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그룹이 지난 10월 21일 자회사인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상장 폐지하고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포괄적 주식 교환을 발표했다. 최근 핵심 계열사 물적분할 등 ‘쪼개기 상장’ 논란과 정반대의 행보에 발표 직후 3개 회사의 주식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호의적인 분위기다. 메리츠금융지주가 순이익의 50%를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하겠다고 공시하며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메리츠금융지주 측은 “금융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미래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통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3개사) 주주 간 이해상충을 해소하고 의사결정을 간소화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경영체계를 이루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리츠금융그룹의 파격 행보는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렵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는 상황에 구조 개혁을 통해 활로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금융당국이 준비 중인 신지급여력제도 킥스(K-ICS)의 도입을 앞두고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은 역시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위험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은 물론 메리츠화재도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 규모가 상당한 상황이라 자금경색 상황에서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두 회사 모두 모기업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면 재무건전성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47호 (2022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