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길에서 작은 길로 접어드니 살짝 오르막이 보인다. 이런 곳에 뭐가 있다는 걸까, 슬쩍 고개를 갸웃하다 눈이 번쩍 뜨였다. 앞뒤로 버티고선 청계산 정기가 살짝 매서워진 겨울바람을 정화한 탓일까. 눈에 비친 정경에 마음이 훤하다. 그 중심에 자리한 ‘로네펠트 티 하우스 부티크’는 화이트 톤에 큼직한 통창이 세련된 4층 건물이다. 가지런한 잔디가 멋스러운 1층은 400여종의 로네펠트 차와 명품 식자재를 판매할 델리가 들어설 예정이고, 2~3층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루프톱이 넓은 4층은 겨울풍경 그득한 자연이 한 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공간이다.
1823년부터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중심으로 판매되기 시작한 로네펠트 차는 전 세계 60개국에 수출되며 각국의 특급호텔에 제공될 만큼 마니아층이 두터운 브랜드.
독일 본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에 로네펠트 차를 전파하고 있는 김경렬 대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은 ‘로네펠트 티 하우스’에 ‘부티크’란 공간적 개념을 더해 ‘릴렉스 프렌치 퀴진’이란 힐링공간을 선보였다.
“지난 9월 7일에 오픈했습니다. 차를 마시고 먹을 수 있다는 점도 새롭지만 주변을 휘감은 자연에 반해서인지 찾는 분들이 늘고 있어요. 서울에서 이곳 경기도 분당까지 거리도 그리 멀지 않고, 편하게 들러서 차와 음식을 차분하게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입니다.”
차를 마시고 먹는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슬쩍 시선을 레스토랑 주방으로 돌리니 셰프의 손끝에서 답이 나온다. 말린 찻잎으로 음식을 재워 식재료로 사용하는 것. 예를 들어 허브맛에는 허브차가 식재료다. 물론 찻잎의 브랜드는 로네펠트다.
“전 세계 유명 셰프들에게 함께 일하자고 제의했는데, 차는 마시는 것이지 먹는 게 아니라며 거부하더군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이찬호 셰프가 흔쾌히 뜻을 같이 해 지금의 릴렉스 프렌치 퀴진이 가능했습니다. 차와 음식의 조화가 마음의 치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지요.”
이곳에선 60여종의 로네펠트 차를 만날 수 있다. 구매할 수 있는 차의 종류만 400여종이나 된다.
맛과 향으로 진정한 릴렉스를 경험했다면 공간이 주는 편안함도 빠져선 안 될 힐링 덕목 중 하나. 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낸 경기도 분당구 운중동의 청계산 자락이 아뮤즈 부쉬라면 김 대표가 1년간 직접 디자인한 유럽풍의 인테리어는 앙트레다.(김 대표의 어머니는 신강식 부티크로 유명한 디자이너 신강식 씨다. 김 대표도 미국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12월 중에 1층 공간에 델리를 오픈한다니 앙트르메로 이어지는 조합이 기다려진다.
로네펠트 1만3000원~2만9000원
레스토랑 메뉴 6코스 6만원, 12코스 20만원
와인 7만5000원~129만원(아르만 데 브리냑·Armand de Brignac)
예약 031-709-9248
[안재형 기자 사진 정기택 기자]