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에서 생활용품 기획전 ‘메종 드 신세계’가 진행됐다. 콘셉트는 1인 가구를 겨냥한 1인용 소품과 가전, 식기. 마케팅 타깃은 싱글족이었다. 경기불황이 화두인 시기에 이 백화점의 생활용품 판매는 최근 2년간 평균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주방용품은 7~9월 지난해 동기대비 16.2% 늘었다. 소형가전도 같은 기간 13.8%나 매출이 늘었다. 신세계 측은 싱글족과 홈스토랑족(홈+레스토랑)의 증가를 매출 상승의 원인으로 꼽았다.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살림을 갖추려는 싱글족이 늘고, 외식대신 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하려는 이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대형 백화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기존 제품과 달리 컬러풀한 디자인과 멀티기능 등 효율성이 높인 소형제품들이 싱글족을 겨냥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인테리어를 위한 별도의 개조 공사가 필요 없는 원포인트 인테리어 제품도 인기다.
독특한 디자인 소품을 활용해 원하는 공간에 포인트를 주는 방식이다. 로얄 앤 컴퍼니에서 출시한 싱크용 수도꼭지 ‘스완’은 블랙, 블루, 레드 등 다양한 색깔을 갖추고 있어 주방 인테리어나 싱크대 색상에 맞춰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다. 작은 소품으로 원포인트 인테리어가 가능한 가전도 눈길을 끈다. 스위스 캡슐커피 크레메소가 선보인 ‘우노 바이 크레메소’는 기존의 클래식 모델에 카본 블랙과 파이어 레드 컬러를 적용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카페 연출이 가능하다. 최대한 심플한 디자인을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한 장식은 없애고 공간 활용도를 높여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베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필립스가 선보인 LED 조명 ‘리빙컬러스’는 1600만 가지 컬러를 통해 원하는 조명 효과를 콘셉트에 맞춰 매번 새롭게 연출할 수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G마켓이 발표한 올 상반기 히트상품 트렌드를 살펴보면 소비 트렌드와 주력상품이 맞아 떨어진다. 상반기 6개월 동안 상품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반값 상품 소비가 크게 늘었고, 싱글족 관련 제품과 캠핑, 안전을 위한 상품의 소비가 늘었다. 특히 싱글족을 겨냥한 제품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G마켓은 소량의 밥짓기에 적합한 미니밥솥이 1만2000대나 판매됐고 집에서 커피를 즐기려는 이들의 욕구가 높아져 커피머신(4만대)이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미니믹스(Mini Mix·소량 맞춤형 묶음) 제품 판매도 유통시장의 흐름을 주도했다. 일례로 풀무원은 두부 한모를 4등분해 개별 포장한 소형 포장두부를 선보였다.
싱글족의 소비 트렌드에 외식업계의 발 빠른 대응도 돋보인다. 카페 네스카페(명동점, 충북대점)는 싱글 고객을 위해 창가 쪽에 1인 좌석을 배치했다. 서울 신촌의 일본 라멘 전문점 ‘이찌멘’은 테이블에 독서실처럼 칸막이를 설치해 싱글 고객을 배려했다. 그런가 하면 서울 강동구의 주점 ‘히토기라쿠’는 바 형식의 1인 테이블이 전체 좌석 중 절반을 차지한다.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낮춘 1인용 안주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