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엔(Caynne)’은 포르쉐가 2002년부터 생산하고 있는 준대형 SUV다. 폭스바겐의 ‘투아렉’, 아우디 ‘Q7’과 함께 폭스바겐의 PL시리즈 플랫폼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당시 포르쉐는 카이엔 생산을 위해 독일 라이프치히에 새로운 공장을 세울 만큼 공을 들였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현재 포르쉐의 누적 판매량 중 카이엔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박스터’와 함께 1990년대 파산 직전이던 포르쉐를 부활시킨 쌍두마차 중 한 축이다. 새롭게 출시된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는 카이엔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이다.
포르쉐 측의 말을 빌면 “역대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우선 파워트레인은 176마력(PS)의 전기모터와 612마력(PS)의 4.0ℓ V8 트윈 터보 엔진 장착했다. 합산하면 최고 출력이 739마력이나 된다. 그것만? 제로백은 단 3.7초, 최고속도는 295㎞/h에 이른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전기 주행거리는 늘고 충전 시간은 짧아졌다. 트렁크 바닥 아래 25.9kWh 용량의 고전압 배터리가 설치돼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57㎞(고속도로 기준), 새로운 11kW 온보드 충전기를 사용하면 충전 시간도 2시간 30분 내로 줄었다.
최근 SUV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기능도 기본 장착됐다. 주행 상황에 따라 차체 높낮이가 조절되는 혁신적인 기술이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선 낮은 차체로 공기저항을 줄여 연비를 개선하고, 오프로드에선 차고를 높여 험로 주행 능력을 향상시킨다. 최상위 모델답게 외관에도 터보 모델 특유의 뚜렷한 프런트 엔드 스타일링이 적용됐다. 유광 블랙 에어블레이드로 장식된 대형 냉각 공기 흡입구가 가장 도드라진 특징.
인테리어에는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트림에 알루미늄 인레이가 적용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열선이 내장된 GT 스포츠 스티어링휠, 원하는 주행모드를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는 모드 스위치, 18개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는 가죽 스포츠 시트가 기본 사양으로 제공된다. 가격은 2억1050만원이다.
2024년 여름에 공개됐던 ‘올 뉴 디펜더 OCTA’가 2025년 상반기 국내 출시를 앞두고 사전 계약을 시작했다. ‘디펜더 110’의 성능을 최고로 끌어올린 가장 강력하고 럭셔리한 사륜구동이라는 게 랜드로버 측의 설명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이 말,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우선 파워트레인은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이 적용된 4.4ℓ 트윈 터보 V8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 635마력(PS)에 단 4초면 시속 100㎞/h로 달릴 수 있다. 여기에 최대 1m 깊이의 수심을 유영하듯 건널 수 있어 디펜더 모델 중 가장 뛰어난 도강 성능도 보유했다. 이 모든 성능을 담기 위해 세계 곳곳 총 110만㎞를 달리며 1만3960회의 혹독한 테스트를 거쳤다. 주행 코스가 어렵기로 소문난 독일 뉘르부르그링과 프랑스 라스투어 랠리 서킷에서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아우르는 전지형 성능을 개발했고, 스웨덴의 빙하, 두바이 사막, 미국 서부 모압 지역의 암벽, 영국 이스트노어 캐슬 등 다양한 환경에서 오프로드 성능을 검증했다.
OCTA가 무슨 의미냐고?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광물인 다이아몬드의 ‘팔면체(Octahedron)’ 구조를 의미한다. 그만큼 강하고 견고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외관은 이전 모델보다 지상고가 28㎜, 스탠스가 68㎜ 확장됐다. 험난한 지형에서도 여유롭게 주행할 수 있도록 프런트와 리어 범퍼가 재설계됐고, 오프로드 주행을 위해 바닥 부분의 보호 설계를 적용했다.
