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영국의 와인 수입상이 코노 수르에 대해 왕실 납품을 위해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다. 코노 수르는 명예를 걸고 최고의 밭에서 나온 최고의 포도로 만든 와인 중에서도 최고로 우수한 배럴만을 골라내 20개 배럴의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었다. 이후 같은 절차를 거쳐 생산한 제한된 수량만 만들고 있는 와인이 ‘코노 수르 트웬티 배럴즈’다. 남아메리카 지도를 보면 남쪽이 뾰족한 뿔처럼 생겼는데 코노 수르는 이를 상징해 ‘남쪽의 뿔’이란 뜻을 갖고 있는 와이너리다. 칠레의 대표적 와인 기업 콘차이토로가 100% 소유하고 있으며 영국 왕실에 들어갈 와인을 주문받을 만큼 영국 내에서 인지도가 높다. 지주회사인 콘차이토로는 코노 수르에 자본투자를 해 주면서 프리미엄 와인을 만들도록 지원하고 있다. 경영과 마케팅 생산 판매 등을 독립적으로 하도록 하고 있는데 다만 병입이나 선적, 고객서비스 등은 콘차이토로의 시스템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와인 스펙테이터나 로버트 파커가 모두 90점대의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 코노 수르는 특히 유기농으로 포도를 재배하는 와이너리로도 유명하다.
1999년에 콜차구아 밸리 내 침바롱고 빈야드 중 40헥타르에서 먼저 유기농 재배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250헥타르가 넘는 빈야드를 유기농으로 관리하고 있다. BCS Oeko Garantie GMBH Germany에서 2003년에 유기농 품질 증명을 받았다.
친환경을 고수하기 위해 남미 와이너리로선 처음으로 인조 코르크와 스크루 캡을 사용하고 있다.
코노 수르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최상급 포도의 품질을 잘 표현하고, 각 포도 품종의 특색을 나타내는 것을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부르고뉴 양조 방식과 코노 수르의 새로운 양조법을 접목해 와인을 만들고 있다.
품종별로 피노 누아는 부르고뉴의 전통적인 방식에 따라 생산하고 있다. 또 메를로와 까르미네르, 쉬라, 카버네 소비뇽 등 레드 품종도 다양하게 생산하고 있다. 새 프렌치 오크통에서 18개월 동안 숙성하는 ‘트웬티 배럴즈’는 잘 다듬어진 근육질의 사나이 같은 느낌을 준다. 아름답고 영롱한 루비색을 띠는데 카시스나 블루베리, 후추, 건포도의 아로마를 풍긴다. 한 모금 머금으면 부드럽게 녹아든 탄닌이 입안을 씻어주는 느낌인데 바닐라의 우아함, 박하의 신선함과 살짝 토스팅한 느낌이 복합적으로 다가온다.
강건하면서도 잘 짜인 듯한 탄탄한 구조감에 여운도 길어 단번에 품질을 느끼게 한다. 장기 숙성용으로도 적당한 와인이다.
·가격 : 10만8000원
·매칭 : 다양한 육류 요리와 브리 체다 등 치즈와 잘 어울린다
·대상 : 임원 이상 비즈니스 파트너 등 격조를 차릴 분
보르도 특급(?) 랭쉬 바쥐의 노하우를 담다.
프랑스 로스탈 까즈 그랑뱅 / L’Ostal Cazes Grand Vin
보르도 뽀약의 랭쉬 바쥐는 ‘현명한 자의 그랑크뤼’라고 불린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5대 샤또 수준의 품질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샤또 랭쉬 바쥐는 5등급 그랑 크뤼지만 특급 그랑 크뤼 못지않은 뛰어난 와인을 만드는 곳이다. 그 랭쉬 바쥐 패밀리가 지중해 연안인 프랑스 랑그독 지방 미네르부아에 있는 라 리비니에르(La Liviniere)라는 곳에 새 와이너리를 만들었다. 1999년에 아펠라시옹으로 지정된 이곳에 ‘로스탈 까즈’ 와이너리를 연 것.
로스텔 까즈는 최고의 포도나무를 재배하기 위해 아주 오래된 포도나무만 남기고 나머지 포도나무를 모조리 뽑아냈다. 이후 수로를 만들고 밭을 정비한 뒤 새로운 포도나무를 심었다. 덕분에 로스텔 까즈는 이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포도원으로 꼽히고 있다. 올리브 나무와 포도밭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 와이너리의 양조장은 19세기 건축물로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 지역의 명물 노릇을 하고 있다.
그 와이너리에서 새로운 품위를 갖춘 와인이 나오고 있다. 땅이 넓고 연중 기후가 온난한 랑그독의 와인은 일반적으로 태양의 와인이라고도 불린다. 그만큼 강렬하고 풍부한 과일의 아로마가 돋보이는 와인이 특색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단조로울 수 있다. 로스탈 까즈는 여기에 랭쉬 바쥐 특유의 유전자인 우아함과 강인함, 균형을 더한 정교한 와인을 만들어냈다.
로스탈 까즈가 얼마나 고품질 와인을 지향하는지는 랭쉬 바쥐에서 1년 사용한 오크통을 가져다 와인을 숙성하는 데서 잘 드러난다. 그만큼 랭쉬 바쥐의 유전자와 노하우가 집약된 와인을 추구하는 것이다. 쉬라를 주품종으로 하고 무드베르드와 그라나쉬 등을 블렌딩 했는데 강렬하면서도 농익은 과일의 향이 풍기며 신선하면서도 우아한 느낌까지 준다.
와인 스펙테이터는 이 와인 2003 빈티지에 대해 90점을 주었고 로버트 파커는 2009 빈티지에 대해 88~89점을 부여했다.
덕분에 새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로스텔 까즈는 한국은 물론이고 일본이나 싱가포르, 벨기에, 스위스 등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고 있다. 로스텔 까즈 그랑뱅은 대한항공 스카이숍서 판매하며 스위스 항공 퍼스트 클래스에도 들어갔다.
로스텔 까즈는 랑그독 지역 고대 단어로 가족과 고대인들이 살고 있던 집을 의미해 가족이 함께 하는 자리에 내놓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