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창업시장은 녹록지만은 않았다.
지속적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누적되면서 50대 이상 창업자가 늘어나고 청년창업도 활발해지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정부의 경기 활성화 정책이 쏟아졌지만 자영업 창업시장에까지 스며들지는 못했다. 그러나 불황에도 부상하는 트렌드를 캐치하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당연지사다.
인사철이 지나 다시 창업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을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준비했다.
이경희 소장 - 2016년 창업시장의 핫 키워드는 ‘가성비’다. 즉, 가격대비 가치를 주는 업종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품질 대비 가격이 저렴한 메뉴, 가격 대비 인테리어가 훌륭한 매장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점차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인기를 얻는 가격 파괴 주스점의 경우 1500원이나 2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 대비 고품질의 주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다. 가격 파괴 커피가 인기를 끄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20~30대를 타깃으로 하는 국밥전문점의 경우 삼겹살전문점의 1인분 분량 고기를 6000원대 국밥에 제공해서 중장년은 물론 10대 소녀들에게까지 좋은 반응을 보였다.
‘건강’ 또한 중요한 테마다. 소비가 고급화되면서 가격과 무관하게 건강을 고려한 상품이나 메뉴가 호응을 얻고 있다. 주스, 천연 발효종을 이용한 내추럴 베이커리, 국내산 닭을 사용한 치킨, 수제버거 등이 대표적이다.
‘골라먹는 재미와 고객맞춤’도 인기 업종의 특징이다. 토핑을 내맘대로 하는 카레요리, 다양한 메뉴를 한자리에서 즐기는 초밥뷔페나 한식뷔페는 물론 떡볶이뷔페까지 등장했다. ‘집밥’ 열풍이 불면서 대량 생산된 인스턴트 음식보다는 개성 있는 메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수제맥주나 오너셰프가 요리한 음식을 판매하는 오리지널 맛집 창업도 전망이 밝다.
작년과 같이 커피, 주스, 빙수 등 디저트와 음료 부문의 창업은 2016년에도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돗물을 먹지 않고 생수를 즐겨야 하는 시대에는 비슷한 가격대의 인스턴트 음료 대신 수제로 만든 커피나 음료가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물질이 아닌 정신적 소비를 지원하는 업종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게스트하우스, 파티룸, 성인 전용 음악학원, 여성 전용 그룹피트니스전문점, 정리정돈 사업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상헌 소장 -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었던 2015년 창업시장이었다. 집단 기피 증후군에 메르스의 여파와 더불어 경기 하락 현상은 그대도 창업시장에 전이되어 전 업종에 걸친 불황을 체감한 2015년도다. 역대 창업 시장에서는 총선이나 대선이 있는 연도에는 경기 특수를 기대했고 일부 가시적 경기진작을 통한 경기의 상승현상을 가져왔었다.
올 한 해는 다가오는 20대 총선이 있지만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조차 불투명해 어려운 창업시장을 예견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하락현상 지속, 유가 하락, IS의 테러, 신흥국의 몰락, 위안화 가치의 하락 등 외부세계 경기 상황의 악재가 지속될 전망이다.
