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날씨에 코트 이상으로 따뜻함을 선사하는 것이 있다면단연 ‘머플러’다. 목을 부드럽게 감싸는 머플러는 체감온도를 5도상승시키는 보온효과는 물론 스타일링을 릴랙스하면서 세련되게완성한다. ‘오늘따라 왠지 멋져 보이는 당신’으로 말이다.최고급 슈트에 머플러와 배낭을 메고 자전거를 타고 월 스트리트를 가로지르는 빌 게이츠. 격식은 차리되 패션에서만큼은 편안한스타일을 선호하는 빌 게이츠는 머플러와 잘 어울리는 최고의 아이콘이 아닐 수 없다.
신인배우 시에나 밀러와 연인이 된, 영화 <나를 책임져, 알피>의주드 로 역시 단정한 슈트에 머플러를 즐겨 매치했다. 주드 로는 영화 내내 세련되면서 자유로운 보보스 룩의 전형을 보여주면서 여자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올 겨울에는 빈티지 룩을 얼마나 멋스럽게 연출하느냐가 가장 핵심적인 트렌드이자 숙제다. 빈티지 룩을 완성하는 겨울 패션 소품중 머플러는 가장 중요한 아이템으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한겨울에도 꼭 입어야 하는 직장 남성들의 슈트는 의외로 따뜻하지 않다.웬만큼 강한 남성이 아니라면 체감온도를 높여줄 아이템이 필요하다. 듣기만 해도 온기가 느껴지는 ‘머플러’가 바로 그것이다.또한 머플러는 효율적이다. 햇볕이 쨍쨍한 한낮에는 풀어두었다가 아침, 저녁에 가볍게 걸칠 수 있어 효율적인 아이템으로 추천한다.
‘감싸다’, ‘뒤덮다’에서 유래
머플러의 어원은 ‘muffle(감싸다, 뒤덮다)’이다. 사람의 목을 감싼다고 해서 머플러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목은 추위와 더위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고 사람이 멋을 부릴 때 가장 빈틈이 생기기쉬운 부분이다. 예로부터 목에 천을 두르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머플러의 역사는 자그마치 기원전 13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머플러는 기원전 1250년 아시리아 왕국에서 탄생한 숄에서 유래된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남녀를 불문하고 다양한 크기의 장식 술이 달린 숄을 애용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당시의 대중적인복장은 원피스 스타일이었는데, 숄은 상반신을 덮는 보조적인 의복이었을 것이라고 추측된다.숄과 비슷한 스톨은 고대 로마 여성들이 입었던 소매가 없는 긴 옷이 그 원형이며 ‘스톨라’ 라고 불렸다. 중세에 그리스도교 사제들이어깨에 걸친 띠 모양의 장식물을 뜻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오늘날의 머플러로 진화했다는 전문가들의 전언이다.동양에서 머플러의 기원 역시 역사적으로 남아 있다. 일본에서는'히레'가 있었는데 히레는 목을 감싸는 띠 모양의 천을 말한다.
나라 시대(710~784년) 전기의 관리이자 가인이었던 야마노우에노오쿠라는 연인과의 이별을 안타까워하며 산에서 히레를 흔들었던때의 심정을 시로 읊었다고 한다. 고대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여러역사서에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히레를 목에 둘렀다고 나와 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목에 두르거나 목을감싸는 천은 추위를 막기 위한 것뿐 아니라 장식품의 일종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혹한의 땅에서 뿐만 아니라 현대의 도회 생활에서도 머플러는 방한 목적만이 아닌 장식품으로 받아들여지고있다. 사실 겨울 남자 하면 고급스런 캐시미어 코트에 머플러를 하고 있는 것이 떠오르는 게 인지상정이다.
남성의 머플러에 대한 ‘간지’나는 트렌디한 코드를 몇 가지 짚어보고 넘어가자. 한때 유행이 되었던 체크 머플러. 빅뱅의 <거짓말>하나로 남녀, 너나 할 것 없이 체크 머플러가 인기였다. 다양한 색깔의 체크 머플러들이 나왔는데, 세련된 직장인이라면 블랙 앤 화이트가 가장 무난할 것 같다.드라마 <파스타>의 이선균은 머플러 하나로 댄디하고 세련되게 변신했다. 극중 이선균은 이탈리안 주방장으로 ‘버럭 선균’이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냉철하고 까칠하지만 자신의 따뜻한 내면을 ‘머플러’를 통해 멋스럽게 표현했다.
지금도 유행하고 있는 이선균 머플러의 특징이라면 컬러 배합이독특한 레이어드다. 심플한 단색부터 화려한 색상의 체크까지 다양한 레이어드 머플러를 매치해 감각적인 스타일로 변신한다는 데있다. 풍성하게 레이어드한 머플러를 둘러주거나 똬리를 틀듯이감아올리는 등 다양한 머플러 스타일링이 그만의 개성을 드러내주었다.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의 공항 패션은 머플러의 인기를 가속화하고있다. 공항 패션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는 가운데 머플러는 공항패션을 완성하는 소품으로 자리 잡았다. 이병헌, 소지섭, 장동건,배용준 등 한류 스타이자 패셔니스타로 알려진 연예인들은 선글라스와 함께 반드시 머플러를 착용한다.
