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라이프 & 싱글 비즈]Single life & Single biz "더불어 살며 홀로 즐기는 삶"
입력 : 2012.12.03 17:42:04
수정 : 2012.12.26 18:16:55
휴대폰 알람소리에 눈을 뜨곤 10분쯤 뒤척인다. 아침식사는 어제 마트에서 사온 1인용 샐러드로 대신했다. 간혹 손바닥 만한 프라이팬으로 오믈렛을 만들기도 하지만 혼자 먹는 아침은 간단한 게 가장 큰 미덕이다. 2년 전부터 사용하는 캡슐커피머신은 향과 양을 정확히 기억해 매일 같은 맛의 커피를 추출해준다. 가전제품의 전원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꺼지는 전원오프 기능이 있어 켜놓고 출근해도 신경 쓸 일이 없다. 지하철로 20분 남짓, 출근길은 늘 붐비지만 휴대폰으로 하루 일정을 체크하기에 알맞은 시간이다.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장소부터 병원진료 예약까지 싱글을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손가락만 튕기면 만사 오케이다.
하루 일과를 마친 후 홀로 나선 퇴근길,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영국 셰프 고든 램지는 “홀로 오는 손님의 예약을 받지 않는다면 식당이 아니다”라고 했다지.
바(Bar) 형태의 1인석에 홀로 앉아 정면의 대형 TV를 보며 느긋하게 식사를 마쳤다. 식당을 나와 소화도 시킬 겸 식당가 옆에 자리한 대형마트로 발걸음을 옮긴다. 1, 2, 3층을 오가며 새로운 IT기기와 아이디어 상품을 살펴보곤 야식과 아침식사를 위해 식품매장에서 소용량 상품을 골랐다. 요즘엔 생선회도 1인용으로 포장돼 있어 어찌나 편한지, 게다가 가격도 6000~7000원대로 저렴해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30대 중반 김영철(가명) 씨의 하루는 더불어 살며 홀로 즐기는 삶이다. 부모님과 함께 살다 1인 가구를 꾸린 지 3년째.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싱글라이프를 겨냥한 맞춤상품이나 서비스가 속속 개발되는 것 같다”며 “혼자 사는 이들에게 편리한 시스템이 갖춰지는 것 같아 큰 불편 없이 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전 세계 1인 가구 수는 2억4200만 가구. 전체 가구의 13%를 차지하며 인류 출현 이후 처음으로 혼자 사는 인구가 증가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가구는 1990년 102만 가구에서 2011년 436만 가구로 4.3배나 확대됐다. 전 세계에서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르다. 소규모화된 가계구조는 소비패턴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경제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싱글족이 패션업계의 초기 구매자로 떠올랐는가 하면 여행, 뷰티, 주방용품 업계에선 이들을 위한 서비스와 마케팅이 눈에 띄게 늘었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과연 어떠한 트렌드와 패턴으로 이어지게 될까. 2012년을 관통한 1인 가구와 싱글족의 파급력은 2013년에도 유효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