인테리어는 세미애닐린 가죽과 크바드라트(Kvadrat™) 소재의 퍼포먼스 시트가 고급스럽다. 기술적인 부분은 디펜더에 처음으로 탑재된 유압식 인터링크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을 빼놓을 수 없다. 온로드에선 차체를 수평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하고 오프로드에선 노면 변화에 따라 휠 아티큘레이션을 높여 대응한다. 특히 주행모드 중 OCTA모드를 활성화하면 모래와 자갈 같은 거친 노면에서 최적의 차체 제어와 정밀한 조향이 가능하다. 가격은 2억2000만원. 차별화된 사양으로 출시 첫해에만 한정 생산되는 ‘올 뉴 디펜더 OCTA 에디션 원’은 2억3000만원이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의 전동화 라인업 중 가장 최상위에 자리한 대형 SUV다. 2025년 상반기 출시가 예고된 이 차는 2024년 10월부터 티저 이미지가 공개됐다. 11월엔 미국 LA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전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고, 이후 국내에선 출시일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 신차설명회도 이어졌다. 업계에선 2023년에 출시된 기아 ‘EV9’이 준 교훈이란 말이 나온다. 국내 출시 이후 고전을 면치 못한 EV9과 달리 출시 전부터 붐업을 이어가는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 측은 최근 아이오닉9의 장점을 전하며 EV9보다 1회 충전 주행거리, 동력성능, 실내공간, 편의사양 등이 앞선다고 밝히기도 했다. 출시 시기가 1년 이상 차이 나는 만큼 각종 첨단 사양이 적용됐다는 의미다.
우선 디자인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보트(Boat)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를 바탕으로 공기 흐름을 최적화하고 공간이 여유로운 에어로스테틱(Aerosthetic) 실루엣이 적용됐다. 에어로스테틱은 공기 역학을 의미하는 에어로다이나믹(Aerodynamic)과 미학을 뜻하는 에스테틱(Aesthetic)의 합성어. 현대차 측은 “차량의 코너 부분과 루프라인을 매끄러운 곡선으로 처리해 공력 성능을 높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소개했다. 전면부와 램프 디자인은 아이오닉 브랜드의 핵심 디자인 요소인 파라메트릭 픽셀이 유지됐다. 차량 앞좌석부터 뒷좌석까지 곡선으로 설계된 측면 루프라인은 꽤 인상적이다. 덕분에 1열부터 3열까지 모든 탑승자에게 넉넉한 헤드룸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승용라인업 중 휠베이스(3130㎜)가 가장 길게 설계돼 동급 최대 수준의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시트는 7인승 1종과 6인승 3종으로 구성됐다. 2열에 스위블 시트를 탑재하면 180° 회전해 3열과 마주볼 수 있다. 2열 후방 기준 수하물 용량은 908ℓ(VDA 기준)로 골프백과 보스턴백을 각각 4개씩 실을 수 있다. E-GMP를 기반으로 110.3kWh 배터리를 탑재한 아이오닉 9은 1회 충전 시 최대 532㎞(19인치 휠 2WD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BMW가 디지털 편의성을 높인 4세대 ‘BMW 뉴 X3’를 공식 출시했다. 중형 SAV((Sports Activity Vehicle·BMW는 SUV 대신 SAV란 호칭을 사용한다.)로 분류되는 X3는 국내 프리미엄 중형 SUV 시장의 강자로 2024년 11월까지 누적 4619대가 판매되며 베스트셀링카 순위에 이름을 올리곤 했다. 4세대 완전 변경을 거친 뉴 X3는 이전 모델보다 차체는 커지고 최신 운영체제인 ‘BMW 오퍼레이팅 시스템 9’이 적용돼 한 걸음 더 진화했다. 우선 수직에 가깝게 설정된 전면부 디자인은 대형 키드니 그릴을 적용해 안정감을 강조했다. 내부에 수직선과 대각선을 조합한 새로운 구조의 키드니 그릴은 윤곽 조명인 BMW 아이코닉 글로우와 어우러지며 강한 인상을 완성한다.
후면부는 긴 루프 스포일러와 에어 디플렉터, BMW 특유의 T자형 그래픽을 새롭게 해석한 리어라이트로 현대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고성능 모델인 ‘BMW 뉴 X3 M50 xDrive’에는 가로 바(Bar)가 적용된 M 키드니 그릴과 M 전용 사이드 미러 커버, 4개의 배기구를 포함한 M 배기 시스템, 21인치 M 휠 등 M 전용 디자인이 적용된다.
인테리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9인치 컨트롤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통합한 BMW 커브드 디스플레이가 간결하다. 운전석에는 트림에 따라 육각 형태의 2-스포크 스티어링 휠이나 D-컷 디자인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이 장착된다.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하는 파노라마 글라스 루프는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된다. 티맵 기반의 한국형 BMW 내비게이션도 기본 사양으로 탑재된다. 경로 안내는 증강 현실 뷰로도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뉴 X3 20 xDrive’가 6890~7990만원, ‘뉴 X3 20d xDrive’가 7270~7890만원이며, 단일 트림으로 출시된 ‘뉴 X3 M50 xDrive’는 9990만원이다.
[안재형 기자 · 사진 각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