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이더는 1774년 프란체스코 피나이더(Fr-an cesco Pineider)가 설립했다. 지난 240여 년 동안 세련되고 아름다운 고급 가죽 상품과 문구류를 이탈리아 전통 수공예 기법으로 ‘한땀 한땀’ 정성들여 생산해왔다. 특히 블랙과 브라운은 물론 화이트, 블루, 레드, 청록, 옐로, 핑크 등 섬세하고 아름답게 표현되는 다채로운 가죽 컬러로 유명하다. 또 나폴레옹, 스탕달, 바이런, 엘리자베스1세 영국 여왕, 찰스 디키스부터 엘리자베스 테일러, 헨리 포드, 오바마 미 대통령까지 작가와 예술가, 정치계 인사들의 사랑을 받아온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국가 공식행사에 사용되는 문구류는 항상 피나이더 제품이 사용될 정도로 국가를 대표하는 심볼이자 상류사회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지난 2009년 이탈라이에서 개최된 G8 정상회담에서도 데스크 패드, 메모 홀더, 펜 홀더와 각종 지류, 각국 정상들에게 제공되는 G8용 서류가방 모두 피나이더 제품이 사용됐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발전해 온 피나이더
1774년 이탈리아 수도 피렌체의 시뇨리아 광장에 프란체스코 피나이더는 다양한 색상의 고급지류 판매상점을 열었다. 피나이더는 앵글로 색슨과 게르만 전통 인쇄술인 수공예 금형을 이용한 고품질의 지류 제작 방법을 이탈리아 최초로 도입한 인물로 곧 유럽 내 중산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작은 필기구 상점에서 데스크 패드와 고급 가죽 액세서리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며 지류 및 가죽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피나이더는 19세기 초 귀족과 부유한 상인들의 요청으로 펜, 잉크, 서류철과 액세서리 등과 같이 품격 있는 문구류 시리즈를 만들었다. 그후 사업을 확장하면서 플로렌스 장인들이 제작한 가죽 제품을 본격적으로 선보인다. 19세기 영국, 프랑스, 독일 여행객들은 그랜드 투어(유럽대륙순회 여행)의 목적지인 플로렌스에 도착해 피나이더를 처음 접한 뒤 그 매력에 빠진다. 나폴레옹과 스탕달, 바이런, 엘리자베스1세, 찰스 디킨스 등은 이때부터 피나이더의 열혈 고객이 되었다.
19세기 중반 플로렌스가 이탈리아의 수도가 되고 뒤이어 관광산업이 눈부시게 발전했다. 피나이더는 도시의 첫 번째 공식 안내서를 인쇄하고 여행객들을 위한 사진과 엽서를 생산했다. 대사관과 정부 각 부처 사람들, 사노이 왕족은 피나이더의 큰 고객이 됐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상점의 규모가 너무 작아 1867년 플로렌스 내 토르나부오니 거리에 두 번째 상점을 열었다. 이탈리아의 수도가 로마로 바뀌자 사보이 왕족은 피나이더에게 로마에 새로운 상점을 열 것을 제안했고 곧 로마에도 피나이더 매장을 오픈했다.
20세기 피나이더는 유행의 흐름에 보조를 맞추기 위해 좀 더 다양한 상품군을 준비했다. 생일카드, 명함, 메모지, 라벨, 우표와 도장 등의 문구류를 제품 목록에 포함시켰다. 이 시기 피나이더는 전 세계 도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포드의 창시자 헨리 포드와 마를렌 디트리히, 마리아 칼라스 등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피나이더 제품을 사용할 만큼 큰 애착을 보였다.
240년이라는 긴 역사 동안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피나이더는 첫 상점을 오픈한 이래, 단 한 번의 이사 없이 그 장소에 자리잡고 있다. 여러 유명 브랜드들이 밀라노와 로마에 집중돼 있지만 피나이더는 가죽의 본고장 피렌체를 떠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이탈리아 가죽 브랜드들이 인건비와 재료비가 저렴한 동유럽에서 제작하는 것과 달리 피나이더는 모든 공정을 이탈리아에서 100% 전통 수공예 공법으로 제작하고 있다.
