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혁신 교환(Management Innovation Exchange: MIX)은 인터넷에 기반을 둔 공개 혁신 프로젝트로 경영을 재창출하는 데 관심이 있는 연구자와 기업가들의 창의력을 촉진시키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이는 특정 개인이나 기관을 상대로 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의 문제를 대상으로 한다. 이 때문에 MIX는 대담한 아이디어를 드러내고 매우 어려운 일련의 도전에서 일을 진척시키는 협력의 플랫폼으로 만들어졌다.
2010년 초 MIX는 처음으로 경영 혁신상을 출범시켰다. 경영대상(M Prize)으로 명명된 이 상은 다음의 세 가지 문제를 중요하게 고려했다. 첫째, 리더십의 재정의. 둘째, 신뢰 증진. 셋째, 일에서 일을 뽑아내기. 전 세계 수백 곳에서 이 상을 받기 위해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 제출된 것 중 세상을 바꿀만한 내용은 거의 없었고 일부는 어설펐으며, 아주 소수지만 깜짝 놀랄만한 것도 있었다. 그러나 많은 경우 대담하고 독창적이었으며 때론 무모하리만큼 상상력이 넘쳐나서 우리는 모든 이가 합심하면 다 같이 이익을 볼 수 있다는 믿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경영대상 심사자들 중에는 빌 조지, 테리 켈리, 존 맥키, 톰 멜론, 라이튼 라이드 등의 CEO들과 연구자들이 포함됐다. 맥킨지는 MIX의 지식 파트너지만 심사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수상작 중에서 어디서든 경영 혁신가들에게 통찰력을 줄만한 세 가지 내용을 여기서 공개한다. 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경영대상 홈페이지를 방문하길 바란다. (www.managementexchange.com/m-prize)
공공주택의 리더십 재정의
포츠머스는 영국 잉글랜드에서 가장 크고 가장 인구밀집도가 높은 도시다. 한때 찰스 디킨스와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고향이기도 했다. 직업 심리학자 겸 경영 연구가인 존 세든은 포츠머스가 이젠 1만7000개의 막힌 화장실과 10만개의 줄줄 새는 수도꼭지가 있는 곳이라고 말한 바 있다. 몇 해 전 세든은 문제의 화장실과 수도꼭지를 책임지게 되면서 5만 명의 세입자들의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포츠머스시 주택 부문 책임자 오웬 벅웰과 긴밀하게 일하기 시작했다.
2006년 말께 벅웰과 세든은 한 가지 절체절명의 목적을 얻게 되었다. 그 목적은 바로 세입자를 위해 “적합한 시점에 적합한 수리를 실행하기”였다. 변화의 지렛대는 새로운 경영시스템이었다. 즉 수요에 재빨리 대응하고 (비용이나 정부가 목표로 하는 수준과 관계없이) 세입자를 위한 가치를 측정하며 (일을 엄격한 기준과 절차에 맞추기보다는) 실제 작업 흐름을 반영하는 새로운 경영시스템이었다. 벅웰과 그의 팀은 약 두 달 만에 세입자들이 전화로 문제를 신고하면 곧장 담당자가 전화를 받고 (반나절이나 두 시간이나 15분 후도 아닌) 세입자가 정확히 원하는 시간에 수리를 위한 출장 일정을 잡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수리 담당자는 작업에 필요한 정확한 부품을 챙기고 현장에 나타날 것이며 다른 것을 수리할 것은 없는 지 물어볼 것이다.
벅웰과 그의 팀이 이 같은 성과를 거둔 방식은 배관공, 유리공, 목수 그리고 다른 목공을 위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매일 신문을 뒤지는 것과 달랐다. 한 우수한 영상 시스템은 언제 일자리가 날 것인지 강조함으로써 현재 고객의 수요(어떤 일자리와 어떤 시기)를 기업의 공급과 일치시킨다. 본사에 있는 커다란 스크린은 투명성을 담보로 한다. “이 시스템은 하나의 구조로 작동되며 각 사람은 한 번에 한 직업을 구하게 된다.” 이는 병목현상과 지체현상을 피하게 해준다.
