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재테크 전문가들은 세계인의 재테크 패턴, 특히 노후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변화에 대해 “언제든 위기가 다시 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40대 이후로 들어서면 ‘한 번 실패’도 용납하지 않는 노테크의 위험성이 개인차원에서 공격적인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너선 클리멘츠 미국 씨티은행 본부장
“미국인들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부의 생성과 소멸에 대해 눈을 떴다. 자신이 가진 부를 잃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저축률 상승을 이끌고 있다. 투자자들은 (금융위기 이후) 안전 자산인 현금과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다만 부유층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았던 부동산과 통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투자자들은 이제 단순히 상품을 소개하는 판매자가 아니라, 더 많은 설명을 해줄 수 있는 조언자를 원한다.”
브렌단 로빈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프라이빗뱅크(PB) 부문 대표
“프랑스 재테크의 핵심은 노후 대비다. 특히 생명보험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철저히 소득과 연계해 대출을 실시했기 때문에 부동산 위기를 겪지 않아 부동산은 자금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또 8년 가입 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은 자산 증식 용도로 많이 활용됐다. 부동산과 보험 시장 규모는 10조 유로에 달한다.”
데클런 시먼 영국 HSBC PB 부문 대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채, 우량은행 예금 등 안전자산의 잔고가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2009년 3월 이후부터 또다시 투자수익이 높은 쪽으로 자금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국채에서 우량 회사채로, 단기 채권에서 장기 채권으로의 이동이 대표적이다.”
리카도 브리겐티 호주 맥쿼리 프라이빗웰스(PW) 조사부문 대표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위험을 잘 알게 됐다. 하지만 2009년 주식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장기적 투자를 위해선 주식이 적절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다만 리스크를 헤지(hedge)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는 인식이 보편화됐다.”
알렉산더 스와츠만 브라질 산탄데르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라질은 과도한 자금 유입의 부작용을 여러 차례 봐 왔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피부로 느끼는 정도가 심각하다. 이에 따라 여유자금이 주로 리스크 없는 저축에 집중되고 있다.”
장쉐칭 중국 스탠다드차타드 PB센터 PB
“(중국)거부들은 보다 앞서나가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부터 석유, 금, 천연가스와 연관된 상품에 관심이 높아졌다. 골동품과 미술품도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 잡아 가는 분위기다.”
오이시 시게루 신세이은행 이사
“고령사회가 도래하면서 부모의 유산을 물려받을 때면 이미 자녀 나이도 60세를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자산의 노노(老老) 이전은 일본이 보수적인 자산 운용을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