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2009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인수를 시도했다가 중도 포기했던 대우조선해양을 결국 인수하기로 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로 매각 의사를 철회 후 13년 만이며, 대우조선이 2001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서 졸업한 지 21년 만이다.
매각대금은 약 2조원가량으로 2008년 당시 한화그룹이 약 6조원 이상을 들여 매입하려 시도했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번 매각과 관련해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할 수 없다. 1999년 이후 대우조선해양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약 12조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매도 주체인 산업은행 측은 “대금 협상으로 시간을 끄는 것보다 신속한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자금투입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염가’에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한 한화그룹도 산적한 과제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적자 늪에 허덕이고 있는 대우조선의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은 올 상반기 667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부채비율은 700%대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선박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대우조선도 향후 3년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했지만, 인도 시점까지 수년이 걸려 단기간에 수익이 발생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어 노조와의 충돌이 불가피하다. 과거 대우조선 노조는 가격이 지나치게 낮다며 현대중공업으로의 매각을 반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