결과는 어땠을까? 고객들은 놀랐고, 고맙다는 말이 넘쳐났으며, 직접 꽃과 초콜릿을 사들고 왔다. 그리고 세입자와 시(市) 사이의 신뢰성은 급증했다. 숫자로 이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매우 인상적이다. 수리를 마치는 데 소요된 시간이 60일에서 7일로 단축됐고, 첫 번째 방문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비율이 45%에서 99%로 급증했다. 수리가 안됐다고 불평하는 전화를 거는 세입자의 비율도 60%에서 13%로 대폭 낮아졌다. 세입자들의 만족도 10점 만점에 9.93으로 수치가 극적으로 뛰었다. 반면 수리비용은 절반 이상 낮아졌다.
결국 시의 주택 담당 부서의 문화는 ‘목표 달성을 위한 속임수와 무기력증’에서 탈피하고 직원들에게 적극성과 상상력을 가지고 일할 것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행동을 강조하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세든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웬은 사람들이 일을 잘하기 위해 출근한다는 생각을 언제나 갖고 있었다. 그가 옳은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신뢰 높이기
4년 전 85명으로 구성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보안 테스트 팀장이었던 로스 스미스는 그의 팀원들과 1대1 미팅을 진행했다. 그는 팀원의 재능과 열정에 대해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직장이 모든 직원들에게 창의력, 상상력, 일할 에너지 등을 일으킬만한 자유를 주지 않으며 이에 필요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걱정을 가지고 있었다. 이에 스미스와 동료들은 혁신적인 기관에서 차지하는 신뢰의 역할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들은 번개를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들이 원하는 모든 상황과 행동이 전부 신뢰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자유, 질문의 허용, 오래된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능력, 리스크를 껴안는 힘, 실패에 대한 관용 등 모든 것이 신뢰에 바탕을 두고 있었다. 그렇지만 잘 잡히지 않고 감정이 개입되며 깨지기 쉬운 신뢰를 어떻게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스미스는 그의 팀원들에게 업무에서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들을 말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자 약 150가지 행동들이 나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팀이 활력을 얻지는 못했다. 그래서 스미스와 그의 팀은 인터넷에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 놓았다. 게임에서 사용자들은 여러 행동 중 신뢰를 일으키는 행동을 선택한다. 그 결과 많이 선택된 기준에 따라 행동들에 순위가 매겨진다. 직접 이 게임을 하려면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www.defectprevention.org/trust)
높은 순위를 차지한 행동을 지침삼아 스미스는 팀원들에게 일종의 ‘신뢰 각본’ 안내서를 공동으로 만들도록 했다. 이 안내서에는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은밀히 지적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신뢰 촉진 행동에 대한 예와 대본이 포함됐다. 이는 매우 높은 순위를 차지한 행동에 속한다. 이 과정은 매우 간단하게 보였지만 일상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자각을 불러일으켰고 팀원들에게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얘기하지 않았을’ 단어를 말하도록 했다고 스미스는 이후 회상했다.
사실 안내서는 시작에 불과했다. 스미스와 그의 팀은 정보를 공유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위해 인터넷에 기반을 둔 도구를 도입했다. 그들은 재미를 불어넣고 경영 프로세스를 향상시키고 새로운 행동을 촉진하기 위한 방편으로 협동적인 생산성 게임을 실험했다. 그들은 정기적으로 아이디어 공유 정신과 실험 정신을 강화시켰다. 이는 2년도 가지 않는 OJT나 독서 모임을 위한 장소와는 별도로 매주 피자 미팅을 통해 편하게 진행됐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스미스는 팀원의 잔류 비율이 20~50%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이는 과거 전례나 다른 유사 조직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결과다. 생산성 역시 10~60% 향상됐다. 복도에서의 웃음으로 측정된 사기 역시 충만했다. 이것은 또 몇 가지 혁신적인 파생물을 낳았다. 예를 들어 아이디어 공유 포럼은 독창적인 고객 피드백 게임을 만든 팀원을 윈도우즈 국제판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현지어를 사용하려고 하는 다른 팀원을 연결시켰다. 이 둘의 협업으로 번역에서 문구와 문화적인 뉘앙스를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사 내에서만 윈도우즈 언어 품질 게임에 4600명이 참가했고 이들은 4개월 만에 50만건의 문제를 해결했다.
비록 스미스가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다른 부서로 옮겼지만 그의 업적은 회사 내 모든 부서의 사람들을 계속해서 매료시켰다. 처음부터 이 단순하고 불투명했던 신뢰 구축 노력은 ‘42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는 잭키 로빈슨의 유니폼 번호였다. 이 프로젝트는 조직의 경계를 초월해 부서나 참가자의 역할에 관계없이 그 누구든 42프로젝트를 통해 대기업에서는 보기 드문 정체성과 협동의 에너지를 찾을 수 있었다.
