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자산가들의 파트너로서,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로서, 항상 곁에 있는 PB들. 혹자들은 다수의 부자들과 호흡하는 이들의 특성상 부자들 자신보다 오히려 그들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들 한다. 자산이 있는 곳에 실력 있는 PB가 빠질 수는 없는 일. 고액자산가들의 요람인 강남지역에 대한민국 1% 대표 PB들이 포진해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지사. 성공적인 투자를 하려거든 다양한 정보와 실력 있는 PB들을 접하는 ‘강남 부자’를 따라하라는 말도 생겨났다. 강남에서 내로라하는 실력과 미모를 갖춘 여성 PB 4인을 만나 이들의 삶과 요즘 강남 부자들의 투자법에 대해 들어봤다.
*대담 참여자
권태화 KB국민은행 Gold&Wise 청담PB센터 팀장
김은실 한화금융프라자 VIP전담 컨설턴트
박미경 하나은행 강남PB센터 부장
신혜진 한국투자증권 압구정PB센터 차장
첫 번째 수다 강남 여성 PB로 살아간다는 것은잘나가는 PB로서 업무가 상당히 바쁘실 텐데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은지?
이구동성 : 그렇죠.
권 : 결혼하고 직장생활 가정생활 완벽하게 모두 해내기 어려운 직업이지요. 시댁이랑 친정이랑 같이 사는 친구들 보면 가장 인상적인 것 같긴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양쪽 다 시골에 있어서 좀 힘들어요. 사실 돈으로 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웃음) 저는 다행히 좋은 분(가사도우미) 만나서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도움을 받았어요.
신 : 아들 하나 있고 중3 올라가는데 모레 유학을 가요. 섭섭한 마음이 크지만 업무적으로는 조금 자유로워졌지요. 아들 유학가 있는 동안 남편과 둘이 일만 열심히 하기로 했어요. 그렇다고 신혼 느낌은 전혀 없고요.(웃음) 아이가 없는 빈자리가 있기는 한데 일에 매진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김: 저는 미혼이라 어머니 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는데요. 10명의 팀원을 이끌고 있어요. 고객을 관리하고 팀원들의 고객까지 관리하고 있다 보니 아무래도 집에서 일찍 나오고 늦게 들어갈 수밖에 없죠. 결혼 재촉도 하시지만 일하면서 어머니 차도 사드리고 해서 많이 혼내시진 않아요.(웃음)
박 : 남편과 친정어머니께서 많이 도와주셨어요. 아니면 PB를 직업으로 갖기 힘들었을 거예요. 그나마 올해 고3인 딸이 하나 있는데 아이가 크면서 일하는 엄마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해 줘서 다행이죠. 주변에 육아문제로 그만두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가족들의 도움으로 일을 계속 할 수 있었죠.
권 : 맞아요.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와 그 이후에는 달라지는 느낌인 듯해요. 저학년 때는 아무래도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는데 그 후에는 엄마가 이런 일 하는데 긍지도 느끼고 주변에 자랑도 하고 그러는 것 같아요,
자산관리 외에 개인사에 대한 고민도 듣고 하실 텐데 그러다 보면 여성 고객과 더 잘 통할 수 있겠다.
권 : 저 같은 경우 여자 고객이 70% 정도 돼요. 청담동, 압구정동에서만 10년 간 근무했는데 다른 곳보다 아파트가 많고 하다 보니 여자분들이 많은 편이고 여성을 원하는 측면이 있어요. 그런데 옆의 남자 PB는 남성 고객이 많더라고요. 자산관리 외에 다양한 고민 상담도 하고 이야기 나누는데 동성이 편한가 봐요.
신 : 저는 한 40%는 남성이고 여성이 60% 정도 되죠. 아무래도 우리나라에선 주머니를 꿰찬 분들은 여자가 많죠. 그나마 남성분들이 요새 투자에 관심을 가지면서 비율이 좀 늘어난 경우가 많죠. 40~50대는 본업에 바쁘시고 60대 이상 은퇴하신 분들이 많이 찾으시는 편이에요.
