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은 봄이지만 부동산 시장의 찬바람은 쉬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시장을 좌지우지할 변수들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에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굵직한 정책들이 나올 전망이다.
먼저 주택시장에는 주택 안정화를 위한 정책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올 상반기 주택시장의 최대 화두인 ‘DTI(총부채상환비율)규제 완화’가 3월말이면 종료가 되는데 연장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또 정부의 2·11 전세 대책에 따라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의 세재혜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몰릴지도 궁금하다. 급증하는 1~2인 가구 수요를 위해 도시형생활주택의 규모를 기존 150세대 미만에서 300세대 미만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될 예정이며, 지난 3월1일부터 도시지역 내 녹지지역과 비도시지역의 용도별 개발 가능 면적을 제한해 온 ‘연접개발제한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수도권 토지시장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Check Point 1. 오름세 분명한 주택시장 동반상승, 매매 및 전세시장
이사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며 지역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매매와 전세 가격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에도 역시 전세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일부 지역의 중소형 주택 매매가격도 덩달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매매시장은 3월 말 일몰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조치의 연장 여부와 금리 인상 등 금융정책에 따라 향방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이들 변수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연초부터 이어진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전세는 수급이 꼬인 상황이어서 도시형생활주택 확대 등 정부 정책이 가시화되기까지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 신혼부부 등이 움직이는 봄 이사철과 맞물려 최소 상반기는 전세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
매매시장은 자체 변수보다 전세 시세의 종속변수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지만 수도권 아파트값은 상승폭이 예상만큼 크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거래된 것이 대부분 저가의 중소형 급매물 위주이고, 중대형은 미분양 가구 수도 상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알짜 물량 많은 분양시장
새 아파트 분양시장은 보금자리주택 영향으로 저가의 입지여건이 좋은 아파트에만 청약자들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월에는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중 500만명이 1순위로 편입돼 인기지역의 청약경쟁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상한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알짜 분양 물량이 많아 예비 청약자들이라면 올해 신규 분양 물량을 관심 가져 볼 만 하다. 특히 2분기 동안은 위치도 뛰어나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도 저렴한 서울 재건축 재개발 물량이 많다. 올 상반기 서울에 공급될 재건축 재개발 물량은 17단지에 총 1만1341가구가 나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2198가구가 일반 물량으로 나온다. 일반 분양 총 2198가구 중 1877가구가 재개발 물량이고 나머지 321가구는 재건축 물량이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왕십리뉴타운1구역 등은 시장 불안 등의 이유로 당초 계획했던 시기보다 늦춰지고 있다. 재건축 물량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입지여건이 뛰어난 곳이 많고 재개발의 경우에는 도로 등 주변 기반시설도 함께 보완된다. 따라서 재건축 재개발 분양 물량은 다른 분양에 비해 통상적으로 청약자들이 많이 몰리고 프리미엄도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정부의 2.11전월세대책에 따라 양도세, 취득세 감면 등 각종 세제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준공 후 미분양이 얼마나 관심을 받을지도 2분기 주택시장에 관심사다. 2·11대책에 따르면 건설사가 2년 이상 임대한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을 취득하거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취득해 5년 이상 임대하는 경우 취득세를 최대 50% 감면받을 수 있다. 또 취득 후 5년간 발생한 양도소득에 대해 양도세도 50% 감면받는다.
한편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전국 준공 후 미분양주택은 2010년 12월 말 기준 4만2655가구로 5만485가구를 기록한 지난해 7월 대비 7830가구 줄어들었다. 따라서 전세물건 부족으로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가 새로운 대안처로 떠오르며 일부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잘만 활용한다면 임대수익과 절세효과를 모두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 투자 요령
서울 황학동 롯데캐슬 베네치아 상가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장점이 많다. 우선 모델하우스가 아닌 마감재나 단지 내 편의시설 등이 실제 설치된 아파트를 볼 수 있어 품질을 평가하는 데 유리하다. 또 계약 후 바로 입주할 수 있고 중개수수료도 필요 없다. 그리고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는 2~3년 전 분양가격 그대로 파는 경우가 많아 주변보다 집값이 싼 편이다. 하지만 집값이 급락한 지역은 오히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을 수도 있고 분양 당시 고분양가로 인해 미분양된 아파트도 많기 때문에 주변 시세와 분양가격을 꼭 비교해 봐야 한다.
