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무 토막 나듯 반 토막 세 토막이 나고 있다. 마치 PC가 리셋(Reset)되듯 모든 것이 재정립되는 지금 우리 앞에 놓인 2012년은 리셋 이후 어떤 화면을 우리에게 보여줄 것인가. 2012년의 전 세계 경제를 지배할 10가지 키워드를 꼽아 보았다.
1. Pain with Gain 글로벌 경제, 고통 겪지만 얻는 것은 있을 것
‘유럽연합 각국들이 사실상 유로존의 해체를 선언했다. 헤르만 판롬파위 EU 대통령은 “유럽연합 최고 집행위원회 회의 결과 일부 재정건전성이 뛰어난 핵심 국가들을 중심으로 연합체를 재정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그리스. 이탈리아 등 국가 부채 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들을 EU에서 탈퇴시키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질서 있는 자국 화폐의 부활을 위해 각국은 유럽 중앙은행(ECB) 창설에 기여한 지분만큼 금 태환 비율을 조정하는 위원회를 만들기로 했다.
2012년에 어쩌면 볼 수도 있는 최악의 가상 기사이다. 글로벌 경제는 아마 최악의 위기를 겪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최악의 사태가 오지 않더라도 유럽이 당분간 다가올 국채. 은행채의 부담을 상환하기 위한 노력들을 하면서 꾸준히 자기반성을 할 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유로존이라는 단일 공동체를 만들고 난 뒤 한·EU FTA 등과 같은 실질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장치들도 확보해 나가고 있는 EU는 일부 국가의 막대한 빚 문제 때문에 내부적인 균열을 지속적으로 겪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이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자본 확충도 회원국 각국에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2500억 유로 규모의 대규모 대출채권 담보부 증권(CLO;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이 내년 중 만기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유로존이 ‘왜 우리는 단일 공동체를 만들었는가’ ‘왜 단일 공동체를 만들었으면서도 통합적 재정정책을 쓸 수 있는 장치는 만들지 못했는가’ ‘왜 ECB는 신속하면서도 유연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는가’ 등에 대한 통렬한 자기반성을 하는 계기를 끈질기게 만들어 줄 것이다.
따라서 내년까지 위기를 잘 버티고 EU라는 공동체를 잘 추스를 수만 있다면 유럽은 고통 속에서 교훈을 얻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EU라는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EU는 얻어가고 있는 중이다. 일본의 오마에 겐이치는 “EU에는 중요한 시기에 큰 지도력을 가진 리더들이 있었다”며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 헬무트 콜 독일 총리 등은 한 나라의 관점이 아니라 지역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두뇌를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 문제 관련 최고의 경제학자인 베리 아이켄그린 미국 UC버클리대학교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유럽의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유로존의 해체는 곧 최악의 금융위기라는 사실을 절감해야 EU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그는 10년 뒤 국제통화에 대한 질서가 달라질 지도 모른다고 희망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유럽은 자신감을 회복했을 것이고 위안화는 더 개방되어 달러화의 대안이 돼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미국 역시 향후 1년간은 경제 상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하지만 고통 속에서도 최근 약간의 희망을 보고 있는 중이다. 고용지표가 다소 개선됐고 연준의 발언 또한 긍정적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그동안 과도하게 풀었던 유동성을 조이면서 서서히 긴축정책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930년대 중반 루즈벨트 대통령이 약간의 경기 회복을 오인하고 긴축정책으로 선회하면서 대공황이 초래됐던 경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미국은 언제라도 3차 양적 완화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걸림돌이 눈앞에 도사리고 있는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공화당은 증세 거부·지출 삭감을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재정팽창 정책을 쓰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만일 미국이 긴축 정책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이어간다면 이는 경제학 교과서를 다시 쓸 만한 업적(Gain)이 될 것이다.