김 : 저 같은 경우 삼성동에서 오래 활동했는데 역시 여자가 훨씬 많은 편이었죠. 7대3 정도였는데 보험 특성상 고객들이 자녀분들을 많이 소개해 주시면서 부부고객이 많이 증가했죠. 그러다 보니 남성 고객들도 많이 늘어난 편이에요.
박 : 이전에 아파트 주변 지점에 있을 때는 여성 고객이 많았어요. 그런데 지금 테헤란로 주변 지점에서 근무하다 보니 60% 정도가 남성 고객이세요. 주로 기업 임원들과 부동산 자산가들이 많고 여성들은 기업에 계신 분들의 사모님이나 CEO들이 많은 편이에요.
하루 12시간씩 근무하신다는데 여가는 어떻게 보내는지
박 : 따로 운동이나 여가를 즐기긴 힘들고 고객들이 대부분 하시는 골프 같은 경우 정기적으로 하려고 하는데 그것도 시간 때문에 쉽진 않아요. 아주 가끔 시간이 나면 친구들 만나거나 영화 보는 그 정도예요.
권 : 박 부장님 말씀처럼 의무적으로 골프를 하려고 하는 경향도 있는 거 같아요. 안 그러려고 노력은 하는데…. 요새는 저 자신을 위해서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려고 해요. 일주일에 한번만이라도 7시 전에 퇴근해서 운동하려고 해요.
신 : 저도 요새 골프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주중에는 힘드니까 주말에 배우고 있는데 쉽게 늘진 않더라고요. 증권사에서 일하다 보니 주일에 미국시장도 열리고 취미생활은 사실 좀 호사스럽고.(웃음) 자기관리가 꼭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꼭 운동하려고 해요.
김 : 저희도 역시 골프마케팅을 해요. 그러다 보니 한 달에 한 번씩 라운딩은 꼭 가요. 그리고 다른 분들에 비해 아무래도 자유스럽고 그러다 보니 고객들이 친구예요. 또래 친구들이 없어요. 고객들과 가끔 마사지도 받으러 가고 하죠.
일동 : 참 부럽네요.
부자들과 만나서 보고 듣고 하다 보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권 : 가끔 쇼핑이야기를 할 때 0 하나가 더 붙느냐 안 붙느냐 하는 차이로 체감하기도 하지만 저 같은 경우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거나 자존심이 상하거나 하진 않아요. 간혹 후배들이 그러한 점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경우는 있어요. 백화점에 나가서 듣거나 봤던 상품을 발견했지만 고르지 못하는 자신을 보고 초라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아주 극소수인 것 같아요.
신 : 박탈감을 느끼면 PB 영업을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나도 저 나이에는 저렇게 멋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들어요. 특히 한여름 한겨울에 더위와 추위를 피해 여행 겸 외국에 잠깐 다녀오는 것을 보면 참 여유롭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김 : 한 고객의 집에 찾아가 보면 작은 소품 하나인데 상당히 고액이었어요. 근데 그 아파트에 가보면 그 소품이 다 하나씩 있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어요. 또 좋은 일에 많이 불러주시는데 결혼식에 가보면 사진작가들만 수십명이 참여하는 등 규모에 놀라 ‘아 나는 이런 결혼식은 할 수 없겠구나’(웃음) 하는 생각이 든적은 있어요.
두 번째 수다 요즘 강남 부자들은 이렇게 투자합니다
요새 (강남 고액자산가들이) 관심 가지는 이슈는 무엇일까?
박 : 요새는 가장 관심이 많은 분야가 상속, 증여 부분이에요. 어떻게 하면 절세를 하면서 자녀들에게 물려줄까 하는 고민이 많으세요. 부동산은 증여하는 게 나은지, 상속하는 게 나은지, 매매하는 게 나은지 이런 부분이에요,
김 : 저도 마찬가지로 전체적으로는 상속·증여에 관심이 제일 많고 시기적으로 아무래도 경기가 어렵다 보니 안정적으로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문의가 많은 것 같아요.