또 미분양 아파트로 남은 이유가 무엇인지도 반드시 알아봐야 한다. 단지 부동산 경기 침체 때문인지, 아파트 자체에 하자가 있는 건 아닌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집값 하락의 원인이 되는 혐오시설은 없는지, 고가도로 등이 인접해 있어서 소음은 심하지 않은지 등도 현장을 방문해 꼭 따져 봐야 한다. 그외 기본적으로 입지, 개발 가능성 등을 따져 향후 시장이 좋아질 때 가격 상승력이 있는지도 알아보고 단지 규모나 브랜드 인지도도 따져 보는 것이 좋다.
Check Point 2. 대형 호재 맞은 경기 남부, 토지시장
연접개발제한제도 폐지로 홀대받던 공장부지 등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화성·안성 등 경기 남부 토지시장이 ‘대형 호재’를 만난 셈이다. 도시지역 내 녹지지역과 비도시지역의 용도별 개발 가능 면적을 제한해 온 연접개발제한제도가 지난 3월부터 폐지됨에 따라 2분기 수도권 토지시장이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화성과 안성을 비롯해 경기 남부권의 경우 그동안 양호한 입지에도 연접개발제한에 걸려 제구실을 못했던 공장부지들의 경우 적잖은 토지 가치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말 2408㎢ 규모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함께 땅값 상승을 주도할 대형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에선 양호한 입지에도 연접개발제한에 걸려있던 화성, 안성, 시흥, 군포 등 공장부지가 많은 지역들이 최대 수혜지로 꼽힌다.
Check Point 3. 수익형 부동산시장 초대형 오픈 주목, 상가시장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격인 상가,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시장의 2분기 전망은 어떨까.
먼저 상가시장은 한 동안 멈췄던 대형 상가들이 4월경 대거 공급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9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광교신도시에서도 4월경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의 공급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 동안 멈칫했던 대형 상가들이 2분기에 다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상가시장 부활에 귀추가 주목된다.
황학동의 명소로 기대를 모았지만 한 동안 멈춰 섰던 서울 청계천변 대형 쇼핑몰인 베네치아가 이 지역 랜드마크로 재탄생하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네치아 상가는 연면적 기준으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보다 넓어 화제를 모았지만 조합원 간 내홍으로 정상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베네치아는 롯데건설이 삼일아파트를 재건축한 중구 황학동 롯데캐슬 저층과 주변을 연결해 지하 2층~지상 2층 규모로 연면적 12만9450㎡. 삼성동 코엑스(12만㎡)보다 넓고 점포 개수만 670여 개에 달한다. 이번 협약으로 롯데건설은 베네치아 4만3860㎡를 다시 분양한다. 분양면적 중 2만2110㎡(650억원) 점포 소유권은 롯데건설이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2호선 신천역과 직접 연결돼 관심을 모았던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아파트(5563가구·옛 잠실주공 2단지)의 단지 내 상가도 상가 조합원과 시공사간의 내홍으로 2년 동안 오픈하지 못해 흉물로 남아 있었다. 지하 3층, 지상 5층 연면적 3만9200㎡규모의 리센츠 상가는 오렌지 상가로 명칭을 변경해 이르면 4월경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 홍대입구 지하철역 인근 지하 4층~지상 11층 규모의 토로스도 테마쇼핑몰에서 근린상가로 용도를 변경해 4월경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원 토지 소유자가 개그맨 출신 사업가 주병진씨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던 토로스는 한 동안 분쟁으로 방치가 돼 있었다.