2. Survival Strategy 기업경영, 생존 전략 도출에 골몰해야 할 것
혹독한 위기를 맞고있는 EU 정상들
거시경제가 불확실할 경우 기업들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생존’이다. 기업들은 벌써 금이나 골프장 회원권 재고자산 비영리사업과 같은 ‘현금을 창출하지 않는’ 자산들을 매각해서 현금화를 해놓은 다음 위기를 대응하는데 분주하다. 최근 국내 대기업들이 생전 발행하지 않던 채권을 발행해 시장의 자금을 끌어 모으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라고 이해할 수 있다.
흔히 위기 시 생존전략에는 4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먼저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하는 ‘독일식’ 유형이 있다. 전통적으로 기술 중심의 혁신을 가져오는 독일 기업들은 자사의 발전에 핵심이 되는 기술 부문은 매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독일의 대표적 반도체 기업인 인피니언은 2010년 무선사업 부문을 인텔에 매각했다. 무선사업 부문은 인피니언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고 사업의 전망 또한 밝았다.
하지만 인피니언 입장에서는 주력인 반도체 사업과의 연관성이 크지 않았고 무선사업 부문을 유지할 경우 R&D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문제점 또한 안고 있었다. 결국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전통적 강점이 있는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매출 비중이 크더라도 과감히 도려내는 생존전략을 보인 것이다. GE 노키아 등의 기업들도 대부분 이런 전략을 취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현금흐름을 개선하기 위해 긴축경영에 돌입하는 ‘일본식’ 기업이 있다.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장기침체의 터널을 지난 일본 기업들은 운영자금과 투자금의 확보를 위해 투자 축소 효율화 경영 등을 추구해 왔다. 전자업계 중 파나소닉은 TV패널 생산공장을 5개에서 2개로 축소했고 반도체의 외부 조달 비중을 대폭 늘렸다. 샤프와 히타치 역시 일본 내 TV 및 TV용 LCD 패널을 만들던 일본 내 공장을 폐쇄했다.
오늘날 핵심적이지 않은 자산들을 매각하는 기업들의 생존 전략은 대부분 이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위기 시에 오히려 투자를 확대하는 공격적 기업들도 있다. 구글·닌텐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재무적 우월성을 바탕으로 불황기에 경쟁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음을 이용한다.
불황을 역으로 활용하여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생존전략을 쓴 기업들의 사례도 있었다. 월마트·맥도날드·IBM 등이다. 이들은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먹고 입고 자는 생활필수품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심리를 공략한다. 경제 위기에 먹는 식품의 가격 거품을 줄이고 고객의 입맛을 자극하는 신상품을 출시한 맥도날드의 사례는 참고해볼 만하다.
3. Alternative Leadership 세계각국 새로운 맥락의 리더십 등장
김정일 사망을 추모하는 여성
김정일의 사망으로 북한 지도체제가 바뀌는 가운데 2012년엔 전 세계적인 리더십 변화가 예상된다. ‘전 세계 선거의 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선거가 예정돼 있기 때문. ‘흑룡띠’ 해로 벌써부터 관심이 많은데 걸출한 인재가 탄생할 것인가 보다. 2012년에는 전 세계 58개국에서 정권의 향방이 결정되는 선거가 치러진다. 임혁백 고려대 교수는 “2011년 지구인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다면 2012년에는 정치인과 정당이 선거를 통해 이 분노를 포용할 것인지 아니면 전복될 것인지 시험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가 어려워지고 소득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분노한 전 세계 시민들이 기존과 다른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그 결과 정치에 관심이 없던 것처럼 보였던, 또는 선거와 크게 관련성이 없었던 인물들이 대거 선거판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안철수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수많은 정치평론가와 언론들이 “정치권에 실망한 국민들이 정치적 계산과 무관한 인물을 원하는 것” 또는 “기존 정치와는 다른 소통을 강조하는 그에게서 대중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대안적인(Alternative) 인물을 대중은 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총선 조작 시비로 홍역을 앓고 있는 러시아 역시 대안적 정치인이 등장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루살의 최대주주 미하일 프로호로프가 2012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재벌이며 미혼에다 여성 편력이 많고 미국 프로농구단인 뉴저지 네츠의 구단주라는 타이틀 등은 여러모로 안철수와는 종류가 다르지만 기존 정치인과는 역시 거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러시아 사람 중에는 중산층을 대변하는 젊고 활력 넘치는 지도자로서 프로호로프를 꼽는 이들도 많다.