피나이더 제품은 가죽의 품질과 가공 기술에 따라 11가지 컬렉션으로 분류된다. 모든 제품은 최고의 이탈리아 가죽 공예가들의 전통 기술로 만들어지는데 어느 브랜드보다 폭넓은 상품군을 자랑한다. 11가지 가죽 컬렉션별 남녀 서류 가방 및 핸드백, 다양한 컬러의 지갑, 여행 가방과 기타 가죽 케이스는 물론이고 독특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죽 커프스 링크, 가죽 알람시계, 만년필, 손목시계를 선보이고 있다.
문구류도 빼놓을 수 없다. 19세기 초부터 생산된 데스크 시리즈 및 문구류는 이탈리아 왕가에서 사용된 이래 현재까지 정부 공식 행사에 사용되고 있다. 여기에 컬러와 프린트를 선택할 수 있는 가방과 액세서리 등의 키즈 라인도 판매한다.
피나이더를 사랑한 명사들
피나이더가 최고급 브랜드로 거듭나기까지 수많은 명사들이 함께 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은 프랑스의 나폴레옹. 그는 피렌체를 찾을 때면 상점에 3~4일간 머무르며 지류와 펜, 잉크, 서류철, 데스크 액세서리를 직접 주문해 애정을 과시했다. 세기의 러브스토리로 불리는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와 오나시스의 깊은 연인 관계 역시 피나이더의 특별한 편지지를 통해 이루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또 자신의 눈동자 색에 맞춰 편지지를 골랐던 영국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도 피나이더의 열렬한 애호가였다.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바이런과 프랑스 소설가 스탕달도 피나이더의 주요 고객이었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여행할 때 늘 피나이더의 트라이 백을 가지고 다닌다.
피나이더를 대표하는 컬렉션 10CARTA 독점적인 기술을 지닌 피나이더 수공예자들이 개별 맞춤한 문구류 컬렉션. 다채로운 색감과 높은 품질을 자랑한다.
GEMELLI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남성들이나 우아함을 선호하는 중년층 고객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커프 링크스 컬렉션. 가죽을 꼬아 장식한 것이 특징이다.
TRI-BAG 외출용 가방이나 여행용 가방에 맞춰 개별 맞춤화할 수 있는 멀티 레벨 클로져백.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송아지 가죽으로 제작했다.
COUNTRY 매끈하게 두들긴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젊은 감각의 컨트리 컬렉션.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젊은 감각이 특징이며 여성의 여행을 위해 고안한 컬렉션이다.
CITY CHIC 작고 정교한 디자인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위해 탄생한 이 컬렉션은 다채로운 색상으로 이루어졌다. 송아지 가죽의 입자 (Veau Grai-ne)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SMALL 승마용품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으며 천연식물이 첨가된 송아지 가죽과 이탈리아 산 가죽 고삐, 햇볕에 그을린 식물성 추출물을 이용했다.
POWER ELEGANCE 투스카니 전통에 따라 오크나무와 밤나무의 타닌을 가죽 공정에 활용한 정통 이탈리안 가죽 제품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아름다워지는 색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1774 피나이더 설립연도에서 이름을 가지고 온 1774 컬렉션. 숙성된 송아지 가죽을 이용해 빈티지한 느낌을 준다. 구두의 브로그 장식 공정 과정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했다.
OPTICAL 무두질한 흰색의 가장자리가 특징인 새로운 컬렉션. 검정 또는 진녹색의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1949 가볍고 기능성이 뛰어난 최고급 송아지 가죽으로 제작된 1949 컬렉션. 진취적이고 우아하며, 가볍고 기능성이 뛰어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신경미 기자 lalala-km@mk.co.kr]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5호(2011년 0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