘텀 성장의 경우를 고찰해 보자. 포트폴리오 모멘텀 성장이란 기업의 기존 사업부문 간 시장성장률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유형의 성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돼 있는 조직들 간에 폭 넓은 고위급 임원들이 해당 전략을 효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성장 카테고리에서 상위 25%에 속하는 기업들의 고위급 임원들은 역동적 인재 및 조직 리더십 관련 역량(조직역량 개발, 변화 리더십 및 팀 리더십)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 M&A 중심의 매출성장에서 상위 25%에 속한 기업들의 최고위급 리더들은 다양한 부문에서 탁월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첫번째는 마켓 인사이트로, 다시 말해 기업의 현 사업환경에 국한되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미래의 성장기회들을 분별해낼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이러한 역량은 당연히 잠재적 M&A 기회를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M&A 중심의 성장에 필수적인 또 다른 역량(실적달성을 향한 분명한 지향성)은 합병 후 통합에 매우 유용하다. 다수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이라면 리더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적 역량조건도 더욱 높아진다. 연구 결과 2개 차원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 내 최고경영진의 평균 역량수준 (3개 전략 부문(포트폴리오 모멘텀, 경쟁업체의 시장점유율 잠식, 혹은 인수를 통한 성장) 중 2개 부문에서 상위 25%로 정의)은 단 하나의 성장전략을 이행하고 있는 기업의 경영진들 대비 핵심적 역량 항목에서 전반적으로 1.5배에 높은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요약컨대,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임계치 이상으로 충분한 규모의 인재를 해야 한다. 이는 ‘과도하다 싶을 정도’의 높은 비율로 탁월한 리더들을 영입하거나 보유해야 함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리더들의 역할 및 역량을 기업이 추진하고자 하는 성장전략에 맞게 최적화하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맥킨지가 경험한 선진기업들은 조직, 사업부 및 지역 별로 필요 인재들에 대한 상세한 진단을 통해 경영진 및 관리자 별 명확한 리더쉽 계발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성과관리, 채용, 승계 및 보상 프로세스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최고의 기업들은 이러한 방식을 통해 성장 추진에 필요한 역량을 지닌 탁월한 리더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한다.
애플과 구글, 그들에겐 이런 리더가 있었다
1 단일 성장전략 = 3개 전략(포트폴리오 모멘텀, 경쟁업체 잠식을 통한 시장점유율 증대, 인수를 통한 성장) 중1개 부문에서 최상위 25%의 실적을 달성한 기업: 2개 성장전략 = 3개 전략 중 2개 부문에서 최상위 25의% 실적을 달성한 기업<br>2 “조직역량 개발” 역량항목의 경우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이 아닌 것으로 분석된 바, 도표에 표시하지않 음
■ 기업성과에 관한 2개의 독자적 데이터베이스
맥킨지의 Granular-Growth 데이터베이스는 맥킨지의 성장세분화(‘The Granularity of Growth : Mehrdad Baghai, Sven Smit, Patrick Viquerie 공저, 2008년 Wiley사 발간) 연구의 기초자료로 700개 이상 상장 대기업들의 성과추이를 5년 이상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 데이터를 담고 있다. 각 기업의 성장률 실적을 경쟁업체 잠식을 통한 시장점유율 증대, 비유기적 성장(M&A) 및 포트폴리오 모멘텀(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사업부문의 시장성장률)으로 세분화하였다.
Egon Zehnder의 경영진 실적 평가 데이터베이스는 심층 인터뷰 및 360도 피드백을 기반으로 대상 경영진의 경쟁력을 1~7점(최고점) 기준으로 평가하였으며, 평가항목은 총 3개 부문의 8개 세부항목, 즉 지식 리더십 (전략적 지향성 및 마켓 인사이트), 인재 및 조직 리더십 (협업 및 영향력 행사, 변화 리더십, 팀 리더십, 조직역량 개발) 및 비즈니스 리더십 (고객 영향 및 결과 지향)으로 구성돼 있다.
평가 시 적용된 인터뷰 기반 방법론에서는 ‘후광효과(halo effect)’ 최소화에 특별히 주안점을 두었다.
후광효과란 경영관련 리서치에서 매우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문제 중 하나로, 고성과 혹은 저성과 조직의 구성원들이 해당 분야에서 자신의 실적을 조직의 성과에 준하여 평가하게 되는 경향을 의미한다. 성장 및 리더십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독립적으로 구축됐고, 성장 데이터베이스가 전적으로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재무데이터에 기반하며, 분석결과 중 상당 부분이 성장 실적 세분화를(매출 실적만이 아닌) 기초로 했다는 사실 또한 본 조사결과에서 후광효과를 배제할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카타리나 헤르만 / 맥킨지 베를린 사무소 부파트너│아스머스 콤 / 맥킨지 함부르그 사무소 파트너│스벤 스미트 / 맥킨지 암스텔담 사무소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