올 2분기에는 입주를 앞둔 경기도 광교신도시에도 대규모 상가 공급이 예정돼 있다. 광교는 신분당선 연장구간의 역세권 개발로 상가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한 곳이다.
꾸준한 강세, 오피스텔 및 도시형생활주택시장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의 꾸준한 강세가 예상된다. 오피스텔의 경우도 건설사들이 봄 분양 성수기 때 공급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돼 그동안 가파르던 분양가 상승세가 완화될 전망이고 공급량도 풍부해 선택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봄 분양 성수기 때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은 대략 6개 단지 1500여 실이다. 올 상반기부터 도시형생활주택의 공급 규모를 기존 150세대 미만에서 300세대 미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해 수익성이 높아진 도시형생활주택에 참여하고자 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날 전망이다. 도시형생활주택도 봄 분양 성수기 때 3개 단지 370여 가구가 예정되어 있다.
오피스텔 투자요령
오피스텔은 각각의 상품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기 때문에 유망물량을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임대수익형 상품이므로 무엇보다 월세가 꾸준히 들어오는 것을 골라야 한다. 특히 매달 월세형식으로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공실률이 없는 단지를 골라야 한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알고 투자해야 한다.
우선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 단지이며 대학가나 오피스텔 접근이 가능한 곳 등을 공략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세금부담과 밀접한 상관관계인 만큼 오피스텔을 매입할 때는 적어도 세 가지 세제사항을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첫째,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이자비용은 세무상 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동으로 취득하는 부동산에 대한 대출이자는 세무상 경비로 인정받을 수 없다. 둘째, 지난해까지는 주택 임대 시 전세보증금에 대해 임대소득세를 과세하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부부합산 3주택 이상 소유주는 전세보증금이 3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분에 대한 전세금에 대해 ‘간주임대료’라는 이름의 임대소득세를 내야 한다. 셋째,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2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해 세율 6~35%로 일반과세 되는 양도세가 2013년부터 최고 60% 세율로 중과될 예정이다. 따라서 주택으로 간주되는 수익형 부동산의 매각시점을 적절히 판단해야 한다.
도시형생활주택 투자 요령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요 분석에 철저해야 한다. 따라서 현장답사는 필수다. 역세권, 대학가 주변, 상업 및 업무시설 밀집지역 등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을 우선 검토하는 게 좋다. 죽은 상권이나 편의시설이 적은 곳은 피해야 한다.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대학가 주변 학생 수요, 오피스지역의 직장인 수요 특성에 맞게 면적을 선택해야 한다.
시행사와 시공사의 실적도 따져봐야 한다. 건설업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재무상태가 부실하거나 시공능력이 떨어지는 건설사의 경우 분양 이후 건물 완공까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시행사와 시공사가 생소한 경우 분양 주택의 땅 매입여부, 주택보증 등의 여부는 더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전용률이 낮은 만큼 분양 면적과 전용면적을 꼭 체크해야 한다. 또 향후 집값 전망까지 고려해야 한다. 도시형생활주택은 수익형 부동산이기 때문에 수익률이 중요하지만 향후 집값이 오를만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선정하는 것이 좋다. 당장은 수익률이 좋더라도 집값이 떨어지면 더 큰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임대를 위해 도시형생활주택을 매입한다면 풀옵션을 갖춘 것이 유리하다. TV,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에어컨 등을 완비하면 직장인과 학생들의 가전제품이나 가구 마련에 따른 부담을 덜어줘 임차인 구하는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1인 거주자는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보안이 철저한 집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소형 임대주택은 입주자의 거주기간이 짧아 관리에 어려움이 따른다. 전문관리업체가 입·퇴실 관리에서부터 임대료 및 관리비 수납, 시설관리 보안, 입주자 불만사항 처리 등을 도맡아 담당해주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추후 발생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내·외장재는 저렴하면서도 내구성 있는 자재를 썼는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