신 : 상속·증여는 아무래도 고액자산가의 공통적인 고민인 것 같아요. 요새는 임박해서 하기보다 미리미리 준비해서 하자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상당히 많아진 듯해요.
요새 강남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은 어떻게 요약할 수 있나?
권 : 절세부분에 가장 관심이 많아요. 특히 시장이 리스크가 큰 쪽으로 가면서 수익률이 좋지 않다 보니 관심사가 지키는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고위험 금융상품과 저위험 금융상품 간의 중간 단계 상품을 많이 찾으세요. 세후 5~6% 정도 수익이 된다 하면 만족하는 수준이에요. 또 부동산에서 절세가 가능한 보험 쪽으로 관심이 많이 이동했어요. 즉시연금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고 펀드에 대한 흥미는 조금 시들해진 편이죠.
신 : 고액자산가들이 지향하는 수익은 대부분 비슷해요. 특히 요새는 리스크를 많이 짊어지면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은 원치 않는 편이에요. 비과세 상품과 브라질 국채, 물가연동 채권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지수가 박스권을 형성하다 보니 ELS를 찾는 분도 많아요. 증권사를 찾는 PB 고객들의 경우 은행과는 약간 성향이 다른데 주식 투자에 거부감 없이 적극적인 분들이 많아요. 증시가 조정을 보일 때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보유하고 싶었던 종목에 대해 저점 매수 기회라고도 많이들 생각하십니다.
김 : 상속·증여에 대해 절세효과가 큰 보험상품에 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아요. 펀드나 주식 등에서 크게 재미를 못 본 분들은 아예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자산관리를 받길 원하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은행 같은 경우 PB들이 바뀌는 경우도 있다 보니 불안해하는 측면도 있고 해서 저희 쪽에 오는 분들은 아무래도 장기 투자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요.
박 : 작년에는 펀드상품을 많이 추천했지만 요새 금융시장이 대세 상승장이 아니다 보니 이제 정기예금보다 2~3% 높은 상품들을 많이 원하세요. 또 비과세상품으로 보험 쪽에 10년 이상짜리 상품을 고려하시거나 종합과세지표를 낮출 수 있는 물가연동채권을 많이 찾으세요.
펀드에 대한 관심도는 어떤가?
권 : 학습효과가 분명히 있어요. 수익 날 때는 100%도 있으셨고, 마이너스 수익 난 분들도 있는데 지금은 기다리는 시기인 것 같아요. 조금 오르거나 떨어지더라도 ‘환매를 서두르자’ 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해요. 또 거치식보다는 한 달에 몇 번씩 나눠서 들어가든지 1년에 나눠서 들어가든지 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유연하게 들어가는 적립식을 권하고 있고 고객들도 그러한 방식을 원하세요.
박 : 많은 분들이 일정 부분은 주식에 대한 투자 비중을 가지고 있다 보니 펀드의 경우는 단기로 투자하는 분들은 많이 줄었어요. 유럽이나 이란 이슈도 있어 변동성이 예상되고 그래서 저점 매수를 하려고 기다리는 추세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기존에 가지고 있는 펀드에 대한 리밸런싱 문의는 많이 와요. 예전처럼 손해나도 갈아타지 못하고 그런 분들은 많이 없으신 것 같아요.
