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배터리는 무수히 많은 충전을 해야 한다. 이러한 배터리의 수명과 직결되는 성능과 안전을 위한 테스트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가 바로 충방전기다. 이 장비로 2차전지의 충방전 시험을 통해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충·방전 효율, 온도 변화, 열화(Degradation)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주로 리튬이온 배터리,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ESS) 등의 성능과 수명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충방전기 시장은 전방산업의 성장과 함께 급격하게 확장되고 있는 분야다.
엠에이케이는 기존 반도체 플라즈마 기술을 활용한 전력변환장치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를 기반으로 2차전지 충방전기의 다양한 적용이 가능하다. 활성화 공정에서 충방전기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EOL(End of Line) 검사 공정에서도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엠에이케이의 기술 경쟁력은 기존 장비의 크기를 절반 이하로 줄였다는 점에 있다. 2020년대 초반부터 토털 디지털 제어방식과 고주파 절연 스위칭 방식으로 된 충방전기 상용화에 성공한 엠에이케이는 소형화된 고성능 충방전기를 통해 기존 저주파 방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을 선보였다.
엠에이케이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앞선 기술을 탑재한 장비를 일반 자동차에 탑재 가능한 크기 수준으로 줄여 편의성을 높였다”라며 “일반 자동차 정비소에서도 사용 가능한 크기이며 차량에 거치해 이동하며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기술적 우위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재활용 검사 장비 시장에서도 중요한 차별화 요소가 되고 있다.
한편 엠에이케이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있었던 만큼 향후 발화 예방과 검사 관련 분야에서 활용가능한 충방전 진단 기술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엠에이케이 측은 “현재 공공기관과 함께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화재 발생 위험이 있는 배터리를 점검할 수 있는 장비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귀띔했다.
엠에이케이는 일찍부터 기존 저주파 절연 방식에서 고주파 절연 스위칭 방식을 적용한 충방전기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기존 저주파 절연 방식 충방전기는 설치공간과 효율성에서 제한이 있었으나, 엠에이케이의 고주파 절연 방식은 3세대 스위칭 소자인 SiC-FET 적용과 자성소자의 크기를 소형화해 효율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충방전기의 부피를 40% 이상의 수준으로 줄여 공간 활용성을 최대 200%까지 증대시키면서도 더 높은 정확도를 제공해,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성과 제조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데 기여했다.
특히, 엠에이케이의 고주파 방식 충방전기는 기존 설치된 양산 라인에서 고용량 배터리로 모델이 추가·변경될 경우 사용 중인 충방전기의 용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검토 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회사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여러 기관·글로벌 기업기관들과 표준화 및 납품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엠에이케이 관계자는 “고용량 충방전기가 요구되는 전기차·ESS 등 배터리 제조 라인에서 기존 저주파 방식은 장비면적이 커서 기존 설치 공간과 추가 설치공간이 필요하다”라며 “반면, 엠에이케이의 소형화된 고주파 방식 충방전기는 공간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우수한 성능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는 최초로 모듈 교환 방식을 적용하여 배터리 제조 공정의 최적화를 이끌고 있다.
엠에이케이 관계자는 “모듈·팩 EOL 그리고 Cycler Test 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지보수(CS)에는 보통 3~7일이 소요되는데, 엠에이케이의 모듈 교환 방식은 예비 모듈을 교체함으로써 즉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유지보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다”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은 물론, 고객사 유지보수 대응에 대한 신뢰도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엠에이케이 측은 “모듈 교환 방식은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의 스마트공장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라며 “이 기술을 통해 배터리 모듈·팩 제조 공정 및 평가과정에서 시간 절감과 품질 향상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큰 폭으로 성장함에 따라, 2차전지 시장의 수요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에 따르면, 2020년 148GWh였던 2차전지 수요는 2025년에는 1400GWh, 2030년에는 3,337GWh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장 성장은 전기차 수요 증가와 배터리 주행거리 향상, 그리고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엠에이케이는 국책과제를 통해 충방전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엠에이케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2024년도 소재부품기술개발(이종기술융합형)’ 배터리 임피던스 측정기능이 포함된 챔버 일체형 2차전지 펄스 충방전기 개발 과제에 주관연구기관으로 선정되어 프리딕션, KOTMI, KTR, (주)유뱃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총 25억원의 지원을 받아 2년 6개월간 이차전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생산 공정을 혁신할 수 있는 펄스형 충방전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엠에이케이는 2026년까지 연구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충방전기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 공정뿐만 아니라, 배터리 인증기관, 자동차 제조사, 그리고 2차전지 재활용 분야에서도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 검사 장비 시장은 향후 2차전지 시장에서 큰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어 충방전기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엠에이케이 측은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ESS, 배터리 시험 연구소 등 다양한 분야에 납품 실적을 가지고 있다”라며 “2차전지 재활용 시장의 확대에 맞춰, 배터리 잔존 성능 검사기와 방전기도 납품 중”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 충방전기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규제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분야와 함께 차세대 에너지 분야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기차·모빌리티 시장 확대에 따라 배터리 진단 및 검사를 위한 충방전기 도입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자동차 정비 사업체는 약 3만 6000곳에 이르며, 매매 및 폐차 업체, 성능점검업자, 지정정비사업체 등도 배터리 진단 장비의 잠재 고객군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도 전기차 및 모빌리티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전기차 시장은 연평균 25% 이상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북미, 유럽,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전기차 정비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환경에 엠에이케이는 ‘무전원 이동형 배터리 성능 평가 진단 장비’를 개발하여 이동성과 조작의 편의성을 높이는 데 치중하고 있다.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장소에서 배터리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장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엠에이케이 측은 “현재 전기차 외에 전기스쿠터, 전기킥보드 등 모빌리티 시장에서도 큰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회사는 이러한 시장 환경에 맞춰 사업을 확장해 2026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충방전기 소형화 이슈가 진행될수록 자사의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여 경쟁 제품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라며 “투자사들과 2026년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70호 (2024년 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