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진 IBK기업은행장 | 현장과 고객중심경영·수익구조개선·디지털금융선도 “IBK기업은행, 강하고 탄탄한 은행 만들 것”
윤재오 기자
입력 : 2017.02.23 16:52:39
“IBK기업은행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하려면 우리 스스로 강하고 탄탄한 은행이 되어야 합니다. 이자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과감히 바꿔 나가고 디지털금융을 강화하는 한편 현장과 고객중심의 은행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28일 취임한 김도진 신임 IBK기업은행장은 지난 1월 17일 대규모 조직개편과 인사를 통해 이 같은 경영전략 구상을 확실히 드러냈다. 핀테크와 디지털금융 강화를 위해 미래채널그룹을 신설했으며 글로벌사업부를 본부장급으로 격상해 글로벌 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추진의지를 밝혔다. 또 문화콘텐츠금융 관련조직을 CIB그룹에 편입시켜 투자실행부서와 연계해 사업추진 동력을 강화하도록 했다. 부서 통폐합을 통해 본부조직을 슬림화한 반면 수도권에 지역본부 2곳을 신설하는 등 영업현장에는 인력을 추가배치하고 조직을 강화했다. 김 행장이 전략기획부장과 경영전략그룹장 등을 지내며 오랫동안 고민해온 해법을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에 적극 반영한 것이어서 신임은행장의 은행 경영전략과 방향이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행장은 지난 1월 2일 시무식을 하는 대신 현장을 찾아 소통에 나섰다, 고객과 현장을 최우선시하겠다는 그의 경영철학의 색깔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다. 김 행장은 이날 첫 지점장 발령을 받았던 인천서구 원당지점을 방문했으며, 이 지점과 거래하는 기업 고객 2곳도 찾아 의견을 듣는 등 새해 소통경영을 시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려운 시기에 IBK기업은행장의 중임을 맡으셨습니다. 어떻게 이끌어 가실 계획인지요.
지금 금융산업의 국내외 환경이 매우 어렵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정치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계기업이 증가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구조개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국내 은행권은 자산이 증가되는데도 이익이 정체되고 오히려 비용만 증가하는 이익의 함정에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IBK기업은행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임기 중 4가지 과제를 반드시 달성할 생각입니다. 먼저 IBK기업은행의 설립목적인 중소기업금융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성장단계별 맞춤형 금융지원을 통해 창업기업이 중소기업으로, 다시 중견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를 구축하겠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성장동력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또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들이 과감하게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창업·성장 초기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금공급 규모를 지난해보다 1조5000억원 늘린 43조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또 창업기업과 성장초기기업, 영세소기업·소상공인·설비투자기업 등 정책자금이 필요한 부문별로 별도의 공급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계획입니다. 두 번째로 IBK기업은행을 ‘강하고 탄탄한 은행’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입니다. 양적성장 중심의 업무방식과 이자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비용과 사업을 효율화하고 조직을 슬림화할 계획입니다. 핀테크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대면 채널 거래비중을 확대하는 등 디지털금융을 선도하고 해외진출을 확대해 해외이익비중을 20% 이상 달성할 계획입니다. 해외진출 때 현재 M&A 및 지분투자, 지분설립 등 모든 방법을 강구해 ‘동아시아 금융벨트’를 완성할 계획입니다. 세 번째로는 은행과 자회사, 자회사 상호 간의 시너지를 강화해 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 복합점포를 늘리는 한편 자회사와 협력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겠습니다. 비은행 부문의 비중이 20% 이상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형식보다 실질을 중시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겠습니다. 고객과 영업현장의 두 가지 의사결정 기준만을 세워 과거의 보여주기식 업무추진이나 형식적인 회의문화를 과감히 탈피하도록 만들겠습니다.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갖고 계신데, 직원과의 소통은 어떻게 하실 계획인가요.