4. Convergence 서로 다른 이종기술들의 결합
이종기술 융합이 트렌드다.
역사상 사회 패러다임이 변화할 때는 기술발명 또는 기술혁신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2012년에는 그러나 기존에 떠올랐던 모바일·IT·바이오 등 신기술들이 상호 융합된 형태의 새로운 혁신이 과학기술계를 지배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예를 들어 의류기술과 IT를 접목한 ‘입는 컴퓨터’라든지 자동항법장치를 도입한 ‘핸들 없는 자동차’ 등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버진그룹 등 몇몇 기업들이 2012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우주여행 관광상품’역시 IT 신기술과 항공기술이 결합된 융합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IT기술과 원자력을 결합한 ‘스마트 원자로’, 전력기술과 IT기술을 융합한 ‘무선 전력 송출기술’ 등도 2012년 기대되는 유망 기술 중 하나다. 각종 융합기술이 등장하게 되면 그 결과는 가상현실·인공지능 등과 같은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사회로 진화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은 게임을 하듯 실감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실시간 피드백이 가능한 수준별 맞춤 교육도 가능해질 것이다. 3D 프린터 혁명도 주목해볼 융합기술 중 하나다. 주문한 물건을 3D 프린터에 연결하면 디자인 모양에 따라 다양한 재료로 프린트된 뒤 합하여 굳히면 제품의 형태가 완성된다. 3D 프린터가 본격 대중화된다면 주문한 상품을 그 자리에서 제작할 수 있어 공장제작 과정과 유통 과정이 사라지게 되어 ‘제2의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도 있다.
5. Knowledge-Based Innovation 혁신전략은 지식을 기반으로
피터 드러커가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후 지금까지 지식사회라는 화두는 경영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해 왔다. 그는 노동·자본·토지 등 전통적인 생산요소들을 대체할 진정한 생산요소는 ‘지식’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 세계는 그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지식사회로 아직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축적된 ‘지식’을 ‘혁신’으로 연결시키는 사례가 드물다는 데 있다. 이에 성공한 기업은 애플이나 구글 같은 기업 정도밖에는 없다.
기업들은 진정한 혁신을 달성하기 위해 지식의 활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실리콘밸리의 예를 들어보자.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수많은 기업들은 흔히 ‘기술’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실제로 들여다보면 ‘혁신’을 위해 기술에 그다지 의존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부즈앤컴퍼니가 최근 실리콘밸리 내 275개 기업을 대상으로 그들의 전략·문화·조직의 특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기업 중 ‘기술 중심적 혁신’을 추구하는 부류의 비율은 타 지역 기업들의 비율과 거의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이는 실리콘밸리가 타 지역에 비해 기술에 치중하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기업이 혁신을 이루는데 더 중요한 것은 ‘기술’ 이외에 다른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부즈앤컴퍼니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기업의 혁신전략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지식 및 문화적 배경이 일치하는 비율이 54%나 됐다.
반면 타 지역 기업들은 19%만이 기업이 내세우는 혁신전략 및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기업 문화를 갖고 있었다. 결국 한마디로 실리콘밸리 기업들도 ‘기술’이 아니라 ‘공유된 지식’ ‘공유된 문화’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으며 혁신의 핵심적 동력으로 ‘지식’을 찾고 있다는 얘기다.
