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국 하림 회장이 최근 국내 유일 원양 컨테이너 선사 HMM 인수 여부와 관련해 “진정성 있는 매각 의지를 갖고 다시 내놓으면 그때 다시 (인수를)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매도인 측에서 팔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거나 매각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HMM 인수를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는 하림그룹을 우선협상대 상자로 선정해 HMM 매각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매각 작업은 최종 무산된 바 있다.
시장에선 하림 측의 인수 의지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당장 HMM은 올 상반기 누적 4조 9932억원의 매출, 1조 51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분기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다시 가입하며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반면 하림그룹은 식품계열사인 하림산업의 실적 부진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림산업은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이 2021년 588억원에서 2022년 868억원, 2023년 1095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HMM 실적이 최근 수년간 좋은 상황인 데 비해 시장에서 매수할 대기업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아서 매각 흥행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이라며 “더욱이 산업은행·해양진흥공사의 전환사채(CB)가 내년까지 지분으로 전환되는 구조라 정부 역시 굳이 매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 시장에선 HMM 매각은 전환사채 출자전환이 끝난 내년 말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70호 (2024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