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와인과 비슷해요. 재배부터 마시는 순간까지 오직 커피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태도가 맛을 좌우하기 때문이죠.”
2003년 WBC(World Barista Championsh
ip)에서 역대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호주 출신의 바리스타 폴 바셋이 지난 6월 11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의 커피전문점에 등장했다.
이날 자신의 이름을 내건 커피전문점 ‘폴 바셋’에서 커피클래스를 개최한 그는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바리스타다. 전 세계의 다양한 커피 원산지와 농장을 여행하며 찾아낸 최고 품질의 생두를 독자적으로 로스팅해 기존의 커피와는 전혀 다른 깊고 풍부한 맛으로 커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지난 2009년 매일유업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건 커피 전문점 ‘폴 바셋’을 오픈했기 때문이다. 이후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클래스를 진행했다.
직접 고른 생두가 신선한 맛의 비결
“저는 세계 곳곳에 자리한 커피 산지와 농장을 다니며 직접 생두를 고릅니다. 대부분의 커피 산지들은 접근성이 좋지 못한 곳에 자리해 그곳에 직접 가려면 힘이 들지만 그래도 좋은 생두를 구하기 위해서는 직접 방문해야 합니다.”
커피클래스에 참석한 이들을 향해 폴 바셋은 좋은 커피의 첫 번째 조건으로 ‘신선한 생두’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좋은 생두를 얻으려면 종자는 기본이고 그곳의 토양과 기후, 강수량은 물론 재배방법과 수확시기, 그리고 보관방법까지 커피 농사의 모든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같은 커피 종자를 재배했는데 모두 다른 맛이 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죠.”
이뿐만이 아니란다. 좋은 커피를 위해서는 생두를 원두로 만드는 ‘로스팅’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기에서도 맛의 차이와 향미의 깊고 낮음이 생긴다고 했다. “열을 가해 커피콩을 볶는 과정을 로스팅이라고 하는데 원두에 따라 가해지는 열의 온도와 압력, 그리고 얼마나 고르게 열을 가해줬는가에 따라 향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원두를 커피로 추출해내는 과정 역시 모두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콩은 종자와 로스팅 방법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추출할 수 있는데, 이때 맛과 향 중 어느 쪽에 비중을 높일 것이냐에 따라 추출법과 증기법 등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험난하고 세밀한 관심 아래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자신이 만든 커피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커피는 와인처럼 예민한 음료다. 종자는 물론 토양과 재배법, 그리고 수확 이후 보관 방법과 요리법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맛을 낸다”라며 “1cm 정도의 작은 콩 안에 그처럼 수많은 맛이 들어있는 게 신기할 정도”라고 감탄했다.
첨가물 없는 환상적인 오리지널 커피의 맛
폴 바셋은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살리기 위해 시럽과 같은 인공 첨가물은 넣지 않는다. 그럼에도 진하면서도 부드럽게 입안에 감기는 맛이 달콤 쌉싸름한 디저트를 연상시키는 룽고(Lungo), 에스프레스와 우유의 절묘한 조화가 매력적인 카페라떼(Caffe Latte), 커피 원두의 순수하고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에스프레소(Espresso) 등 평범하지만 절대 잊을 수 없는 커피를 만들어낸다.
그는 “생두를 로스팅한 원두는 반드시 2~3주 안에 소비해야 하는데, 이 시기가 지나면 특유의 깊은 향과 부드러운 질감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커피 한잔을 통해 스트레스로 지친 삶의 활력을 찾고 싶다면 지금 폴 바셋이 추천하는 오리지널 커피 한잔을 자신에게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