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el] `그렉 핀들레이` W서울 워커힐 총지배인…호텔 시장 커진 서울, W가 하면 뭘 해도 다릅니다
입력 : 2011.11.25 15:19:10
서울 광장동 언덕의 ‘W서울 워커힐’은 탁 트인 한강 조망 덕에 서울 근교 여행지를 연상케 하는 곳이다. 창밖 풍경은 철마다 색을 달리하는 서울의 사계절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자연을 품은 도심 외곽의 여행지, 왠지 고풍스런 분위기가 연상되지만 W서울 워커힐은 외관부터 간결하고 도시적이다. 서울 사대문 안 특급호텔과 비교하면 동떨어진 곳에 덩그러니 놓였지만 중장년층에겐 럭셔리한 6성급 호텔, 젊은 세대에겐 핫 플레이스로 자리했다. 주말엔 유모차를 밀고 들어오는 고객도 간간이 눈에 띈다. 결혼 전 1층 로비의 ‘우바’(WooBar)를 즐겨 찾던 이들이 결혼 후 아이와 함께 객실을 찾는, 이른바 충성고객이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월 새롭게 부임한 그렉 핀들레이(Greg Findlay) 총지배인은 “다른 호텔에 비해 교통이 수월하진 않지만 W는 시설과 서비스를 경험한 고객이 꼭 다시 찾는 호텔”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바에서 만난 그는 서울로 부임하며 처음 한국을 찾았다.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1992년 뉴질랜드 쉐라톤 호텔에 들어선 이후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실무와 관리 노하우를 쌓은 베테랑 호텔리어다. W호텔을 포함해 100여 개국에 1000개 이상의 호텔과 리조트를 소유한 스타우드(Starwood Hotels & Resorts Worldwide, Inc) 계열이 그의 주 무대. 2007년 오클랜드 웨스틴 호텔과 2010년 푸켓 웨스틴 시레이베이 리조트의 성공적인 오픈이 최근작이다.
“인천국제공항에 내리고선 깜짝 놀랐어요. 어찌나 크고 좋던지(웃음). 서울로 들어오는 길에 도로 주변을 둘러봤더니 건축미와 디자인이 뛰어난 건물이 많더군요. 올림픽이 열린 잠실종합운동장의 곡선이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요즘이요? 버스 정류장에서 몇 번 버스가 어디에 있고 몇 분 후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얼마나 신기한지. 한국은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장입니다.”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한국에 부임한 지 이제 3개월. 새로운 호텔로 자리를 옮길 때마다 아내와 두 딸이 늘 함께 한다는 그는 “아침에 한강변을 따라 뛰다보면 자연과 어우러진 현대적인 시설이 굉장히 조화롭다”며 “그 조화로운 혜택을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어 두 딸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운동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그는 오전 7시에 출근해 호텔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업무를 시작한다. ‘부드럽고 스타일리시하다’는 게 직원들이 꼽은 총지배인의 첫 인상. W서울 워커힐의 올해 매출을 언급하자 부드러운 억양에 날카로운 눈빛이 더해졌다.
“서울은 호텔 산업이 굉장한 붐을 타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며 객실 점유율이 높아졌어요. W서울 워커힐은 G20이 열렸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10% 성장했습니다. 사실 2010년 성적이 너무 좋아서 그 이상이란 사실에 놀라고 있습니다.”
성장세가 뚜렷한 시장엔 늘 경쟁자가 느는 법. 세계적인 호텔체인의 서울 진출과 계획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요즘, W서울 워커힐의 경쟁력은 무엇일까.
“최상의 서비스와 최고의 시설(호텔·카지노·면세점 등), 여기에 리조트를 연상케 하는 자연환경과 한강 조망권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샹그릴라나 만다린 같은 호텔체인과 W는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죠. W외의 곳은 비즈니스호텔의 마인드가 더 강하다고 할까요. W서울 워커힐은 내년 시즌을 준비하며 리뉴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지진피해로 주춤했던 일본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도 시작됐습니다.” 38살 이른 나이에 총지배인에 오른 그렉 핀들레이 총지배인은 올해 지천명이 됐다. 무려 13년간 롱런하고 있는 비결을 묻자 서비스의 기본에 대한 답이 돌아왔다.
“성공했냐고요? 했죠(웃음). 호텔리어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분들도 많고 스위스나 프랑스에서 수학한 후 인턴으로 오는 분도 많더군요. 그 분들이 자주 성공을 묻습니다. 그런데 행동은 그러질 못해요. ‘난 고학력자인데 어떻게 이런 일을?’ 이런 생각부터 고쳐야 합니다. 어떤 일이건 자세가 중요합니다. 머리보다 자세, 제 비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