6 Political Discontinuity 글로벌 거버넌스, 과거와의 단절
총선조작 시비로 시끄러운 러시아 시위모습
글로벌 정치 질서는 한마디로 ‘과거와의 단절’이라는 키워드가 어울릴 것 같다. 미국이라는 슈퍼 파워가 붕괴된 이후 글로벌 질서를 논할 수 있는 강대국 체제가 없다는 것이 단절의 첫 번째다. 이언 브레머 유라시아그룹 회장이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말하는 ‘G-Zero’의 개념이 그런 질서를 잘 표현하고 있다.
중동의 정치적 질서가 변화하는 양상을 보면 더더욱 과거와의 단절을 예상하게끔 한다. 중국과 인도가 앞으로 원유 소비를 늘리게 된다면 중동에 있어서 미국의 의미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이란 등에게 중국의 존재란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이슬람권에서 민주주의 운동이 확산되면서 중동에서의 미국 입지는 2012년 한 해 눈에 띄게 줄어들 수도 있다. 글로벌 거버넌스의 축소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이 퇴색한다는 것은 더 이상 전 세계의 질서가 ‘패권국가의 지배’에서 ‘분권적 지배’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전 세계 각국의 정치 질서는 혼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리아의 경우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권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 외교전문지인 '포린폴리시'는 “야권이 회복되고 주변국의 압력이 증가하고 정권의 실책이 겹치면서 오랜 기간 시리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무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역시 내분 가능성이 점쳐진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이슬람 성직자들 간의 긴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는 극단주의자들이 안보문제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 붐으로 활기찬 남아공
아이패드로 쇼핑 / 월가시위 / 2012년 런던올림픽 성화봉
7. Media Breakdown 소셜미디어 등 미디어 빅뱅
이미 한국인들은 이메일보다 페이스북을 즐기는 국민들이 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블로그, 트위터 그리고 페이스북 평균 이용시간은 평일 44.5분, 주말 47.1분으로 이메일 평균 이용시간인 평일 24.9분, 주말 18분보다 각각 1.8배, 2.6배 가량 많았다. 이미 20~40대 연령층은 소셜미디어를 기존 매스미디어 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들여서 활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매스미디어의 시대 대신 세분화된 분권화 미디어의 시대가 온 것 아니냐는 예측도 있다.
이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쪽은 홍보와 마케팅에 미디어를 활용하는 기업 측이다. 기업들은 이미 다양한 방식을 통해 소셜미디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방안들을 연구했다. 오죽하면 ‘소셜 TV 시청률’이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일반적인 TV 방송 시청률이 전국 2350여 가구를 선정해 이들의 TV 시청을 샘플로 삼아서 조사하는 방식이라면, 소셜 TV 시청률은 TV 시청자 직접 조사 외에도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에 접속해 관련 프로그램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도 시청률에 포함시키는 방식이다.
소셜미디어 등장에 따른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현실문제에 미디어가 보다 깊숙이 침투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 최근 고속철도 사고에서부터 스모그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민사회의 문제점들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고발하고 있다.
8. Emerging Frontier Market 북극·아프리카… 주목받는 신시장
그동안 국제적 관심사를 받지 못했다가 최근 들어 부쩍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지역이 하나 있다. 바로 ‘북극’이다.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항로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첨예하다는 점 때문에 북극에 산재한 얼음 땅들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2012년에는 UN 차원에서 북극 신항로를 둘러싼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라 이 대륙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관심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의 2012년 경제 개발 아젠다는 이미 북극 개발로 맞춰진 상태다.
2012년을 주목할 키워드로 ‘이머징 프론티어 마켓’을 선정한 이유는 북극처럼 주목받지 못했던 대륙들까지 관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극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정치적 불모지로 이목을 끌지 못했던 중동, 미얀마, 아프리카 등의 지역들도 민주화의 물결이 진행되면서 개발의 관심 지역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북극해는 이미 막대한 자원 매장량 때문에 일찍부터 선진국들의 관심을 받았던 지역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북극에는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의 13% 수준인 900억 배럴의 석유가 묻혀 있다. 석유 매장량이 최대 1600억 배럴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치도 있다. 메탄가스의 매장량도 전 세계 연간 가스 소비량과 맞먹는 2조4100억㎥로 추정된다. 니켈, 철광석, 구리, 우라늄 등의 자원도 풍부하다.
