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북풍한설을 대비해야 할 때가 왔는가보다.
날카로운 바람이 비수처럼 파고들어 뼛속까지 비집고 들어오는 것처럼 느껴지니 말이다. 이쯤 되면 바깥 활동을 하면서 먹는 음식 중에 무엇인가, 살을 에는 바람이나 코끝이 알싸할 만큼 추운 온도에 대적할 적수가 필요한데 그대 적수는 바로 전골이다. 바람이 부는 벌판에서 뜨겁게 끓여가며 후후 불면서 먹는 맛이란 느껴보지 않고서는 모를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요리는 겨울철 야외에서 흔하게 만들어 먹는 샤브샤브가 아니다. 한 겨울 흙 속의 영양분과 땅의 기를 가득 받고, 씹으면 아삭하면서 끓이면 끓일수록 담백하고 진한 맛이 나는 뿌리채소 전골이다. 특별히 조미료를 치지 않더라도 버섯이나 파 등 천연재료에서 우러나온 국물 덕분에 특유의 시원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깊은 감동을 준다.
이충우 기자는
카메라를 든 요리사다. 매일경제신문 사진부 기자로 근무 중이며 산악자전거 라이딩은 물론이고 등산 캠핑을 좋아한다. 자연스레 요리를 익히게 됐고 지금은 특히 더치오븐 요리에 빠져 있다. IDOS(International Dutch Oven Society) 최초의 한국회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