국내 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는 경고음이 벌써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부동산 대출의 규제 강화, 대출금에 대한 원금 균등 상환, 수출 감소, 조선업의 경기악화 가속화, 대기업의 채산성 악화, 고용시장의 장기 불안정 등 모든 부분에서 힘겨움이 예상된다. 따라서 그 어느 해보다 소비 트렌드에 집중해 리서치하는 한편 채산성 극대화와 안정성에 중심을 둔 창업 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경희 소장이 꼽은 2016년 유망 업종
▶1. 모던 한식
전통적인 한식의 주요 고객층이던 40~50대는 물론이고 달라진 입맛과 새로운 감각을 가진 20~30대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업종이 2016년의 승자가 될 것이다. 원할머니보쌈은 젊은 입맛을 겨냥 한 상 차림의 새로운 메뉴를 선보였으며, 20~30대를 겨냥해 수육국밥을 선보인 ‘더진국’은 영마케팅 강화로 성공을 거두고 있다. 감자탕이 아니라 캐주얼 패밀리레스토랑을 표방하는 ‘이바돔’, 카페 같은 닭갈비전문점인 일도씨패밀리 등은 한식을 모던화해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2. 도시락과 가벼운 분식
바른 먹거리를 내세운 ‘바르다김선생’을 비롯 최근 ‘건강’, ‘안심’의 가치를 강조하며 새로 리뉴얼한 ‘대학로김가네’, 일본식 수제 삼각김밥과 덮밥을 판매하는 ‘오니기리와 이규동’, 한식을 컵밥과 박스에 담아주는 한식박스푸드전문점 ‘바비박스’. 전통적인 도시락에 컵밥을 가미한 ‘본도시락’과 ‘한솥’도시락 등은 2016년에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갈 전망이다.
▶3. 스테이크 & 캐주얼레스토랑
‘서가앤쿡’이나 ‘미즈콘테이너’ 같은 브랜드를 필두로 중저가의 스테이크와 양식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레스토랑이 인기다. ‘서가앤쿡’은 목살스테이크와 2인용 스파게티 메뉴로, ‘돈까스클럽’은 교외 상권에서 피자와 스파게티, 돈가스를 결합한 이색적인 메뉴 구성으로 인기다. 2015년에는 ‘리즈스테이크 갤러리’처럼 저가 스테이크를 베트남쌀국수 등과 결합한 업종도 등장했다.
특히 카레는 카레라이스에 치킨, 돈가스 등 다양한 토핑을 선택할 수 있게 해 최근 들어 건강 메뉴로 인기를 얻고 있다.
▶4. 수제버거 & 샌드위치
2014년 말부터 수제버거는 날개를 타고 날아오를 준비를 끝낸 것 같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주류보다는 음료와 가벼운 식사라는 개념이 커피숍을 선택하지 못한 창업자들을 위로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맥도날드, 롯데리아 등이 배달에 박차를 가하고 24시간 영업도 마다하지 않는 가운데 2016년에는 메이저 햄버거에 대한 도전장을 내민 중소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특히 수제버거는 아니지만 맘스터치는 점포 수에서 확고한 버거 전문 브랜드로 자리를 굳힌 상태다.
▶5. 커피 및 주스 전문점
커피시장이 언제까지 성장할 것인가는 모든 사람들의 관심사다. 실제로 창업 희망자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커피 카페에 집착한다. 2016년에는 저가 테이크아웃 커피점과 중가 테이크아웃 커피점, 여기에 편의점 커피와 주스 전문점들의 저가 커피까지 가세해 커피가격 전쟁이 예상된다.
▶6. 릴랙스 & 키덜트 업종
무한경쟁, 실직난, 빈부격차, 외모지상주의 등으로 사람들은 외롭고 지쳐 있다. 답답하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잠깐 현실을 잊게 만들거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게 파티나 여행이다. 기존 모텔 등은 물론 파티룸 전용 업종들이나 테마형 파티카페까지 다양하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정리정돈 사업은 물리적 환경 개선과 정리정돈하는 사람의 심리적 치료가 결합된 사업으로 가정은 물론 기업체 등 다양한 영역으로 고객층을 넓혀나갈 전망이다. 이 밖에 성인 전용 피아노학원, 프랜차이즈 피아노리브레처럼 성인들의 취미활동을 도와주는 키덜트 사업도 창업 시장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7. 배달에서 레스토랑까지, 치킨 창업
대한민국은 치킨공화국이다. 치킨이 포화상태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치킨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오븐구이 분야에서는 굽네를 비롯 100% 국내산 닭 사용으로 웰빙을 강조하는 돈치킨과 땡큐맘치킨 등이 꾸준히 인기다. 호프시장에서는 치킨이 대표적인 안주로 자리 잡으면서 깐부치킨과 오빠닭 외에 치르치르, 누나홀닭, 비비큐 치킨앤비어, 생활맥주 등 치킨·비어의 지속적인 창업이 예상된다.