IBK 기업은행의 의사결정 기준은 ‘고객’과 ‘현장’ 두 가지입니다. 특히 현장이 중요합니다. 임기 내 가급적 모든 영업점을 방문해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들을 예정입니다. 현장의 의견이 전달되지 않는다면 그 조직은 이미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소통이 강물처럼 흘러 조직 내에 활력이 넘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노사가 화합해 은행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모든 주요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경영철학은 ‘新비전’과 함께 2월 10~11일 열릴 예정인 2017년 전국영업점장회의에서 발표할 예정입니다. 먼저 핵심만 말씀드리면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강하고 탄탄한 은행, 누구보다 혁신적이고 실속 있는 은행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중소기업의 최후 보루로서 IBK의 위상을 높여가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직원의 역량이 강화될 수 있도록 공정한 보상체계를 확립하겠습니다. 관행적인 업무처리나 과잉의전은 지양해 조직에 새바람을 일으키겠습니다. 무엇보다 IBK의 존재이유는 오직 고객입니다. 고객이 없으면 사업도 없고, 고객이 없으면 은행도 없습니다. 혁신도 결국은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고객을 가장 먼저, 가장 중심에 두고 업무를 추진하는 문화를 만들겠습니다.
김도진 은행장 취임식
▷해외진출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하셨는데 어떤 전략을 갖고 계신가요.
지난해 말 현재 11개국에 27개 해외점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해외자산은 은행 전체의 3%에 그치고 있고 이익 비중은 7.1% 수준입니다. 중장기 목표는 오는 2025년까지 20개국에 165개 해외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은행 전체 이익의 20%를 해외에서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지역에 우선 진출할 계획입니다. 올해는 캄보디아지점 개설, 베트남 법인설립,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 추진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IBK캐피탈, IBK증권 등 그룹사와 공조해 해외시장을 개척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IBK캐피탈의 미얀마 MFI를 설립했고 올해 캄보디아 복합금융점포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직 진출하지 못한 지역의 경우 현지 은행과 MOU를 체결해 진출기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해외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역전문가제도와 행내 공모제도를 강화해 전문인력 육성을 확대하고 국외 전산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도진 행장(왼쪽)이 지난 1월 2일 기업고객을 방문해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기침체로 주고객인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습니다. 수익성 전략은 수립하셨는지요.
과거처럼 대출만 늘리면 이익이 발생하는 영업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이자에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비이자와 비은행 부문을 키워 균형 잡힌 성장기반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은행 이익에서 비이자 이익과 비은행 부문이 각각 20%를 차지하는 20-20을 달성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비이자 수익확대를 위해 외환과 IB(투자은행), 신탁 등 비이자 사업을 적극 다각화하고 이 부문에 대한 평가를 총량 방식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개선했습니다. 비은행 이익 확대를 위해 앞서 밝혔듯이 자회사와 협력을 통해 복합점포를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지주회사 전환 추진계획은 갖고 계신가요.
지주회사 전환은 정부 입장을 감안해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IBK기업은행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면 중소기업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대주주인 정부와 국회의 동의가 필수입니다. 금융위에서 지주회사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법률개정 등 진행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검토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당분간 자회사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로 성장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입니다.
▷자회사와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세부 전략은 무엇인가요.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성장을 위해 자회사를 적극 육성할 계획입니다. 우선 고객의 다양한 금융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증권·자산운용 부문의 성장이 필요합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기존 담보대출 위주던 대출방식에서 벗어나 투자방식을 확대해야 합니다. 따라서 자본시장 부문의 조직과 영업, 성장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저금리시대에 고객에게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자산운용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은행과 자회사의 시너지는 유기적인 협업이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올해 업무계획 수립에 모든 사업그룹에서 시너지 방안을 마련해서 추진토록 했는데 임직원 모두가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업무추진을 하면 그 성과가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너지 유공직원에 대한 포상확대와 시너지 아이디어 및 우수사례 공모전 실시로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는 업무추진 문화를 조성해 나갈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