이미 천연자원, 풍부한 노동력,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절묘한 지리적 위치 등으로 주목받았던 미얀마 역시 최근 정권의 해빙모드로 변환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한껏 받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에 이어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미얀마 방문도 예정돼 있어 G2 국가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알 수 있다. 중국은 그동안 미얀마 군부 통치기간 동안 후원자 역할을 해왔으며 중동·아프리카산 원유 수송을 위해 미얀마-윈난성 송유 가스관을 2013년 완공할 계획이다.
미얀마 현지에서는 이 가스관이 미국이 캄차카 해협을 막으면 원유 수송이 어렵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한 중국 측의 대안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아프리카는 서방세계의 관심을 일찍부터 끌었던 시장이지만 2012년에는 개발 진출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아프리카의 EU라고 할 수 있는 동남부 아프리카 공동시장(COMESA)의 사무총장인 신디소 은데마 응웬야는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COMESA 회원국 중 이집트, 보츠나와, 르완다, 모리셔스 등은 세계은행이 발표한 최우수 비즈니스 지역으로 선정되는 등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COMESA는 현재 남아공, 케냐, 리비아, 수단, 짐바브웨 등 21개국의 회원국과 5억명 가까운 인구로 구성돼 있다.
9. Imbalanced World 전 세계 빈부 격차의 심화
“중소기업 사장이던 조나단 스머커는 미국의 시스템 자체가 뭔가 잘못돼 있다는 것을 느꼈다. 돈 많은 사람들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이 다수의 국민들에게서 기회를 빼앗아 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에 나왔다.” - '파이낸셜 타임스' 12월15일자
전 세계 빈부 격차의 심화가 더해지면서 위와 같은 불만들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OECD에 가입한 나라들의 빈부 격차가 30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OECD가 지난 12월5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34개 회원국 전체의 부유층 상위 10% 평균 소득이 빈곤층 하위 10% 평균 소득의 약 9배에 달했다. 소득 분배의 불균형 수준을 보여주는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각)도 1985년 0.29에서 2008년 0.32로 10%가량 상승했다.
문제는 핀란드, 독일,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뉴질랜드, 스웨덴, 미국 등 그동안 빈부 격차가 낮았던 나라들의 격차 문제가 심각해졌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평등하다고 여겨진 덴마크와 스웨덴까지 문제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2012년까지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을 지배할 키워드로 전 세계 빈부 격차를 꼽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10. The New Festival 런던올림픽 새 희망의 불씨로
2012년 런던올림픽은 침체에 빠진 유럽의 한 복판에서 열리는 축제라는 점에서 새로운 희망의 불씨를 인류에게 던져줄 전망이다. 런던올림픽은 2012년 7월27일에서 8월12일까지 열린다.
특히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와중에 열리는 런던 올림픽이라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을 쏟자는 내용의 메시지들이 올림픽 곳곳에 녹아있다. 예를 들어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8000여 명의 성화 봉송 주자 중 1360명을 직접 선발하는 권리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들 1360명을 유명인은 아니지만 영국 사회에 귀감이 되는 젊은이들로 채우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대학 2학년 때 뺑소니 사고로 인해 한쪽 다리를 잃었지만 절망하지 않고 장애인들을 위한 자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영국 노팅엄 트렌트대 클로이 존스(21). 골형성부전증을 앓고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매년 모금 행사를 주도하고 있는 케임브리지대 캐서린 포터(24)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이런 다양한 이벤트들 덕분에 런던올림픽은 그 어느 때보다 훈훈한 올림픽 행사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