▶8. 디저트카페 & 천연베이커리 카페
디저트 카페의 일종인 설빙의 경우 2014년 한 해 동안만 수백 개의 점포를 개설하는 기염을 토했다. 빙수나 케이크, 추러스 같은 단품 메뉴를 추가한 다양한 유형의 디저트 카페는 2016년에도 지속적으로 창업이 늘어날 전망이다. 커피 대체업종으로 인기가 높은 베이커리 카페 부문에서는 내추럴 베이커리가 인기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에서는 ‘브레댄코’가 된장 발효종을 이용한 천연 발효빵과 지역농산물과 과일을 이용해 만든 웰빙빵을 통해 내추럴 베이커리 카페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9. 퓨전 떡볶이
종합 음식백화점이던 분식 시장이 세분화, 전문화되면서 가장 각광받는 품목이 떡볶이다. 떡볶이는 분식점에서 독립선언을 한 후 죠스떡볶이, 국대떡볶이, 올떡, 아딸 같은 스타 브랜드들을 키워냈다. ‘낙지대학 떡볶이과’처럼 15~20평대 규모의 매장에서 간식이 아니라 식사대용, 나아가 술안주까지 가능한, 요리형 떡볶이 전문점들이 2016년 창업자들의 관심을 끌 전망이다.
▶10. 수제 생맥주
2016년부터는 크래프트 비어가 주점 시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미 미국 등에서는 맥주의 개성 있는 맛을 즐길 수 있는 크래프트 비어가 대세다. 현재 수제맥주는 프랜차이즈보다는 개인브랜드를 중심으로 더 많이 확산되고 있으나 2016년에는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수제 맥주가 인기를 끌 전망. 미들비어 브랜드인 바보스는 25평 이상 매장에서는 수제 맥주를 강화한 모델을 선보였으며, 스몰에지 브랜드인 ‘생활맥주’도 수제 맥주를 강조하고 있다.
이상헌 소장이 꼽은 2016년 유망 업종
▶1. 건강과 환경
메스티지 소비의 증가에 따라 의식주의 소비 기호도는 건강을 위한 무농약, 유기농산물, NO-MSG, 자연식품을 선호하며 새집증후근, 아토피 등 환경 관련 소비의 촉진이 예상된다. 유망 업종으로는 한식전문점, 유기농산물 전문점, 환경 개선업, 요가학원, 건강기능 식품 전문점이며, 유망 브랜드로는 반딧불이, 비비고, 초록마을, 핫요가, 비타민하우스, 무공이네, 신시, 청소박사, 정관장, 한삼인 등이 있다.
▶2. 취미 공동체
공동의 취미나 특기를 가진 집단들의 단체 소비와 바이럴 소비를 통한 소비성향의 극대화가 예상되며, 지인 중심에서 공유가치 중심의 소비 촉진을 예상할 수 있다. 유망업종으로는 식자재마트, 스포츠전문점, 테마 여행사, 교육아카데미, 아웃도어 전문점 등이 있다. 유망 브랜드로는 한솔요리학원, 커브스, 참좋은여행사, 등산용품 브랜드 등이 있다.
▶3. 가성비의 소비증가
브랜드 중심형 소비나 상표 중심형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성향에서 경기 하락현상의 증가와 경제규모의 축소에 따른 실속형 소비 형태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또한 소비성향의 양극화로 인한 특수 소비상품을 제외한 소비성향은 가격 대비 성능과 만족도를 중심으로 한 실용적 소비의 약진을 예상할 수 있다. 유망 업종으로는 저가형 할인업종, 구제상품점, 치킨피자 배달업, 의류 수선업, 창고형 할인점이며, 유망 브랜드로는 다이소, 바보스, 티바두마리치킨, 못된고양이, 말자싸롱, 낙지대학떡볶이과 등이 있다.
