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은 더 큰 그릇이 되어 우리 모두의 꿈을 담아낼 겁니다…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대한축구협회장
입력 : 2013.10.15 14:31:35
“소통은 더 큰 그릇이 돼서 우리 모두의 꿈을 담아낼 것입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혁신적으로 나가겠습니다.”
지난 1월 52대 신임 대한축구협회장으로 당선된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51)은 4년 임기 동안 협회를 이끌어갈 키워드로 주저 없이 소통과 혁신을 꼽았다. 지난 1999년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끊임없이 혁신과 소통의 가치를 강조해 온 그는 축구협회 운영에 있어서도 같은 비전을 제시했다.
소탈한 성품을 지닌 정 회장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임직원들과 자주 회사 현안,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원들 간은 물론 부서 간 조화와 소통을 중시해 임직원들이 여러 업무를 두루 거치며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순환근무제를 시행하고 인사평가도 교차평가를 실시하는 등 제도적으로 긴밀한 협력시스템을 구축해왔다.
그가 중시하는 혁신의 가치는 디자인 철학에 잘 담겨 있다. 2000년대 초반 주상복합을 넘어서는 초고층으로 설계돼 현재까지 최고가 아파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삼성동 아이파크를 비롯, 파도와 돛단배, 동백꽃 등이 설계에 반영된 해운대 아이파크 등 현대산업개발은 아파트 설계에 있어서 획일적인 디자인을 벗어나 조형미를 강조한 창조적 디자인을 만들어왔다. 과거 황토색으로 대표되던 현대 아파트의 이미지를 탈피한 혁신적 변화라 평가받을 만하다.
올해 선보인 아이파크 또한 이러한 정 회장의 가치가 반영됐다. 지난 8월 선보인 수원 아이파크 시티 3차는 수원 아이파크 시티만의 디자인 정체성이 그대로 적용됐다. 숲과 계곡, 대지, 물의 파동, 지평선 등 자연을 모티브로 파크, 워터, 빌리지, 시티, 필드 등 총 5가지의 개성 강한 입면 디자인은 독특한 개성을 자랑한다. 특히 수원 아이파크 시티는 단지를 조성하던 기존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현대산업개발이 민간도시개발을 통해 선보인 아이파크 브랜드 도시이기도 하다.
올해에는 특히 새로운 사업 발굴을 위한 신사업 TFT를 발족한 데 이어 가치혁신TFT를 만드는 등 업무의 틀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창출하기 위해 조직을 신설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건설업계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에도 정 회장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는 SOC 분야를 강조해 발전 플랜트 등 신사업 분야로의 진출을 이뤄내기도 했다. 토목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 수주가 아닌 철도, 도로, 항만, 교량 등의 분야에서 사업을 직접 제안하는 기반시설 민간투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서울~춘천 고속도로, 강남파이낸스센터, 파크하얏트서울호텔 등이 대표적인 현대산업개발의 작품이다.
이러한 정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선대로부터 내려왔다고 볼 수 있다. 부친인 고 정세영 명예회장은 살아 생전에 ‘미래는 만드는 것이다’란 말을 남기며 도전과 혁신을 강조했었다.
열심히 듣고 확실히 바꿔 나가겠습니다
축구협회장으로서 정 회장의 행보 역시 소통과 혁신의 키워드는 유효하다. 정 회장은 기존에 분열된 축구계를 소통으로 화합하고, 혁신을 강조하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축구협회장에 취임하고 나서 가장 먼저 협회 직원 50여명과 일대일 면담을 가졌다. 직접 메모해가며 협회 발전을 위한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았다. 지난 2월에는 박종환, 김호, 차범근 등 전·현직 축구대표팀 감독들과 만나 축구계 현안을 논의했다. 소통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전임 회장들과는 철저히 다른 행보다. 정 회장은 이러한 만남을 통해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간에 벌어졌던 연봉 미지급 사태 또한 마무리했다.
집행부 구성에 있어서는 박경훈 제주 감독, 이미연 부산상무 여자축구단 감독 등 현역 지도자를 이사에 선임해 프로, 여자, 학원축구의 현장 목소리를 골고루 듣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곧이어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는 공약을 실천할 핵심부서로 미래전략기획단을 신설하고 공동단장으로 이용수 세종대 교수 겸 KBS 축구해설위원을 선임했다. 이 교수는 그동안 꾸준히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을 지지한 축구계의 대표적 야당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허 회장의 편에 선 바 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 교수를 설득하기 위해 수차례 직접 나섰으며, 그 결과 이 교수가 11년 만에 축구협회로 복귀하게 됐다.
아울러 정 회장은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축구협회의 정책도 변화시켰다. 단순히 경기장을 찾아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봉사하며 축구를 알리고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은 취임식에서 “국민들에게 받은 큰 사랑과 성원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살피고 봉사와 헌신에 나설 때 축구계 전체가 존경 받을 수 있을 것이며 신뢰 또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봉사와 헌신을 강조한 바 있다.
취임식 직후 정 회장은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서울꿈나무마을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어 5월에는 소외계층 어린이를 초청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지난 8월 29일에는 양천구 신월동 소재 SOS 어린이 마을을 찾았다. 정 회장은 봉사활동과 더불어 친선 축구경기 등 축구와 함께하는 시간을 마련해 축구가 담고 있는 소통과 화합의 정신을 전파하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