신 : 요새는 완전히 펀드 환매해서 예금하거나, 예금 빼서 주식 하는 이런 분들은 없어요. 비중을 조절해가는 추세예요. 주식이 어려울 때는 주식 관련 펀드 비중을 조금 줄이고 또 활황일 때는 늘리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김 : 아무래도 보험 쪽에는 다른 쪽보다 펀드상품이 많지는 않지만 변액보험을 펀드 형태로 판매하고 있는데 펀드 변경을 많이 해드리고 있어요. 2005년부터 가입하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쌓여있는 부분(자금)이 많은 고객들도 있어서 이전 자금은 펀드로 변환하고 이후 매달 유입되는 금액은 기존처럼 지키면서 수익을 노리는 분들이 많아요. 그리고 만기가 도래하신 분들은 일시납 문의도 많은 편이에요. 찾아가는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점 위치상 안정적으로 목돈을 활용하자는 분들은 찾아오셔서 문의도 많이 하시죠.
대안투자에 대한 관심은 어떤가?
박 : 요새는 원자재펀드에 대한 관심도 많고 유가가 상승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금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많죠. 그리고 요새는 공모주 펀드도 일정 부분 비율을 가져가는 편이에요. 자주 있지는 않지만 7~8% 수익이 가능하니까요.
김 : 문의 많이 하시죠. 말씀하신 원자재펀드와 금펀드에 상당히 관심 많으신 거 같아요.
신 : 관심이 많은 건 사실인데 그 비율을 많이 가져가시려고는 안 해요. 특히 원자재펀드의 경우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전체 자산의 5~10% 정도만 하려는 분들이 많아요.
권 : 원자재펀드의 경우 인플레이션 구간에서 수익을 본 분들도 있지만, 많진 않기 때문에 크게 추천해드리진 않죠. 금의 경우 현물을 보유하시려는 분들은 좀 있어요. 저희는 현물을 판매하진 않아서 적립식 쪽으로 추천해드리는데 가입하는 분들이 아주 많지는 않아요. 대안투자는 주식보다 더 예측이 어려운 부분을 고객들도 많이 알고 있어서 무리한 투자는 안하시는 편이에요. 달러화의 경우 역시 3년 전에 한창 투자붐이 분 적은 있지만 지금은 자녀가 외국에 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리 수요가 많은 편은 아니에요.
작년 말, 올 초 경제위기가 고조돼 부정적인 투자시장전망이 많았는데 크게 어긋났다, 강남 부자들은 앞으로 주식시장 어떻게들 보고 있나?
권 : 본인이 원하는 대로 생각을 하게 되는 부분이 큰 거 같아요. 유럽위기로 등락이 있어도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상반기가 힘들고 하반기에 더 크게 올라갈 거라 예상하는 분들이 많고, 특히 4월까지는 변동성이 많을 거라 예상하시더라고요. 많은 정보를 듣고 인터넷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다 보니 본인 생각과 동화되는 경우가 많은 거 같아요. 결과적으로 긍정적으로 예상하는 분들이 많으나 리스크에 대한 고민은 분명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직원들도 마찬가지고요.
신 : 작년 8월에 유럽위기가 커지면서 위험자산보다는 안전자산으로 많이 가야겠다고 생각했었죠. 연말에 많은 리포트들이 상저하고를 예상했는데 지금 상황은 상고하저로 많이 돌아섰다고 생각돼요. 그러나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 유동성의 힘으로 지수 상승이 이뤄졌는데. 저희 생각과 고객들 생각은 대략 비슷한 거 같아요. 어느 정도 유럽위기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고 다양한 지표들이 개선됐다고 나타나는 것은 물론 중국 경기회복과 유동성까지 겹쳐 6월까지는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어요. 그리고 올 한 해 선거가 많아 변동성이 커질 예상도 되고 하반기에는 조금 위축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지수가 상승할 것이라 예상하더라도 지수관련 위험상품에 많이 투자하고 있지는 않으세요. 리스크에 대한 부담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김 : 마찬가지로 상고하저 예상이 늘어났고 3~4월에는 만기 도래 채권도 많아 부정적으로 봤었으나 요새는 많이 돌아선 부분이 있죠.
