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왕세자도 좋아하는 이태리 대표 와인이죠…이태리 프레스코발디 와이너리 오너 레오나르도 프레스코발디 후작
입력 : 2013.06.07 14:25:59
수정 : 2013.06.24 11:45:56
“2012 빈티지의 프레스코발디 와인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는 비가 적게 오고 기온은 높아 과일의 향미가 풍부하고 집중력이 높은 파워풀한 와인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확량은 적지만 품질은 좋아 고객들 입장에선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이태리 3대 와이너리의 하나인 프레스코발디의 오너인 레오나르도 프레스코발디 후작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작황을 묻자 “최근 5년간 퀄리티가 대체로 좋았는데 2012년은 특히 좋았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22년 전쯤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후 2~3년마다 방문하고 있다는 그는 열두 번인가 한국에 왔지만 늘 타이트한 스케줄 때문에 한국을 제대로 느끼지는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여정 역시 홍콩을 거쳐 한국에 오자마자 바로 프레스 디너에 참석했을 정도로 바쁘다고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700여년에 걸쳐 29대째 내려오고 있는 전통의 가족경영 와이너리 프레스코발디가 이제 다음 세대로 넘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후작은 위로 세 명의 형을 두고 있는데 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 프레스코발디 가문의 역사를 쓴 큰 형 디노는 이미 작고했고 다음 세대에서 네 명의 멤버가 가문의 사업을 이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둘째 형(비토리오)의 아들인 람베르토가 총괄 부사장으로 경영을 배우고 있으며 큰형의 딸인 티찌아나가 예술과 홍보를 맡고 있다. 람베르토의 동생인 다이아나는 레스토랑 비즈니스를 담당하고 있다.”
프레스코발디는 이태리 플로렌스의 귀족 가문으로 금융업을 하며 13세기엔 영국 에드워드 1, 2세에 전비를 대줬을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이렇게 돈을 번 가문은 인근 포도밭을 사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후작은 “문서상 1340년에 프레스코발디의 기록이 있다. 토스카니의 플로렌스 남부에서 와이너리를 시작했다. 와인사업이 계속 번창해 포도밭을 계속 사들였고 미켈란젤로 같은 화가들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런 역사 때문인지는 몰라도 프레스코발디는 영국 찰스 왕세자와도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찰스 왕세자는 두 번째 결혼식에 이태리에선 유일하게 프레스코발디를 초청했고 프레스코발디의 포미노 비앙코와 니포자노 포도밭에 직접 포도나무를 심기도 했다.
프레스코발디는 가문의 결혼이나 합작 등을 통해서도 와이너리를 확대했다. 1800년대엔 레오니다 알비치와 결혼해 니포자노와 포미노 포도밭도 시작했다. 프레스코발디를 통한 성장이 기대됐기에 니포자노와 포미노가 합류했다는 것. 1989년엔 몬탈치노 포도원을 매입했고 1995년엔 로버트 몬다비와 합작해 루체를 시작했다가 나중에 지분 전체를 사들였다. 이렇게 일군 프레스코발디의 밭은 2505헥터(360만평)나 된다. 대략 골프장 7~8개 정도나 되는 넓이다.
후작은 밭이 넓다보니 포미노에선 BMW 라이딩 스쿨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자신은 람보르기니에서 예전에 만든 람브레타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고 했다.
그동안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던 후작은 한국음식을 아주 즐겼다.
“마늘을 많이 쓰는 한국음식은 이태리의 고급 레드와인과 잘 어울린다. 특히 프레스코발디는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어 어떤 종류의 한국 음식과도 잘 매칭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프레스코발디의 와인들
이날 행사에 나온 2008 프레스코발디 브룻 밀리시마토는 전통 샴페인 제조 방식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으로 복숭아와 시트러스 등의 과일향이 부드럽게 다가왔고 상큼한 버블감이 일품이었다. 800m대 고지에서 재배한 포도로 만든다는 포미노 비앙코(화이트) 2011 빈티지는 사과와 복숭아 아카시아 등의 향이 오래 지속됐다. 후작은 포도 본래의 맛을 유지하려고 스텐레스 통에서 숙성한다고 설명했다.
2010 테누타 디 까스틸리오니는 10년에서 30년 수령의 나무에서 딴 포도로 만들었다는데 오래된 나무 특유의 농축된 과일 맛이 스파이시한 향미에 섞여 깊은 여운을 남겼다. 2006 빈티지 까스텔지오콘도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는 산지오베제 품종 특유의 탄닌과 풍부한 과일향이 적절한 산도와 균형을 이루며 다가왔다. 와인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마셔도 잘 어울릴 정도의 밸런스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