▶4. 솔로바잉파워
1인 가구 수의 증가와 핵가족화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개인을 위한 소비유형의 다양화가 활성화 될 것이다. 일인식당과 주점 개인별 취미와 특기를 위한 여가산업, 자기개발을 위한 소비성향의 급격한 증가는 기정사실이다. 따라서 관련 산업의 성장과 함께 골드세대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나 솔로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산업과 함께 소비의 양극화도 예상되는 소비 유형이다. 유망 업종으로는 캐주얼식당, 반찬 전문점, 세탁 전문점, 원룸텔사업, 테마여행업, 스포츠클럽, 스포츠용품 전문점, 온라인서점 등이며, 유망 브랜드로는 니드맘밥, 레스피, 월드크리닝, 작업반장, 가마루, 여행박사, 예스24, 개인택배 등이 있다.
▶5. 여성&어린이
불황에도 소비성향이나 소비형태의 변화가 가장 적은 구매층이 여성과 어린이를 일컫는다. 특히 이들 계층은 지속적 소비의 원심력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충성고객층이 많으며 경기영향보단 상표와 브랜드 중심의 충성 지향적 소비심리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표적고객인 여성과 어린이의 소비 기호도에 맞춤형 소비재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이 트렌드로 나타날 전망이다.
유망 업종으로는 액세서리 전문점, 브랜드의류 전문점, 교육학원업, 뷰티미용업, 교구판매업, 어린이학원업, 화장품 전문점, 채식 전문점, 프리미엄분식 전문점, 디저트 카페 등이 있다. 유망 브랜드로는 컨트롤에이, 이랜드, 블랙엔화이트, 짐보리, 로즈마리뷰티샵, 로젠헤어, 박준미장, 네이처리퍼블릭, 토니모리, 김가네김밥, 바르다김선생, 베이글카페, 멜랑제, 끌레르 등이 있다.
▶6. 복고 시니어
복고 시니어 세대가 최근 명퇴와 함께 주요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할버지&할맘 등으로 표현되는 부모보다 손자들을 위해 소비의 핵심계층으로의 등장을 의미하는 단어들이다.
그들의 신소비자로의 등장은 옛날 사용한 제품이나 먹거리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귀향, 추억을 위한 다양한 상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소위 70~80년대의 아이템을 리와인딩한 복고상품에 대한 소비와 함께 젊은 세대들의 동반 소비지향에 의한 트렌드로 복고는 상당한 열풍이 예상된다.
유망업종으로는 퓨전주류 전문점, 빵 전문점, 족발&보쌈 전문점, 생활한복 전문점, 모자 전문점, 캐릭터 전문점, 테마여행사, 실내스포츠 전문점, 옛날통닭 전문점, 붓글씨&바둑학원, 정통한식 전문점 등이 있다. 유망브랜드로는 요리가마시따, 또봉이통닭, 놀부보쌈, 갈중이, 신미경닭갈비, 갈빛누리, 풀잎채, 낙지대학떡볶이과 등이 있다.
▶7. 합리적인 가격
경기의 저점 시에는 4대 파괴에 대한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변화하고 있다. 속도파괴, 성별파괴, 연령파괴 그리고 가격파괴를 의미한다, 하지만 수익성을 위한 가격파괴 현상은 가격의 하락을 실행하더라도 제조 원가나 유통을 차별화로 적당한 마진율을 구현하는 형태로의 전환이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를 합리적인 가격이라 명칭한다. 소비성향의 변화에 맞춘 가격의 저점현상은 모든 업종에서 나타날 것이고 객단가보다 객수의 증가를 통한 수익률의 효용성을 지향하는 운영 형태가 증가할 것이다.
유망 업종으로는 균일가 할인점, 저가 테이크아웃 전문점, 스포츠학원, 미들비어 전문점, 무한리필 전문점, 유망 브랜드로는 바보스, 꿀닭, 가마로강정, 다이소, 오땅비어, 펀비어킹, 브링웰, 공룡고기, 이디야, 월드크리닝, 치킨방아간, 뚱스밥버거, 코바코 등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