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고2 학생들이 내년에 치를 2022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서울 주요 대학 수능 위주 정시모집 비중이 모두 30% 이상으로 확대된다. 올해 2021학년도 정시모집으로 전체 신입생 중 18.4%를 선발하는 고려대는 이 비율을 2022학년도에는 40.1%로 늘리기로 했다. 서울대와 연세대도 기존보다 각각 8.2%포인트, 9.4%포인트씩 늘려 각각 30.1%, 40.1%를 정시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입학전형위원회는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2022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29일 발표했다.
2022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2022학년도 전국 198개 4년제 대학의 전체 모집 인원은 34만6553명으로 2021학년도 34만7447명보다 894명 줄어든다. 198개 대학의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비율은 75.7%대 24.3%로 집계된다. 전형별로는 △수시 학생부교과전형(42.9%) △수시 학생부종합전형(22.9%) △정시 수능전형(21.9%) △수시 실기·실적위주 전형(5.4%) △수시 논술전형(3.2%)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능전형 확대는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해 11월 교육부는 '대입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3학년도까지 서울 주요 대학 정시 비율을 40%로 높이고 이를 2022학년도에 최대한 조기 달성하겠다"고 했다.
당시 교육부는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16개 대학을 지목했다. 2021학년도 입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전형 비중이 합산 45%를 넘는다는 이유였다.
이들 16개 대학 중 9곳이 2022학년도부터 전체 모집 인원 중 40% 이상을 수능전형으로 선발한다. 이들 대학은 2021학년도에 신입생 1만4787명(정원내·외 합산)을 수능전형으로 모집하지만, 2022학년도에는 1만9296명을 뽑는다. 16개 대학에서만 1년 만에 수능전형 선발 인원이 30.4%(4509명) 늘어난다. 가장 증가폭이 큰 곳은 고려대다. 고려대는 2021학년도 수능전형으로 768명(전체 모집 인원 대비 18.4%)을 선발하지만, 2022학년도에는 전년보다 914명 늘어난 1682명(40.1%)을 수능전형으로 뽑는다. 2022학년도에 연세대는 375명 증가한 1512명을, 서울대는 293명 증가한 1029명을 수능전형으로 모집한다. 고려대, 서울대, 연세대 등 3개 대학에서만 1년 새 수능전형 선발 인원이 1582명 늘어나는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은 낮아진다. 16개 대학의 2022학년도 학종 모집 인원은 1만8343명으로 전년보다 4916명 줄어든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서만 1452명이 감소한다. 교육부는 '모집전형 균형화'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한다. 조훈희 대입정책과장은 "작년 11월 교육부는 전형 간 편중이 있는 서울 소재 16개 대학에 수능전형 비율을 2023학년도까지 40% 이상으로 조정해줄 것을 권고했다. 정책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고 본다"며 "2023학년도까지 다른 대학도 이 수준에 맞출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수능전형 비중이 대폭 커지면서 입시 전문가들은 "입시 지형에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통합 6년제'로 전환하는 약학대학들이 신입생 1578명을 모집해 자연계열 입시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는 주요 대학들이 정시 선발 비율을 확대하는 것과 맞물려 자연계열 상위권 대학들의 합격선이 하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수시에 치우쳤던 주요 대학 대입 전형이 다시 수시·정시로 양분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수험생들의 입시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남윤곤 메가스터디교육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현 고1과 고2는 이번 1학기 동안 내신 관리에 최선을 다해 보고 본인이 수능으로 대학에 가는 게 유리할지, 학생부로 가는 게 유리할지 여름방학 전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본인 판단에 따라 더 유리한 선택지에 시간을 안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