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과 관련된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등 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가 길어지자 승인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견해가 나오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020년 11월 17일 아시아나의 주식 63.88%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1월 14일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이후 심사를 거쳐 공정위는 올해 2월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대형 M&A의 경우 해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주요국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심사까지 통과해야 한다. 현재 대한항공은 필수신고국인 미국, EU, 일본, 중국과 임의신고국인 영국, 호주에서 심사를 받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업계 2위인 유나이티드항공이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인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통합할 경우 경쟁 제한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상태로 알려졌다. 항공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항공 산업이나 독과점 논리와 무관하게 외교·국방 문제를 빌미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승인에 딴지를 놓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 전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대한항공은 전사적 자원을 동원해 해외 기업결합심사에 대응하고 있다고 나선 상태다. 회사 측은 이에 “각국 경쟁 당국으로부터 조속한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5개팀 100여 명으로 구성된 국가별 전담 전문가 그룹을 운영해 맞춤형 전략을 안정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미국의 심사 승인을 얻기가 매우 까다로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업계는 물론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