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사태의 ‘닮은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P2P(Peerto-Peer) 금융’으로 알려진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업체 크로스파이낸스는 소상공인 매출권을 담보로 하는 ‘선정산’ 상품을 출시했다. 문제는 이 돈을 상환해야 할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인 루멘페이먼츠가 자금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상환이 지연된 액수는 약 600억~7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 상품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자영업자 등 중소상공인의 매출채권을 담보 삼아 대출을 내주는 구조다. PG사인 루멘페이먼츠가 판매대금을 정산해줘야 P2P 업체에서 투자금을 돌려줄 수 있는데 루멘페이먼츠가 지급 불능 상태가 되면서 손실 위험이 불거진 것이다.
한편, 크로스파이낸스의 대주주는 인지그룹과 코스콤. 인지 그룹은 인지컨트롤스, 인지디스플레이 등을 가진 국내 중견기업으로 크로스파이낸스도 인지그룹 계열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크로스파이낸스는 곽기웅 대표(코스콤 출신)와 한승우 대표(인지그룹 출신)가 같이 경영해 왔다”면서 “그 외에도 인지그룹 출신 임직원들이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부에선 인지그룹 측에서 루멘페이먼츠의 돌려막기를 사전에 인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크로스파이낸스 측은 전적으로 루멘페이먼츠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루멘그룹이 부실 계열사 지원을 위해 자금을 빼돌린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크로스파이낸스 측은 최근 “루멘페이먼츠가 ‘자금 손실 때문에 대출 돌려막기를 했다’고 시인했다”는 취지의 공지를 올렸다. 금융감독원도 8월부터 루멘페이먼츠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수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68호 (2024년 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