박 : 작년 말에 나왔던 대부분의 전문가 리포트가 어긋난 건 사실이잖아요. 그래서 저희가 지금 다시 거시적인 전망을 하더라도 신뢰하는 분위기는 아니에요.(웃음) 유동성으로 올라간 지수가 분명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봐요.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에는 조금 힘들 것으로 생각돼요. 고객들 역시 2100은 가겠지 하시는데 그 시점이 도래한다면 조금 비중을 줄이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리스크에 대한 고민에 ELS도 많이 안 하시는 추세에요.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와 본인들의 경기 예상은?
권 : 이제는 주택을 사서 수익을 남기기는 힘들다는 인식이 강해졌어요. 그나마 덜 떨어지는 곳에 직접 사서 생활하기 위해서 구입하는 분들 외에는 좀 힘들죠. 수익형의 경우에도 자녀에게 물려주면 오히려 자녀들도 관리에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아졌고 부동산에 마음은 있지만 주변에서 권하지도 않고 세금에 대한 부담도 크다 보니 아무래도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많이 줄었다고 보이고 현금성 자산에 대한 수요가 많아졌어요.
박 : 자녀들에게 내 집 하나 마련해주자 하는 분들은 아직 계시죠. 근데 지금 현재도 이전에 투자한 것들이 많아 다주택자도 많으세요. 상담해보면 정말 지금으로선 상상도 할 수 없는 가격에 구매해 수 백 배 수익을 본 분들이 더 떨어지기 전에 매각하시려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 쪽에 매각 상담을 하시는 분들이 많지요. 이제는 작은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 외에는 투자로서 접근하시는 분들은 많이 줄었어요.
김 : 주택은 사는 곳이라고 말씀하는 분들은 많아요. 강남 땅값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는 살기 편해서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간혹 토지에 집착하는 분들은 끝까지 집착하더라고요.(웃음) 땅에서 나온 돈은 땅에 다시 묻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열에 하나는 있지만, 대다수 자산가들은 현금화하거나 수익형 부동산을 구입해 일정 부분 자녀들에게 수익을 주시는 분들이나 노후 대비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신 : 이전에는 자산 증식 수단으로 부동산을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지만 이제 줄이려는 추세에요. 수익 내기가 어렵고 환금성이 낮은 부동산에 대해 투자 수요가 많지 않고, 지나치게 많이 가지고 계신 분들은 짐스럽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일부 자산가들은 매수 기회를 보고 계시지만 지금 시기보다 부동산경기의 바닥을 확실히 확인한 후 매매하라고 많이 추천하고 또 동감하시는 편이에요.
요즘 한창 논란 중인 재건축에 대한 관심은?
권 : 청실아파트 재건축 일반분양이 있을 예정인데 예전 같으면 그런 소식이 나오면 문의가 쇄도할 텐데 지금 한 분밖에 없어요. 압구정동에 부모가 살고 있으면 압구정에 같이 아파트에서 살거나 신현대 살면 구현대로 가거나 멀리 가도 대치동이에요. 근데 청실아파트, 그 위치 좋은 곳에 분양 소식이 들리는데도 문의가 적은 것을 보면 세상이 확실히 변한 것 같아요. 급하지가 않아요. 단 변하지 않은 것은 장소예요.
신 : 일반분양이 저층이 많이 나오기에 관심도가 떨어지는 경향도 있어요. 조합이 로열층을 다 가져가서 저층 분양은 미계약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관심도가 높지 않은 것 같아요.
반포 쪽은 재건축이 특히 많은데 이쪽으로 옮기는 움직임은?
권 : 압구정에서 그쪽으로 가시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 팔지는 않고 들어가는 분들이 대부분이에요. 압구정 같은 경우 지은 지 오래된 아파트가 많잖아요. ‘헌 아파트에 질렸다’, ‘지하주차장 있는 깨끗한 아파트에 살겠다’ 하며 가신다고 하더군요.
