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리더 3인의 한국 경제 진단]한국, 해외 투자자엔 여전히 신비한 투자처…마이클 앤드류 KPMG 인터내셔널 회장
입력 : 2012.10.05 17:55:44
수정 : 2012.10.26 15:40:55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내수를 촉진시키고 해외 자본에 더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 또 정부가 나서서 해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한국 기업 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글로벌 회계 컨설팅 기업 KPMG 인터내셔널의 마이클 앤드류 회장은 매일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이 조언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한국의 향후 경제 어젠다로 내수 개혁, 해외 투자 유치,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을 꼽았다.
“한국 경제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며 특히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중국 회복 여부가 중요하다. 한국은 현재 저축, 대출, 가계부채를 비롯해 여러 문제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중국 경제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잠재적인 문제다.”
앤드류 회장은 “한국은 많은 일류 기업들을 보유한 만큼 이들을 앞세워 새로운 시장에 진출해야 하며 내수를 촉진시키는 것은 물론 해외 자본에 더 개방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내수 진작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 큰 투자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여전히 해외 투자자들에게 매우 신비한 투자처이기 때문에 한국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시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적극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러면서 앤드류 회장은 특히 정부와 기업 각각의 역할을 강조했다.
“특히 정부가 이런 신뢰를 지속적으로 심어줘야 하며 해외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한국 기업 지배구조도 개혁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이 정부가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도록 뚜렷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현재 세계 시장은 투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도 이런 흐름에 따라 시장 신뢰도와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그는 “한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한국도 다른 여느 나라처럼 디레버리징, 긴축 정책과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요 이슈로 대두된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는 “한국 경제의 성장은 부분적으로 거대 기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이런 기업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앤드류 회장은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다른 어느 국가보다 세계화를 잘 받아들였고 이는 수출에 힘입어 신흥국가로 거듭나는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걱정되는 것은 다른 국가들이 보호주의로 돌아설 경우 한국 무역에 큰 타격을 주는 것이다. 한국이 FTA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자국 내수 시장에서 개방성을 보여주며 모범을 보여야 한다.”
한편 앤드류 회장은 현재 세계 경제 위기와 관련해 “세계 경제는 지금 전체적으로 저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유로존 위기, 미국 대선, 중동 사태, 중국 경제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향후 6개월 동안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2013년에는 다시 회복할 것이다. 중국과 미국의 정권이 바뀔 것이고 유로존 위기 해법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진전이 있었다. 또 중동의 정치적 상황도 나아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에는 이러한 현상들이 확연하게 나타나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과 투자 기회를 제공해 성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럽은 미국 교훈 받아들여 노동시장 개혁해야
유로존 위기가 리더십의 부재로 악화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를 리더십 문제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더욱이 앤드류 회장은 메르켈 독일 총리를 예로 들며 “특히 메르켈 총리는 어려운 유럽 상황에서도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더 많은 구제 지원금을 부담하며 뛰어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메르켈 총리가 주장하는 긴축 정책과 관련해 “단순한 긴축은 경제를 악화시킨다”며 “10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긴축을 시행해 경제의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이 빠르게 회복한 이유도 노동시장 개혁 때문이다. 따라서 유럽 역시 미국의 교훈을 받아들이고 노동시장을 개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이를 쉽게 개혁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그는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