영화제작에서 일을 뽑아내기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였던 제임스 드훌리오는 2009년 5월 통갈(Tongal)을 출범시켰다. 통갈은 재능 있는 개인들이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세계적인 동영상 제작을 위해 협력하며 이에 따라 돈을 벌 수 있는 장을 마련함으로써 (30초짜리 광고나 장편영화 등) 동영상의 개발을 혁신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벤처기업이다.
고객들은 통갈 커뮤니티에 마감 시한을 정해두고 다음과 같은 동영상 제작을 요청한다. 예컨대 보험회사 올스테이트를 위한 ‘보험의 미래’, 비앙카(구강 청결제) 제조사를 위한 유명 영화 장면 패러디, 소액대출의 선구자인 Kiva.org의 이야기 전달 및 대의명분 홍보 등이었다. 이후 각 프로젝트는 여러 단계로 나눠진다.
첫 번째, 아이디어 단계에서 사용자들은 프로젝트를 위한 짧은 개념을 제출한다. 가장 좋은 아이디어 다섯 가지가 다음 단계로 올라가고 해당 아이디어 제출자들은 현금으로 보상을 받는다. 그들은 또 자신들이 제출한 아이디어가 다음 단계로 진출해서 얻게 될 상금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두 번째, 촉진 단계에서 회원들은 1단계에서 승리한 아이디어에 살을 더 붙여 발전시킨 아이디어들을 제출한다. 이중 다시 가장 좋은 다섯 가지 아이디어가 상으로 현금을 가져가고 다음 단계로 진출한다.
세 번째 단계에서 회원들은 두 번째 단계를 통과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멋진 동영상을 제작하고 각 프로젝트마다 선별된 심사위원단은 현금을 보상으로 챙겨갈 수상작 다섯 가지를 선택한다. 동시에 회원들은 제출된 것들을 보고 우승자를 예상한다. 가장 정확한 예상을 한 사람도 상을 받게 된다.
마지막, 전시 단계에서 회원들은 동영상을 유포하기 위해 경쟁한다. 가장 뛰어난 동영상이 상을 받게 되고 이 동영상을 만든 이는 물론 고객과 커뮤니티 ‘마케터’ 모두가 득을 보게 된다.
영업을 시작한 첫 해 통갈은 전 세계 40개국으로부터 5000명의 회원을 끌어 모았으며 지금까지 약 1만5000달러 규모의 상금으로 24번 경합대회를 벌였다. 고객들은 통갈의 제품과 경제성 두 가지 모두 만족해 했다. 물론 제품은 전문 업체만큼 세련되지 않았지만 기발한 아이디어와 특징들로 넘쳤다. 경제성 면에서도 63만 달러에 달하는 30초짜리 프라임시간대 TV방송에 비하면 인터넷용 5개 동영상을 제작하고 올리는 데에는 5000달러밖에 소요되지 않았다.
통갈은 단순한 분산 모델이 아니다. 통갈은 건설적 참여가 모든 지도자의 일이 되어버린 시대에 일을 진행시키기 위한 지침이 되는 틀이다. 통갈은 이미 나온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발전시키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과는 차이가 있다. 통갈의 설계자들은 각 프로젝트를 위한 리더의 게시판이나 포럼장 등 그 어떤 장소에서든 연결감과 투명성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게다가 이기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 당신이 첫 번째 단계에서 아이디어를 제출하든지, 동영상을 만들든지, 혹은 전시 단계에서 수상자를 응원하기 위해 뛰어들든지, 그 무엇을 하든 당신은 보상을 얻고 커뮤니티와 연결되며 창조적인 영감을 맛보게 된다.
이런 이야기는 흥미롭고 교훈적이지만 단지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MIX에서 우리는 스스로 쇄신되는 조직을 꿈꾼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드라마는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되는 고통스러운 드라마가 동반되지 않는다. 혁신의 맥박이 모든 행동에서 느껴지고, 각 개인들이 숭고한 목표에 스스로 고무되고, 협동적인 문화가 강력한 참여 의식을 일으킨다. 물론 이것이 꿈에 머무르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는 미래에 성공하려는 모든 기관에 생사를 가르는 도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