박 : 재건축에는 관심이 많지 않은 듯해요. 특히 박원순 시장님이 부임하시고 나서….(일동 웃음)
신 : 요새 압구정 아파트에 리모델링을 새로 하는 분들이 많다고 들었어요. 이주하기보다는 아예 수리해서 그냥 사는 분들이 많다고….
세 번째 수다 강남 부자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강남 부자들이 한두 개씩 가지고 있다는 스위스 비밀계좌에 대해 들은 적은 있나?
권 : 저는 초고액자산가 고객이 없나 봐요. 들은 적이 없네요.(웃음) 아마 있으셔도 말씀들을 안 하시겠죠.
신 : 아무래도 고객분들 역시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하시겠죠. 그러다 보니 가지고 계셔도 말씀을 안 하실 듯해요.
5만원권 지폐 유통이 많지 않은 이유가 강남 부자들의 집에 많이 숨겨져 있어서라던데 .
김 : 들어본 적 있는 것 같아요. 집에 많이 구비해 놓으시고 며느리가 집에 와서 절을 해야지만 장롱 속에서 빼서 뭉치(!)씩 주시는 분이 있다고 들었어요.
권 : 올 때마다 조금씩 주는 거죠. 자주 오라고.(일동 웃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봐요. 얼마를 모아두느냐가 더 중요한 거죠.
박 : 지폐 가치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러운 거 같아요. 은행 대여금고에도 그렇게 모아두시는 분도 있고….
같은 강남이라 해도 지역별로 부자들의 특성과 자산 규모의 차이는 있을 거 같은데.
권 : 특별한 투자 성향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전통적 부촌인 압구정 아파트에 사는 부자들과 청담동 빌라에 사는 부자들의 성향 차이는 조금 체감해요. 빌라에 사는 분들은 아무래도 개인적인 프라이버시를 많이 생각해서 개인사를 노출하는 걸 상당히 꺼리거든요. 지리적으로 인접해도 다른 라이프스타일이 있어요.
김 : 저 같은 경우 대치동에는 다 고액자산가들만 있으실 줄로 알았는데, 교육 때문에 전세나 월세로 잠시 들어오는 분들이 꽤 많아요. 물론 상당한 자산가들이긴 한데 전통적인 압구정 부자들과 확실히 달라요. 투자 성향도 공격적이고 유연해요. 잠실은 2세대들이 많아요. 또는 대형 아파트에 살다가 줄여서 사시는 분들이 상당수 있고요. 이사 가셔도 아무래도 PB서비스 등은 원래 지역에서 계속 받는 것 같아요,
권 : 맞아요. 한동안 강남에서 분당으로의 이주가 유행한 적 있었는데, 가신 분들이 후에도 백화점도 강남으로 오시고 밥도 압구정에서 드시고.(웃음) 거래하는 은행도 안 바꾸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박 : 제 고객 분들도 비슷해요. 거주지는 삼성동이나 분당이나 용인으로 가셨어도, 금융거래는 강남권에서 지속적으로 많이 하세요. 아무래도 정보가 이쪽이 더 풍부하다고 생각하시더라고요.
PB가 자산관리 외에 가장 많이 하는 게 문병 문상이고 그 자리에서 종종 자식들 간에 재산 다툼하는 장면도 목격하고 그런다는데.
박 : 실제로 목격한 적은 없어요.(웃음) 간혹 돌아가시고 나서 상속 절차를 밟으면서 상담을 원하시는 분들은 있지만.
신 : 상속하는 과정에서 그런 문제(상속 분쟁)들을 살짝 이야기하는 분들은 있었지만 문상 가서 본 적은 저도 없는 거 같아요,
권 : 최근에는 사전에 증여 처리를 하는 분들이 늘었어요. 저는 경험이 없지만 다른 동료의 경우 유증까지 변호사 대행해서 처리해 주는 경우도 많고, 분쟁 없이 사전에 처리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문제는 갑자기 보상금이 나오는 등 큰돈이 생겼을 때 같아요. 그럴 땐 사돈에 팔촌까지 다툼이 생길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