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K-팝 공연 같은 콘텐츠가 실제 관광 소비를 얼마나 확장시킬 수 있습니까.
A K-콘텐츠 관광의 핵심은 티켓 한 장이 여행 전체의 소비를 촉발하는 ‘팬덤 트래블’ 구조에 있습니다. 공연 티켓을 확보하면 여행 날짜와 목적지가 먼저 정해지고, 이후 항공과 숙박, 이동 수단, 촬영지, 맛집, 팝업스토어, 뷰티 체험 같은 소비가 연쇄적으로 붙습니다. 올해 부산 BTS 공연이 대표적입니다. 공연 전후 부산 지역 외국인 매출이 크게 늘었고, 특히 숙박·음식점·편의점·이미용업에서 증가 폭이 컸습니다. 공연 당일뿐 아니라 2주 전부터 이후까지 매출 증가세가 이어졌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공연이 관광객을 특정 시간과 장소로 끌어오는 ‘앵커’ 역할을 하고, 실제 부가가치는 전후의 숙박·교통·식음·뷰티·지역 관광에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Q 외국인 관광객의 서울 편중을 줄이려면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요.
A 현재 외래객의 서울 방문 비중은 여전히 높고, 지역 방문율은 제한적입니다. 콘텐츠 팬들도 익숙한 관광 코스에 머무는 이유는 지역으로 이동할 이유와 동선이 설계돼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필요한 것은 ‘지역 홍보’가 아니라 ‘여정 설계’입니다. 예를들어 부산 공연이라면 뮤직비디오 촬영지, 아티스트가 방문한 음식점, 지역 뷰티·패션 체험, 콘서트, 팬 애프터파티, 다음날 영도·기장 로컬 체험을 하나의 이야기로 묶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지방공항 직항 노선 확대, 공항과 KTX역에서 목적지까지 이어지는 통합교통, 체류 시간을 늘리는 로컬 앵커 콘텐츠, SNS·유튜브 중심의 다국어 정보 제공이 함께 가야 합니다.
Q K-콘텐츠의 인기를 실질적인 관광산업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제안한다면.
A 정책 목표를 ‘K-콘텐츠를 더 알리는 것’에서 ‘K-콘텐츠가 실제 여행으로 이어지는 전환율을 높이는 것’으로 바꿔야 합니다. 특히 한국 여행의 불편은 본인 인증, 앱 가입, 결제, 교통카드 같은 디지털 진입 단계에 집중돼 있습니다. 한강에서 치킨을 주문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처럼 콘텐츠로 익숙해진 경험 조차 외국인에게는 결제와 인증 때문에 어렵습니다. 한국은 현장 교통과 관광 서비스 수준이 높은 편인데, 정작 그 서비스에 들어가기 전 디지털 단계에서 마찰이 생기는 셈입니다. 따라서 국제 신용카드를 바로 쓸 수 있는 오픈루프 교통결제, 여권 기반 간편인증, 해외카드와 간편결제 연동 같은 인프라 개선이 필요합니다. 성과지표도 외래객 수보다 체류 일수, 지역 숙박일수, 1인당 지출, 콘텐츠의 실제 관광 전환율을 봐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아티스트나 드라마를 고르면 항공·숙박·공연·교통·촬영지·식당·뷰티까지 하나의 여정으로 예약되는 ‘K-콘텐츠 투어리즘 OS’가 필요합니다.
Q K팝·드라마 외에 ‘신한류 관광’으로 키울 만한 콘텐츠는 무엇이 있다고 보십니까.
A 앞으로 핵심 관광자원은 ‘한국인에게는 일상이지만 외국인에게는 특별한 참여형 경험’입니다. 편의점 라면, 포토부스, 헤어·메이크업, 피부관리, 카페, 한강 피크닉, 등산, 전통시장, 요리교실 같은 K-라이프스타일도 훌륭한 체험 콘텐츠입니다. e스포츠와 웹툰, 템플스테이와 한방·명상·자연치유를 결합한 웰니스 관광도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존재하는 문화를 ‘구경하는 것’에서 ‘직접 해보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 핵심입니다. K-팝은 보는 것에서 춤을 배우는 것으로, K-푸드는 먹는 것에서 만드는 것으로, K-뷰티는 사는 것에서 직접 스타일링받는 것으로 확장돼야 합니다.
[박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