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월급쟁이를 목표로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각종 언론에서 연일 슈퍼월급쟁이들의 탄생 비화나 전략을 토해내며 개인의 성장을 재촉하는 것도 한몫 한다. 외환위기 이후 조직의 성장을 슬로건으로 내걸던 시절은 더 이상 존재하지 못했다. 시장은 급변했고 그에 따라 슈퍼월급쟁이의 탄생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 어느새 개인의 성장, 즉 연봉이 현실을 말해주는 기준이 돼 버린 시대가 온 것이다.
무시할 수 없는 스펙, 극복은 고행길
“도대체 어떤 직업군이 슈퍼월급쟁일까?”란 질문을 일반인에게 던지자 금융권이나 보험업 그리고 다양한 직업의 임원들만의 전유물일 것이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예상대로 금융권은 이미 고학력의 소유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일명 ‘명품 스펙’을 지닌 전문가들의 집단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완벽에 가까운 스펙을 지니고 있지 않은 일반 직장인이 새로운 목표로 삼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홍보효과를 위해 언론에 노출된 보험업 역시 일반 직장인의 성공담으로 포함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리고 각 기업의 임원들도 일반 직장인들에게는 동떨어진 이야기다. 취직이 힘든 최근에는 더욱 스펙이 강조되고 있다.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그것 역시 고학력을 지닌 이들이 출중한 스펙으로 훌륭하게 시작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렇다면 과연 그들만이 고액연봉을 받고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일반 직장인도 감히 접근할 수 있는 슈퍼월급쟁이들이 넘쳐난다.
“스펙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으면서 고액연봉을 꿈꾼다는 건 요행을 바라는 것이 아닌가”란 의구심을 갖는다면 스펙이 완벽하지 않은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한 삶은 고행과 다를 바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낮은 단계에서 시작은 했으나 억대 연봉의 반열에 당당히 올라섰다는 것이다. “고액연봉자가 되리라곤 전혀 상상도 못했다”고 말하는 이들의 고액연봉자가 되기 위한 전략이야말로 누구에게나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슈퍼월급쟁이의 필살기
'슈퍼월급쟁이'를 출간하기 위해 만났던 50인의 슈퍼월급쟁이들은 그 첫 번째 전략으로 영업 분야를 적극 추천하고 있다. 영업은 시간을 투자해 상대의 마음을 얻어 관계를 맺는 일을 기본으로 해야만 하는 분야다. 항상 ‘을'의 입장인 영업은 인간관계의 센스를 배우기에 최적의 분야라 할 수 있다. 영업력은 말 그대로 비즈니스가 된다.
“하루에 마신 커피 종이컵 개수를 세보면 그 사람의 영업력을 엿볼 수 있다”는 영업 대가들의 룰처럼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지 않으면 안 되는 분야다. 따라서 다양한 영업채널을 통해 다양한 정보 입수가 가능하다. 연봉을 높일 수 있는 이직 기회도 그들에게 더 열려 있을 수밖에 없다. 기업에서 영업 분야 경력 사원을 제일 높은 연봉으로 스카우트 하려 애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이 움직이면 인맥이 움직이고 인맥은 영업실적, 즉 돈과 연결된다. 그들은 이미 전문가에 속한다.
두 번째, 숫자에 밝아야 한다. 그것은 조직 전체의 그림을 이미 파악하고 있어야 가능한 능력이다. 예상매출을 가늠할 수 있으려면 시장 상황과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하며 마케팅 플랜을 통해 적중률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막무가내 밀어붙이기식 플랜보다는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업무적인 빠른 판단력 역시 인풋과 아웃풋의 판단에서 나온다. 연봉 올리기도 같은 맥락인 것이다. 노력과 시간 투자 대비 연봉에 대한 보상심리가 강할수록 고액연봉을 향한 의지는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세 번째, 동기부여에 강해야 한다. 동기부여를 스스로 하지 않으면 실천력은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열정의 불씨가 동기부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피크 아웃, 즉 용기를 내 외부로 발설하는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발전 상황을 미리 발설하는 것이다.
스피크 아웃을 반복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는 셀프 리마인드의 한계 때문이다. 끊임없는 자기 암시를 강조하지만 실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책을 읽거나 훌륭한 명언을 들었을 때 동기를 부여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주변인들을 감시자와 관찰자로 만들어야 한다. 끈기 있게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발설한 내용에 대해 스스로 책임감을 갖고 실천해야 한다는 강압적인 룰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한 스피크 아웃은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다이어리에 글로 남기는 것 이상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동기부여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닮아가기’다. 존경하는 마음에서 머물지 않고 닮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능력 있고 역량 있는 조직의 핵심 인물을 ‘키맨’이라 한다. 키맨을 단박에 알아보는 능력 역시 필요하다. ‘선택과 집중’을 발휘해 키맨을 정하게 되면 그 다음 단계는 존경받고 싶은 키맨의 심리를 이용한다. 누군가 자신을 흉내 내고 있다는 걸 느끼는 순간, 존경받고 있다는 그 어떤 느낌보다 강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다. 끈끈한 인간관계의 시작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키맨은 조직의 경계를 두지 않고 활동영역이 넓히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들의 정보와 인맥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다.
네 번째, 루틴(Routine)한 삶. 다시 말해 틀에 박힌 삶을 강하게 거부해야 한다. 성장의 방해 요소 중 단연 으뜸은 루틴함에 안주하는 것이다. 루틴함은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열정을 죽인다. 열정은 책임감에서 더욱 샘솟기 때문이다. 매일이 똑같으면 매달이 똑같고 매해 똑같은 일상이 벌어진다. 길고 오래 가는 것이 중요한 시기도 있다. 타인보다 한 발 앞선 능력을 소유하고 있거나 그동안 쌓아놓은 인맥들이 훌륭히 성장해줬을 경우다. 하지만 열정을 내뿜어야 할 시기에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양 지낸다면 고액연봉은커녕 현실 유지조차 쉽지 않게 된다.
다섯 번째, 위에서 제시한 네 가지 전략을 후배들에게 제대로 전달할 줄 아는 사람이 결국 슈퍼월급쟁이로 롱런할 수 있다. 슈퍼월급쟁이들을 중심으로 조직은 상하좌우로 뻗어있는 구조다. 주변인들에게 스피크 아웃을 유도하고 끊임없이 체크해주는 센스는 주변인들의 성장이 자신의 성장과 긴밀한 관계가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기를 적절하게 부여하는 능력 역시 그들이 지니고 있었다.
끝으로 이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몸값을 점핑할 수 있는 기회는 이직뿐일 가능성이 높다. 이직은 과감하고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 업무량이 아무리 늘어나도, 또는 인원이 감축됐다고 해서 연봉을 올려주는 조직은 흔하지 않다. 평생직장이란 단어를 염두에 둔 적 없다는 슈퍼월급쟁이들은 진급에도 연연하지 않았다. 다만 조직에서 배울 수 있는 건 모조리 섭렵했고 배후 조종자 역할을 서슴없이 진행하며 통찰력 키우기에 집중했다. 조직의 한계를 보게 된 순간, 그들의 이직 타이밍이 시작된 순간이다.
직장인의 로망은 연봉 올리기임이 확실하다. 슈퍼월급쟁이들이 로망을 이룬 승리자인 것처럼 여겨지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연봉만을 쫓는 자세는 분명 아니었다. 태도와 마음가짐을 갈고 닦아서 조직에서 중요한 인물로 성장했을 때 자존감도 충족되고 꽉 찬 자신감으로 일의 능률을 펌프질하게 되는 것이다. 연봉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그런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행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