하지만 머플러를 어려운 패션 아이템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남성들이 꽤 많다. 문제는 머플러의 구매 동기에 있다. 남성들은 ‘보온’이라는 생리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머플러를 구매하는데, 여성들처럼 머플러를 패션 아이템으로 선택해야 한다. 코트가 캐시미어라면 같은 소재의 머플러를, 가죽점퍼라면 투박하게 손뜨게한 듯한 느낌의 니트 머플러를 맨다는 식의 구체적인 발상을 가지고 스타일링에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 머플러의 장점은 어떠한 아우터와 어떠한 컬러의 머플러를 매치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를 극과 극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머플러가 남성들에게 어려운 이유
상하의가 같은 슈트의 경우는 같은 컬러의 머플러가 아니면 어색할 수 있다. 콤비 스타일의 슈트나 코트 위에 배색이 좋은 머플러를 연출한다면 매우 세련된 겨울 슈트 차림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가장 즐겨 입는 블랙 컬러의 슈트의 경우 한 톤 다운된 핑크나 레드 컬러의 머플러를 선택한다면 좀 더 화사해 보일 수 있다. 그레이 컬러의 슈트일 경우 네이비 컬러의 머플러를 선택한다면 단정하게 연출할 수 있다. 차분하면서 따스함이 느껴지는 올리브 컬러의 코트와 카멜 컬러의 머플러는 이지적이면서 포근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최근 머플러의 트렌드 중 하나는 둥근 스타일의 넥 워머다. 링 타입이기 때문에 스타일링이 비교적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디자인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소재도 캐시미어, 앙고라, 퍼와 같이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이다.
하지만 워머가 누구에게나 실용성 최고인 것은 아니다. 사각턱인 경우 아무리 예쁜 워머를 걸쳐도 그만큼의 효과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워머로 얼굴을 가릴 수 있어 좋지 않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오히려 얼굴로 시선을 집중시키면서 사각턱이 부각돼 보일 수 있다.
머플러를 할 때는 자신의 얼굴형을 고려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갸름하고 동그란 얼굴형에는 머플러가 잘 어울리지만 각진 턱이나 주걱턱 같은 경우에는 잘못 코디하면 얼굴형의 단점이 더 두드러지기도 한다. 쌀쌀한 바람 때문에 한껏 멋을 내 머플러를 둘렀다가도 막상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 목이 짧아 보이거나 얼굴이 커 보이는 등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사놓고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머플러는 의상뿐 아니라 얼굴형에 따라 어울리는 코디법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턱이 크고 각진 사각턱의 경우에는 긴 니트 머플러를 여러 번 목에 두른 후 묶어 주면 결점을 커버할 수 있다. 이때는 너무 과하지 않게 두르고 턱을 살며시 가리는 것이 포인트다.
반대로 턱이 긴 경우에는 폭이 좁은 머플러를 한 번만 감아 목 윗부분을 드러내거나, 부드러운 소재의 스카프를 어깨에 가볍게 묶어주는 것이 좋다. 목을 시원하게 드러내 긴 턱을 커버하는 방법이다.
아래턱이 튀어나온 주걱턱의 경우는 숄 타입의 머플러를 선택해 어깨에 두르는 식으로 연출하면 시선을 자연스럽게 어깨 부분에 쏠리게 할 수 있다. 또한 얼굴형이 콤플렉스인 경우에 무늬나 색상이 화려한 머플러를 착용하면 머플러에 시선을 잡아두게 되므로 도움이 된다.
특별한 약속이나 저녁 스케줄이 없더라도 오늘만은 머플러를 둘러보자. 처음에는 너무 과한 것이 아닐까, 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당신이라도 타인들 눈에는 ‘멋져 보이는 당신’으로 그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 분명하다.
[모은희/ 아트 기획자]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 까날리 투톤 머플러 이탈리아 최고급 남성 브랜드
1934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지오바니(Giovanni)와 지아꼬모 까날리(Giacomo Canali) 형제의 양복점으로 시작한 까날리는 전 세계 1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원단부터 제작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정통 방식을 고수한다. 까날리의 가장 큰 특징은 100% 비접착 방식의 슈트 제작이다. 캔버스를 재킷 내부에 덧대 제품의 실루엣이 흐트러지는 것을 방지하고, 편안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또한 겉 원단을 비롯한 내부에 쓰이는 모든 원단을 천연 소재만을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숙련된 기술자들의 수작업으로 완성된 까날리는 최신 기술에 아낌없이 투자해 높은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용성 높은 선물
오바마 대통령과 할리우드 영화배우 마이클 더글러스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이 즐겨 입는 이탈리아 남성 슈트 브랜드 까날리가 다가오는 크리스마스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제안한다. 캐시미어(49%)와 실크(51%)가 혼방된 투톤 컬러 머플러가 그 주인공. 한겨울 살을 에는 듯한 매서운 바람으로부터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주고, 동시에 스타일에도 활기를 불어 넣어줄 캐시미어 머플러는 겨울철 최고의 선물이다. 부드럽고 가벼운 착용감을 자랑하는 까날리의 투톤 머플러는 클래식한 슈트 차림이나 캐주얼 느낌의 콤비네이션 재킷, 스포티한 아웃도어 점퍼 등 어디에 매치해도 근사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블랙, 그레이, 네이비 등 어두운 컬러가 주를 이루는 겨울 아우터에 머플러를 매치하면 자칫 칙칙해 보일 수 있는 룩에 경쾌한 컬러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까날리 고유의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린 이 투톤 머플러는 남녀노소 구분 없이 착용이 가능해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신경미 기자 lalala-km@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