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 기업인 주식회사 중소화장은 김대표가 창업하여 20년간 경영한 기업가치 200억원의 중소기업이다. 김대표는 외동딸 영희에게 회사를 물려주기로 결심하고, 2023년 3월 1일 당시 회사에 근무 중이던 영희에게 100억원 상당의 중소화장 주식을 증여했다. 영희는 조세특례제한법상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이하 ‘증여세 특례’)를 적용하여 약 9억원의 증여세를 신고·납부하였다. 이후 영희는 자녀 양육을 위해 2025년 한해 동안 육아휴직을 했다. 2026년 1월 1일 복직한 영희는 같은 해 5월 1일 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영희가 주식을 증여받은 날로부터 3년 이내에 대표이사에 취임해야 한다는 사후관리 규정을 어겼다며 증여세 특례에 따른 혜택을 취소하고, 일반 증여세율을 적용하여 약 36억원의 증여세와 이자상당가산액을 추가로 부과했다. 이에 영희는 육아휴직이라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었으므로 기한 내 미취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며 맞섰다.
한국의 상속세와 증여세의 최고세율은 50%이다. 여기에 최대주주 주식에 대한 할증평가까지 더하면 60%에 이른다는 평가도 있다. 과도한 세 부담으로 건실한 중견기업의 창업주가 회사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는 언론기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가업승계를 위해 ‘가업상속 공제제도’와 ‘증여세 특례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가업상속 공제제도는 기업주 사후에 가업 자산을 상속재산에서 제외(최대 600억원)하여 상속세를 낮춰주는 제도이고, 증여세 특례제도는 기업주가 생전에 주식을 증여할 때 일반 세율(10~50%) 대신 낮은 세율(10~20%)을 적용해 조기 승계를 돕는 제도이다.
증여세 특례제도의 효용은 일반 증여와 비교하면 명확하다. 사례처럼 1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할 때 일반 증여는 약 45억원의 증여세가 발생하지만, 증여세 특례가 적용되면 증여세 부담은 9억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증여세 특례 혜택을 유지하려면, 수증자(영희) 또는 그배우자가 증여세 신고기한까지 가업에 종사하고, 증여일부터 3년 이내에 대표이사에 취임하여 가업을 승계해야 한다. 또한 가업을 승계한 후 주식을 증여받은 날로부터5년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가업에 종사하지 않거나 증여받은 주식의 지분이 줄어드는 등 사후관리 요건을 위반한 때에는 증여세 특례 혜택이 박탈되고, 감면받은 세액에 이자까지 더해 추징을 당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례와 같이 증여를 받은 후 육아휴직을 하였다면, 그 기간만큼 가업승계 기간이 연장될 수 있을까? 수원고등법원 2020. 10. 7. 선고 2019누12575 판결(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은 증여일로부터 3년 이내에 대표이사에 취임하지 않은 이상 그 기간 중 육아휴직 기간이 포함되어 있어도 가업을 기한 내에 승계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위 수원고등법원 판결에 의하면, 영희는 36억원이 넘는 증여세에 이자까지 더 납부해야 한다.
가업상속 공제와 증여세 과세특례는 중소기업 승계를 지원하는 중요한 제도지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오히려 거액의 세금이 한꺼번에 추징될 수 있다. 특히 단순히주식을 증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취임, 가업 종사, 업종 유지, 지분 유지 등 여러 사후관리 요건을 계속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실제 승계를 준비할때에는 증여 시점, 후계자의 회사 내 직위, 대표이사 취임 시기, 휴직이나 유학·질병 등 예상되는 변수까지 미리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본 칼럼은 필자가 개인적으로 작성한 것으로 저자가 속한 법률사무소의 입장과는 하등의 관련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