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SUV가 뜨고 있다. 대당 수억원에 달하는 몸값에도 희소가치를 내세워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장인의 손길로 한 땀 한 땀 완성했다는 명품 위의 명품, 이른바 억 소리 나는 SUV 4대를 소개한다.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SUV
▷롤스로이스모터카, 컬리넌
롤스로이스가 브랜드의 첫 SUV ‘컬리넌(Cullinan)’을 소개하며 내놓은 첫마디는 ‘슈퍼 럭셔리 SUV’였다. 그럴 만했다. 세상에 단 한 대뿐인 차를 만들기 위해 철저히 수작업으로 주문 생산하는 브랜드 아니던가. 일례로 가죽시트 제작에 탁 트인 고산지대 목초지에서 방목된 황소의 가죽만 사용하고, 가죽작업에만 장인 60여 명이 투입된다. 그 자존심과 자부심이 이 한 대의 차량에 집약됐다는 게 브랜드 관계자의 귀띔이다.
폴 해리스 롤스로이스모터카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렉터는 말한다. “컬리넌은 강원도에서 서핑, 스노보딩 등 다양한 여가활동뿐만 아니라 도심에서 쇼핑, 미술관을 관람하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터프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SUV”라고. 그의 말을 해석하면 어떤 상황에도 어울리는 팔방미인이란 말인데, 우선 겉모습은 묵직하고 웅장하다. 100% 알루미늄 구조인 럭셔리 아키텍처(Architecture of Luxury)를 기반으로 제작된 차체는 ‘뉴 팬텀’보다 높고 길이는 짧아졌다. 여기에 SUV 세그먼트에선 처음으로 실내공간에 스리 박스(Three Box) 스타일이 적용됐다. 뒤편 수납공간과 승차공간을 유리 파티션으로 분리해 엔진실, 차체 실내, 트렁크 3개의 독립 공간을 갖추고 있다. 뒷문에 배치된 버튼을 누르면 뒷 좌석을 2/3, 1/3 비율로 접을 수 있어 기본 560ℓ의 적재공간이 1886ℓ로 늘어난다. 뒷좌석 중앙의 고정식 센터콘솔에는 롤스로이스 위스키 잔과 디캔더, 샴페인 글라스, 아이스박스로 구성된 드링크 캐비닛이 설치됐고, 개별 시트는 몸에 꼭 맞게 조정할 수 있다.
주행성능은 신형 6.75ℓ V12 트윈 터보 엔진(최고출력은 563마력)과 사륜구동 시스템이 책임진다. 여기에 ‘에브리웨어(Everywhere)’ 버튼을 누르면 최대토크를 4개의 휠에 전달해 거친 트랙이나 젖은 잔디, 자갈길, 진흙, 모래밭에서도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하다. 차량 주문 가격은 4억6900만원부터. 차량 인도는 내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취향대로 맞춤 주문까지 척척
▷벤틀리, 벤테이가
이름마저 고급지다. 벤틀리 측의 소개말을 그대로 옮기면 “벤테이가(Bentayga)는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강력한 고품격 럭셔리 SUV”다. 우선 주행성능은 6.0ℓ 트윈터보 W12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608마력, 최대토크 91.8㎏.m, 제로백 4.1초, 최고속도 301㎞/h를 자랑한다. 4개의 원형 LED헤드램프와 대형 매트릭스 그릴, 과감한 라인과 근육질 몸매까지 벤틀리 고유의 디자인 DNA를 적용했다.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완성한 실내 공간은 이른바 모던 브리티시 력셔리를 지향한다. 개개인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 제작이 가능한데 기본 17가지 외장 색상으로 최대 90가지 색조를 만들 수 있고, 15가지 카펫, 7가지 수제작 베니어, 15가지 인테리어 트림 가죽 등이 마련됐다. 편의 기능도 볼거리. 여러 종류의 표지판을 인식해 관련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표지판 인식 기능, 주차 공간에서 후진할 때 레이더 기술로 교차 차량을 감지하는 후방교차차량경보 기능, 카메라 4대로 차량 주변 환경을 보여주는 탑 뷰 기능 여기에 좁은 공간에서도 평행 주차와 직각 주차 등 자동으로 스티어링 휠을 제어하는 파크 어시스트 기능이 옵션으로 제공된다. 가격은 3억4400만원. 지난해 국내시장에 출시된 이후 올 상반기까지 총 142대가 판매됐다.
▶오프로드에서도 화려한 퍼포먼스, SUV 스포츠카
▷포르쉐, 더 뉴 카이엔
2002년 탄생 이후 전 세계에서 76만 대 이상 판매된 카이엔의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6기통 3ℓ 터보 엔진을 탑재한 ‘더 뉴 카이엔(The New Cayenne)’은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f.m를 발휘한다. 제로백은 6.2초(스포츠 크로노 패키지를 장착한 경우 5.9초), 최대 속도는 245㎞/h다. 진흙(Mud), 자갈(Gravel), 모래(Sand), 바위(Rocks) 등 4개의 오프로드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포르쉐의 디자인 DNA가 반영된 외모는 한층 더 스포티해졌다. 확장된 전면 공기 흡입구, 새롭게 적용된 수평형 에지 라이트는 차량이 정지한 상태에서도 크고 견고한 SUV의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 트렁크 공간은 기존 모델 대비 100ℓ 증가한 770ℓ다. 차체 설계는 스포츠카와 동일한 경량 구조 원리가 적용됐다. 911과 파나메라처럼 합금강과 스틸을 조합했고 외관은 알루미늄만 사용했다. LED 상향등, 더 커진 휠, 파크 어시스트 등 기본 사양은 늘었지만 공차 중량은 2040㎏에서 1985㎏으로 감소했다. 신형 파나메라에서 처음 선보인 포르쉐 커뮤니케이션 매니지먼트(PCM)가 더 뉴 카이엔에도 적용됐다. 올 11월부터 국내 판매가 진행되며 가격은 1억180만원이다.
▶빠르고 민첩한 & 크고 안락한
▷랜드로버,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랜드로버가 생산하는 모델 중 가장 속도가 빠르고 민첩한 프리미엄 스포츠 SUV다. 3.0ℓ SDV6 터보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306마력, 7.3초의 제로백을 자랑한다. 여기에 기본 탑재된 상시 4륜구동 시스템이 안정적인 주행을 돕고 있다. 매끄럽게 마무리된 유선형의 루프라인과 기울어진 윈드스크린, 낮은 차체 등이 스타일리시한 외모를 완성했다면 센터페시아를 가로지르는 가죽 마감은 한눈에 봐도 고급스럽다. 전장이 4879㎜, 전폭이 1983㎜에 달해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앉아도 무릎 앞에 주먹 두 개가 들어갈 만큼 여유롭다.
첨단 편의사양은 보다 앞선 미래지향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의도치 않게 차선을 이탈한 경우 차량이 개입해 차선 위치를 잡아주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는 물론, ‘후방 교통 감지’ 기능이 포함된 ‘사각지대 어시스트’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운전자를 보호하는 능동형 첨단 안전 사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