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부 지자체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사비를 털어서라도 한국으로 여행을 가라며 독려에 나섰다.
마이니치신문은 3일 한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한국과의 정기편 운항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일본 에히메현에서 소속 공무원에게 한국 여행을 장려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에히메현 국제교류부문에서 올 4분기에만 660명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부서별로 인원수까지 할당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출장이 아니라 각자 사비를 써서 한국 여행을 하라는 것이다. 에히메현은 일본 주요 4개 섬 중 가장 면적이 작은 시코쿠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인원 할당까지 나선 것은 여행객 급감 여파로 현청 소재지인 마쓰야마시와 인천을 오가는 정기편 탑승률이 운항 중단 위험 수준까지 낮아졌기 때문이다. 정기편이 사라지면 한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고 지역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인천~마쓰야마 노선은 현재 제주항공이 주 3편을 띄우고 있다. 지난 7월 일본의 기습적인 수출규제로 인해 일본 여행 자제 바람이 불기 전까지 해당 노선 탑승률은 80% 이상이었으나 9월에는 63% 선까지 떨어졌다. 에히메현청에서는 노선 유지를 위해 탑승률을 10%포인트 높인다는 목표로 필요한 인원수를 역산해 부서별 할당 인원까지 정했다.
에히메현에서는 "한국에 여행을 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도 된다고 말한 것일 뿐"이란 입장이지만 직원을 상대로 강요한 것 아니냐는 논란도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방일 한국 관광객 급감으로 이미 한일 간 정기 항공편 운항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겨울철 한일 간 운항 편수는 주 939회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주 301회) 줄었다. 올여름철에 비해서도 25%(주 319회)나 감소했다.
한국과의 정기편이 사라진 지역은 국제선 정기편이 오가는 나라가 한국뿐인 곳이 적지 않아 운항 중단으로 인한 파급 효과가 더 크다.
도쿄·오사카·교토 등 대도시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충격이 크지 않지만 이들 지역에서는 한국 관광객 감소 충격을 흡수할 방법이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